[커버 스토리] 이중섭, 그의 '진짜' 이야기
[커버 스토리] 이중섭, 그의 '진짜' 이야기
  • 이남영 기자, 조규민 기자, 하지은 기자
  • 승인 2016.08.29 16: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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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가에게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자신만의 시각으로 세상을 해석하는 것과 같다. 이중섭 역시 자신의 삶으로부터 예술을 길어낸 사람이며, 미술이란 오직 자신만의 삶과 감각 속에서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현대에 알려주고 있다.

 이중섭, 그는 늘 ‘진정한’ 화공을 꿈꿨다. 진정으로 그림 그리는 일을 사랑한 진짜 화가였고, 그에게 그림은 천직이자 삶이었다. 마흔이라는 젊은 나이에 불멸의 그림을 남긴 채 세상을 떠난 한국의 고흐. 그가 탄생 100주년을 맞아 한국에서 다시 태어나고 있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화가 1위인 이중섭은 한국을 대표하는 서양화가이다. 위작 논란에 휩싸였지만, 그의 그림은 여전히 고가에 팔리고 있으며 그를 소재로 한 연극, 드라마, 영화 등의 작품도 탄생하고 있다. 짧은 생애지만 그가 우리에게 남긴 흔적은 일본과 북한 원산, 그리고 부산, 제주, 대구, 통영, 진주 등의 곳곳에 널리 퍼져 있다. 제주도에선 이중섭 화가의 일생과 예술혼, 그림을 감상하기 위해 ‘이중섭 바로알기 미술교실’이 개최됐다. 또한 국립 현대 미술관에서는 뿔뿔이 흩어져 있던 유화, 드로잉, 엽서 등 이중섭의 작품 총 200여점이 ‘이중섭, 백년의 신화’ 전시회를 통해 공개됐다. 이처럼 그의 이름은 100년이란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우리 곁에 남아있다.

 그러나 그는 생전에 암울하고 힘든 삶을 살았다. 부농의 아들이었지만 표현의 자유를 찾아 그의 가족과 함께 월남했다. 남한에서의 삶은 매우 궁핍했으며 그의 그림을 알아주는 이도 없었다. 그러던 중 그의 아내와 두 아들이 일본으로 건너가 이별하게 됨으로써 이중섭은 철저히 혼자가 되었다. 그는 그림 재료를 살 돈이 없어 항상 주변에 있는 사물들로 그림을 그렸는데, 그 대표적인 작품이 담뱃갑 속 은지를 긁어 만든 ‘은지화’다.

 “내 그림은 가짜다! 모두 불살라 버리겠다!” 가족과의 재회에 대한 희망으로 시작했으나 대구의 전시회를 실패로 끝내고 이중섭이 한 말이다. 가난으로 인한 재료의 부족과 가족과의 이별 등으로 인해 스스로의 그림이 진짜가 되다 말았다는 뜻이다. 언제나 결핍 속에서 예술 작품을 창조해낸 이중섭은 정말 ‘가짜 화가’였을까? 가족을 향한 애틋한 그리움으로 인한 외로움은 그를 늘 진실되게 만들어주었다. 이중섭, 그의 진짜 이야기에 대해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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