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부정 입학 논란, 평가의 공정성부터 바로 세워야
로스쿨 부정 입학 논란, 평가의 공정성부터 바로 세워야
  • 하지은 기자
  • 승인 2016.05.09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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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일 교육부가 25개 법학전문대학원(이하 로스쿨)을 상대로 진행한 입학전형 실태조사 결과 발표에 따르면 전현직 고위층 및 법조인 자녀가 로스쿨 부정입학을 했다는 의혹이 일부 사실로 밝혀졌다. 우리 대학교 로스쿨도 입학원서에 부모의 근무처를 기재하는 사항 등에 대해 교육부로부터 시정조치를 받았다. 이에 로스쿨 부정입학 논란과 우리 대학교 로스쿨 상황에 대해 알아봤다.

 로스쿨 개원 7년, 첫 전수조사 결과는?=이번에 발표된 로스쿨 전수조사 자료는 2014년부터 2016년까지 25개 로스쿨의 입시 원서 6,000건을 전수 조사한 것이다. 그 결과 자기소개서에 부모나 친인척의 신상을 기재해 부정입학이 의심되는 24건의 사례가 발견됐다. 로스쿨 입학과정에서 부모나 친인척의 신상 기재 금지 고지 여부와 그것이 입학의 공정성에 영향을 미쳤는가에 따라 교육부는 기관과 책임자에게 경고 등의 조치를 내렸다.

 2009년, 로스쿨이 처음 개원한 후 신입생 선발 절차는 사실상 대학의 자율에 맡겨졌다. 그러나 7년 만에 이루어진 교육부의 첫 전수조사에 대한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부정입학한 학생들에 대해 제대로 된 조치 없이 학교에 대한 기관경고 등의 처분에만 그쳐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지적을 했다. 반면 정확한 사실 관계 확인 없이 ‘현대판 음서제도’라는 자극적 문구를 쓰며 로스쿨을 맹목적으로 비난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우리 대학교 로스쿨의 상황=현재 우리 대학교 로스쿨 입학원서에는 보호자의 연락처와 주소, 근무처를 적도록 돼 있다. 이에 교육부는 우리 대학교 로스쿨에 대해 기관 경고와 로스쿨 원장 경고 조치를 내릴 예정이다. 또 교육부는 우리 대학교에 해당 항목 삭제, 자기소개서에 부모와 친인척 내용 기재 금지 규정을 만들도록 통보했다.

 이번 발표 결과에 대해 우리 대학교 금태환 로스쿨 원장은 “근무처 기재는 입학과정에서 수험생과의 긴급 연락을 위한 방편에 불과한데 이것을 입학 공정성을 해치는 제도로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사전지침이나 법규 없이 갑작스럽게 발표해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실제로 로스쿨은 일반대학원과 달리, 추가합격자가 많고 합격이 확정되기까지의 시간이 짧아 수험생이 부재시 긴급 연락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우리 대학교 로스쿨은 이번 교육부 조치에 대해 절차에 따라 이의 신청을 할 예정이다. 금 원장은 “로스쿨의 발전이 대학의 발전이라는 자세로 로스쿨의 운영, 공정성, 학업성취에 추호의 빈틈이 없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면접의 경우 1대 1 면접을 보는 경북대와 달리 우리 대학교 로스쿨은 다(多)대 다(多)의 구성으로 면접을 진행한다. 토론형식의 집단면접평가를 할 때만 면접관이 지원자들과 대면하기 때문에 자기소개서를 보고 지원자에게 개인적인 질문은 하지 못한다. 로스쿨 입학 공정성에 대해 김수한 씨(로스쿨1)는 “정성평가도 가점 비율이나 조건을 표준화해놓을 필요가 있고, 교수의 주관적 판단이 합격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제도적으로 투명성이 더 확보되면 좋을 것”이라고 했다.

 이번 로스쿨 불공정 입학 논란에 대해 김영란 전 대법관은 “우리 사회는 신뢰가 부족해 질적으로 깊이 들어가 평가를 해 본 경험이 부족하다”며 그 가운데 로스쿨 문제가 시험대에 선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우리 사회가 한 단계 더 도약하려면 양적 평가가 아닌 질적인 것을 고려하고 지적된 문제 개선을 위해 진지하게 고민하며 조금 더 지켜보는 자세를 가져야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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