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醬)을 지키는 장인(醬人)
장(醬)을 지키는 장인(醬人)
  • 홍윤지 기자
  • 승인 2007.05.07 15: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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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류연구소 김종규 소장과의 만남

최근 전 세계적으로 발효식품이 건강에 좋다는 연구 결과가 밝혀지면서 그 인기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 발효식품에는 된장과 고추장, 간장 등의 장류는 물론 김치, 식초, 젓갈류 등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우리대학에도 장류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곳이 있다.

“전통 장류가 사라질 뻔 했지”


우리대학에 장류연구소가 생긴 지는 10년이 되었고, 김 소장이 장류를 연구한지는 30여년을 훌쩍 넘었다. “1972년인가 내가 진주 경상대학에 있을 때부터 연구를 했고, 1985년도에 우리대학에 옮겨와 연구가 계속되었으니까 30여년을 장류 연구에 힘을 쏟아 부은 셈이야. 그 시절에는 반찬으로 장류와 김치밖에 없었고 늘 먹는 것이 그것이었으니까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지”
70년대에는 우리나라 전통 장류가 일본식으로 해석되었고, 모든 장류를 일본식으로 바꾸려고 했었다고 한다. “공장에서 일본식 장류가 많이 생산됨에도 불구하고 왜 우리나라 사람들은 여전히 전통 장류를 선호하는가에 대한 물음으로 연구를 시작했고, 결과적으로 전통 장류를 살리는 데 성공을 한 거야.  일본은 곰팡이로만 장류를 만들었는데 바실러스 서브틸리스(bacillus subtilis)라는 세균을 넣어 우리나라 전통 장류를 만들고 있어” 이제는 이 세균을 쓰지 않고서는 장을 만들지 못한다고 한다. 하마터면 우리나라 전통 장류가 일본식으로 모두 바뀌었을 뻔 했다.
이 연구소에서는 정장작용, 다이어트 효과, 심장병과 뇌졸중 예방, 항암효과 등의 효능이 있는 청국장도 연구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청국장을 찌개로 먹고 일본에서는 생으로 먹어. 찌개용 청국장은 항암효과, 면역성 증가라는 효과를 볼 수 있는데 그 이유를 연구하고 있어. 생청국장의 장단점과 찌개용 청국장의 장단점을 알아내어 찌개용은 왜 찌개로만 먹을 때 맛이 나고 생청국장은 왜 생청국장으로만 먹었을 때 맛이 나는지 알아내려고 해. 그리고 생청국장보다 찌개용 청국장을 먹었을 때 면역성이 더 높아지는 이유도 연구하고 있어.” 또한 맛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냄새가 나지 않는 청국장을 개발 중에 있다고 한다.

“발효식품으로 건강해지길 바래”


장은 우리 음식 맛의 바탕이고, 우리 맛의 근원이다. 예부터 우리민족은 장을 이용하여 음식의 맛을 살리고 간을 맞추어 왔다. 시대가 바뀌고 생활양식이 변해도 아침, 점심, 저녁 하루 세끼 우리식탁에 올라오는 또 하나의 발효식품인 김치만큼이나 장은 우리 곁에서 그 역할을 톡톡히 해 주고 있다. 우리의 전통향토음식이 새롭게 재조명되는 이유는 우리 몸에는 우리의 전통향토음식이 좋다는 뜻일 것이다. “헤아릴 수 없는 우리네 건강 발효식품을 자주 많이 먹으면 오래 살고 암발생률도 낮아지며 면역력도 증가하는데 안 먹을 수 없겠지? 모든 사람들이 안심하고 많이 먹어 건강해지길 바래”

된장의 맛은 다른 맛과 섞어도 제 맛을 내는 단심(丹心), 오랫동안 상하지 않는 항심(恒心), 비리고 기름진 냄새를 제거하는 불심(佛心), 매운맛을 부드럽게 하는 선심(善心), 어떤 음식과도 조화를 잘 이루는 화심(和心)이라는 다섯까지 덕에 비유된다. 이것은 된장에만 국한되는 건 아닌 것 같다. 건강에도 좋은 한국의 모든 장류는 그 오덕(五德)에 비유될 수 있지 않을까. 우리 전통음식으로 모든 사람들이 건강해지는 그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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