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연구원제도 폐지에 이공계 혼란
전문연구원제도 폐지에 이공계 혼란
  • 구예은 수습기자
  • 승인 2016.06.07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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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16일 국방부는 병력 인원의 감소를 이유로 2019년부터 전문연구원제도(이하 전문연) 선발 인원을 점차 줄여나가 2023년에는 전문연을 완전히 폐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전문연은 대체 복무제도 중 하나로, 병역의무가 있는 사람 가운데 일부를 선택해 연구기관에서 군 복무를 대신하는 제도이다. 국방부의 결정에 이공계 학생들과 교수진, 중소기업 등은 전문연 폐지에 반대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이와 관련해 우리 대학교 이공계 학생들을 대상으로 앙케이트를 실시했다. 그 결과 응답한 학생 236명 중 41명(17.4%)이 전문연 폐지에 찬성했고 195명(82.6%)이 반대했다. 강경구 씨(건설시스템공1)는 “다수의 이공계 학생들을 수용할 수 없다는 점은 아쉽지만 사회발전에 기여하므로 전문연 폐지는 다시 고려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일각에서는 정부와 이공계 병력의 협의를 거치지 않고 전문연 폐지가 결정돼 불만을 표하기도 한다. 정진영 교수(환경공학과)는 “병력 인원 감소에 대한 대처방안을 세워야 하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전문연 폐지는 옳지 않다”며 “폐지보다는 제도를 개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 이공계 학생들은 이공계 대학원에 진학한 뒤 전문연에 지원할 계획으로 입대를 미루곤 한다. 그러나 전문연 폐지에 많은 이공계 학생들이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에 전국 20여 개의 대학교 대표자들은 ‘이공계 학생 전문연구원 특별대책위원회’를 결성했다. 이들은 지난 3일 전문연 폐지 반대 입장을 국방부에 전달했다. 박항 카이스트 부총학생회장(수리과학4)은 “전문연대상자들과 협의 없이 진행한 일방적인 폐지 결정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국방력이 향상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기술이 고루 발전해야 하는데 과학기술 발전에 크게 기여한 전문연 폐지는 과학기술뿐 아니라 국가경쟁력에도 부정적 영향을 가져온다는 것이다.

 중소기업 또한 전문연 폐지에 큰 영향을 받는다. 중소기업중앙회 측은 전문연 폐지는 인력난을 발생시키고 기술력 저하를 가져올 것이라 말했다. 기존 이 제도는 전문 연구원을 기업의 연구개발 인력으로 채용할 수 있어 중소기업의 인력난 완화에 기여했기 때문이다. 대구 동구에 있는 중소기업 ㈜더아이엠씨는 “이 제도를 통해 고급인력을 채용할 목적으로 전문연 선정기업을 신청했는데 제도 폐지로 본래의 신청목적을 잃은 것 같아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사립 종합대학인 우리 대학교는 박사 수료자 전원이 전문연의 혜택을 받는 포스텍을 비롯한 카이스트, 유니스트 등 과학기술원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인원이 연구원으로 선발된다. 이처럼 일각에서는 전문연 폐지보다는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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