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새로운 대동제를 기대한다
[사설]새로운 대동제를 기대한다
  • 편집국
  • 승인 2007.05.07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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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부신 5월이 우리 캠퍼스 위에 내려앉았다. 이제 우리는 곧 또 한 번의 대동제를 맞이하게 되지만 금년에는 무언가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대동제이기를 기대해 본다. 특별히 우리 대학이 개교 60주년을 맞는 해이기도 하지만 매년 대동제가 끝나면 어김없이 ‘소수만이 참여하여 상업적인 대중문화와 술잔치로 끝나버린 연례행사였을 뿐 대학축제다운 정체성을 찾기 어려웠다’는 똑같은 비판이 되풀이되고 있기 때문이다.
 무릇 대학이란 전문인의 양성을 위한 전공교육과 함께 하나의 전인적 인격자를 양성하기 위한 인간교육을 행하는 전당인 만큼 통상적인 교육활동과 더불어 학생들의 대학생활(campus life) 그 자체가 중요한 하나의 목표이자 과정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대학생활의 한 축을 이루는 대학축제란, 시대의 아픔을 함께 고민하기도 하고 푸른 젊음을 힘껏 즐기기도 하면서 구성원 간 새로운 의사소통을 이루고 다양성을 표출하면서 대학생활을 더욱 풍성하게 하는 동시에 애교심도 고취하는 잔치일 뿐만 아니라, 새로운 대학문화를 형성하고 활성화시키는 기폭제가 되기도 한다. 이런 점에서 대학축제는 구성원의 공통된 의식과 가치관을 간접적으로 나타내는 동시에 그것의 형식과 내용이 곧 그 대학문화의 모습과 품격을 결정하는 척도가 되기도 한다.
 돌이켜 보면, 지금까지의 대학축제가 과연 그것에 이러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만큼 대학문화를 올바르게 대변함과 동시에 미래지향적인 가치의 창조과정이었느냐 하는 점에 대해서는, 우리 대학인 모두가 아프게 자성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한다. 물론, ‘문화’라는 그 자체가 어느 시대 몇 사람의 작위적인 노력에 의해 획기적으로 만들어지는 변화도 아니고 일시에 몇 단계를 뛰어 넘을 수 있는 실체도 아니다. 그런 점을 전제한다고 하더라도 지금까지 우리의 대학축제 모습은 절망스럽도록 구태의연한 측면이 없지 않았고 때로는 예산집행을 위하여 행하는 ‘행사를 위한 행사’라는 느낌마저 지우기 어려웠다.
 우선, 새로운 대동제는 우리 학생과 대학구성원들이 능동적으로 함께 참여하는 축제여야 한다. 80년대 후반부터 대학축제를 지칭하는 이름이 된 ‘대동’(大同)이란 용어는 많은 구성원들이 함께 참여하고 단결하여 크게 하나가 된다는 의미이지만, 그 동안의 대동제는 소수의 학생들이나 학생회의 잔치였을 뿐 하나 됨이 부족하였다. 모두가 하나 되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참여의식이 전제되어야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대학축제를 끌고 가는 주체들이 보다 진지하게 고민하여 교수곀剋?구성원들이 함께 동참할 수 있는 공간과 계기를 만드는 기획이 이루어져야 하고, 또한 자발적인 참여가 이루어질만한 충실한 컨텐츠를 마련하여야 한다.
 또한 새로운 대동제는 대학축제인 만큼 대학의 축제다운 정체성을 갖추어야 한다. 그 동안 대학축제는 시대마다 나름의 문화를 보이며 변화하여 왔다. 어떤 때는 학술제로서 또 어떤 때는 낭만이 주제였으며 또 어떤 때는 공동체의식이 주도하였고 이제는 다양성과 대중성이 대학축제문화의 중심이 되고 있다. 대학이 사회로부터 격리된 공간이 아닌 만큼 대중문화의 영향이 반드시 배제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방적으로 대중문화에 끌려가는 대학축제가 결코 바람직한 것일 수는 없다. 어떠한 경우에도 대학이 지녀야 할 아카데미즘(academism)을 기초로 하면서 대중성과도 접합하는 다양하고도 균형적인 축제, 학술ㆍ예술ㆍ체육ㆍ오락이 황금분할을 이루면서 대학다운 참신함이 살아 숨 쉬는 축제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처럼 우리가 기대하는 대학축제는 많은 구성원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대학의 축제다운 다양하고도 균형 있는 잔치이지만, 이러한 우리의 바람이 당장에 충족되지 못한다면 최소한 면학분위기를 해치는 반지성적인 행태가 없어지는 대동제라도 되기를 바란다. 우리가 매년 겪었듯이, 누구든지 어디든지 무대를 장치하고 확성기만 설치하여 떠들고 노래를 부르면 그만인 축제문화, 또는 캠퍼스가 온통 주막집으로 변하여 모두가 비틀거리는 축제문화는 이제 지양되어야 한다. 대학축제가 그 나름대로 아무리 중요한 의미를 지니더라도 학습권보장과 면학분위기조성이라는 대학의 본질적 목표 위에 존립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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