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제의 중심은 어디로? |
대동제는 대학축제를 일컫는 말로 1980년대 중후반에 생겨나 캠퍼스 축제의 공식용어로 자리 잡았다. 대동제라는 단어는 80년대에 등장했지만, 대학 축제는 ‘축전’이라는 단어로 1950년대부터 대학 내 문화로 나타났다. 여전히 같은 대학의 축제지만 1950년대 ‘축전’과 2016년 ‘대동제’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현재 대동제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단어가 무엇인가? 본지의 대부분의 취재원은 ‘주막촌’과 ‘유명 연예인의 초청공연’을 떠올렸다. 이렇게 대학축제는 각 대학의 정체성을 담기보다는 주막촌과 대중가수의 초청공연으로 획일화돼 가고 있다. 과거의 대학축제는 당시의 시대 분위기와 시대에 대한 대학생들의 성찰, 시대상황을 담은 대학문화를 담고 있다면 주막촌과 유명 연예인의 초청공연이 대학 축제의 주류가 된 현재의 대학 축제 문화는 바람직한 것일까? 이에 본지는 현재 대학 축제 문화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 등에 대해 짚어봤다. 유명 연예인과 대학 축제의 상관관계=대학 축제에서 연예인들의 초청공연은 필수가 돼 버렸다. 교육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134개 전국 4년제 대학이 2011년에서 2013년 3년간 연예인 초청에 지불한 비용은 전체 축제 예산의 43%(평균 3천 411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도 오비 맥주가 한 달 간 우리 대학교를 포함한 전국 9개 대학을 돌며 ‘카스 청춘 응원콘서트’를 개최한다. 축제 기간 동안 주류 독점 계약을 맺고 브랜드를 홍보하는 대신 국내 유명 가수들의 공연을 지원하는 것이다. 이처럼 주류회사가 대학 축제 연예인 공연 후원에 나서면서 대학 축제 상업화에 대한 논란은 더욱 거세졌다. 이에 남동걸 인천대학교 인천학연구원은 “대학축제에 참가하는 학생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데, 학생회 입장에서는 대동제의 의미를 살리기 위해서 많은 학생들이 참가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학생들의 참여 유도를 위한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 유명 연예인들을 섭외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대학축제에서 연예인, 술, 유흥이 한꺼번에 만나는 지점도 있다. 바로 ‘클럽주점’이다. 이에 일부에서는 대학 축제가 유흥주점으로 완전히 빠져버렸다고 말하기도 한다. 우리 대학교 역시 2016년 압량천마대동제기간 중 2일간 총동아리연합회 측이 ‘클럽주점’의 형태를 띈 ‘샤먼클럽’을 운영했다. 샤먼클럽의 경우 입장료 3천 원을 내면 칵테일이나 맥주 한 캔을 제공했으며, 이벤트로 섹시댄스배틀을 준비했다. 박영빈 대구시립예술단 예술사업팀 사업담당자는 “상업화에 대해서는 누구나 다 잘못이라고 이야기 하지만 정작 이에 대한 대책은 없다는 것이 더 큰 문제”라며 다른 공약 등을 통해 상업화 문제를 극복하고자 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전했다. 대학축제의 중심은 주막촌?=대학축제가 시작되면 주막이 캠퍼스 내를 가득 채운다. 저마다의 컨셉을 가지고 대학 내 거의 모든 학부(과)와 동아리들이 주막을 운영하는데, 그만큼 주막촌은 대학 축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점점 주막촌이 19금화 되면서 최근 몇 년 동안 대학축제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회자되고 있다. 지난해 수도권 소재 모 대학 축제 주점에 2012년 수원에서 토막살인을 저질러 전 국민을 분노에 몰아넣은 살인범인 오원춘의 이름을 딴 ‘오원춘 세트’라는 이름의 메뉴가 판매돼 사람들을 경악하게 했다. 뿐만 아니라 미성년자 성폭행으로 연예인 전자발찌 1호의 불명예를 안은 고영욱의 이름을 딴 ‘고영욱 세트’를 판매하기도 해 논란이 커졌다. 논란이 일자 해당 대학 총학생회 측은 주막을 철거했다. 이외에도 저마다의 컨셉을 가진 주막촌의 학생들이 짧은 옷을 입고 호객행위를 하기도 하고, 선정적인 문구를 만든 홍보물 등을 내세운 대학 축제문화는 도를 넘어섰다는 여론의 비난을 받았었다. 이에 대해 백승대 교수(사회학과)는 “대학 축제가 주막촌이 중심이 되다 보니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라 생각한다”며 “축제 앞에 ‘대학’이라는 단어가 붙은 대학 축제에서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보였다. 소위 말해 요즘 ‘핫’한 연예인 섭외에 사활을 걸고 주막촌이 중심이 되는 축제에 대해, 동아리를 비롯해 장기적으로는 대학 내 자율적인 문화를 죽게 만드는 역효과를 나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이에 대해 남동걸 연구원은 “당연히 역 효과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어쩔 수 없이 유명 연예인을 섭외한다고 하지만, 이렇게 되면 축제의 주인이 돼야 할 학생들이 들러리 정도로 그칠 수 있다”며 “동아리나 각 단과대의 특성을 살릴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 외에도 음주와 관련한 문제들은 대학축제에서 고질적으로 발생해 왔었다. 이에 몇몇 대학들은 음주가 없는 대학축제를 추진하기도 했다. 주점폐지나 학내음주금지를 내세우고 있는데, 이를 두고서도 의견이 양측으로 나뉘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본지의 대부분의 취재원들은 이를 두고 ‘음주를 강제로 금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보였다. 박영빈 담당자는 “음주를 없애기 보다는 점차적으로 줄여나가는 방안을 고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이 같은 문제를 공론화해 캠페인 등으로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다”고 밝혔다. |
대학축제, 무엇을 담아야 하는가? |
지난 10일부터 3일간 열린 경성대학교 대동제에서는 대동제 기간 동안 교내 환경미화원과 경비원을 비롯해 지역 사회복지관에 거주하는 독거노인을 초청해 점심을 대접하고, 캠퍼스 투어 및 교내 환경미화체험을 진행했다. 단순히 놀고 즐기는 대학문화에서 벗어나 나눔과 봉사를 경험하는 문화창출을 위한 기획이었다. 이처럼 실제로 몇몇 대학은 현재 대동제가 가진 문제점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변화를 위한 방향을 모색중이다. 우리 대학교를 비롯한 대학가의 대동제는 어떠한 면모로 변화해가야 할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