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인과 우정
천마인과 우정
  • 황혜정 기자
  • 승인 2007.05.07 15: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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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이 있듯이 10년은 결코 짧은 세월이 아니다. 천재 예술가인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최후의 만찬을 완성하는 데도 10년이라는 세월이 걸렸으니까 말이다.
방현아 양(시각디자인05 휴학)과 박은주 양(문화인류3)의 14년 우정도 그리 쉽게 이루어진 건 아니다. 다음은 박은주 양과의 인터뷰 내용이다.





빵돌이와 법사의 story
 울산 출신인 그녀들은 어릴 때부터 같은 동네에서 살고 있다. 하늘의 뜻인지 그녀들은 초등학교부터 중·고등학교, 대학교까지 줄곧 동창이다. 오랜 친구 사이인 만큼 서로를 칭하는 애칭도 특별한데, ‘빵돌이’와 ‘법사’가 그녀들이 친구들 사이에서 불리는 별명이다. 그래서인지 박 양은 인터뷰 도중에도 ‘현아’라는 이름보다 ‘빵돌이’라는 별명을 더 많이 사용했다.
 학교 앞에서 각자 자취를 할 때엔 제 집 드나들듯이 서로의 집을 자주 왕래했다. 박 양은 “저희 집 TV에는 유선 방송이 안 나와서 현아 집에 가기도 했죠”라며 굳이 약속을 정하지 않아도 집을 방문한다고 말했다. 지금은 현아 양이 휴학을 하는 바람에 울산에서만 얼굴을 볼 수 있지만 “오랜만에 만나도 전혀 어색하지가 않다” 며 웃는다. 언제든지 편하게 연락할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그녀는 이미 느끼고 있었다.

혹시쌍둥이에요?
 “점점 닮아가는 것 같아요”라며 첫 운을 떼는 박 양은 “친구들이 저희를 보면 풍기는 이미지가 비슷하다고 해요. 그래서인지 처음 만나는 사람들은 ‘자매냐, 쌍둥이냐’며 많이 물어보기도 해요”라고 말한다. 친한 친구 사이에는 체형까지도 서로 닮아가는 걸까. 신기하게도 그녀들은 키도 비슷하고 발 사이즈도 같다고 한다.
 비슷한 외형과는 달리 성격은 반대다. 그녀는 “현아는 꼼꼼하고 남을 잘 챙겨주는 성격인데, 전 좀 달라요. 현아의 의젓한 성격 덕분에 제가 많이 의지를 하고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죠”라며 서로 다른 성격이 오히려 득이 된다고 말한다. 이러한 그녀들도 가끔씩은 티격태격하기도 하는데, “얼마 전에 제가 사준 목걸이를 알아보지 못해서 현아가 서운해 한 적이 있어요. 저는 현아처럼 사소한 것까지 신경을 못 쓰거든요”라며 멋쩍어했다.
 마지막으로 그녀는 “사람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성격이나 외형적인 모습이 많이 변하는데, 저희는 지금처럼만 변함없이 지냈으면 좋겠어요”라는 말로 그녀의 소박한 바람을 전했다.

 톱니바퀴가 서로 이를 맞추듯 그녀들은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워주면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이해를 배워나가고 있었다. 우정이란 해가 가고 날이 갈수록 저물어 가는 것이 아니라, 해가 가고 날이 갈수록 빛나는 것이라고 한다. 세월이 지날수록 세상에서 가장 빛이 나는 그녀들만의 우정이 평생 지속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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