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실패하면 안되나요
왜 실패하면 안되나요
  • 문희영 대학/사회부장
  • 승인 2016.03.27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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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대, 그 이름만으로도 꽃처럼 아름답다는 청춘이다. 그러나 우리의 생활도 과연 꽃다울까. 하루에도 수십 번씩 ‘나는 어디로 가야하나’, ‘내 꿈은 무엇인가’하는 고민에 휩싸인다. 벌써 스무 살이나 됐는데, 왜 아직까지도 꿈 하나 찾지 못하고 있는지 답답하고 조급한 마음도 든다. 주위에서 빨리 꿈을 찾아야지 더 이상 늦으면 안 된다고 말할 때면 꿈 없는 나는 이 세상에서 제일가는 멍청이가 된 듯하다.

고등학교 시절, 수능까지 남은 날들을 헤아리며 수능만 치고 나면 세상은 내 것이 될 줄만 알았다. 푸르른 꿈을 안고 대학에 입학하니 모든 것이 다 내 것? 말도 안 되는 소리. 경쟁의 시작이다. 누굴 위한 경쟁인지, 왜 이런 경쟁을 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채 초등학교 때부터 해왔던 똑같은 패턴의 생활을 다시 시작한다. 경쟁, 또 경쟁.

 고액의 등록금을 내고 대학교를 다니면서도, 꿈을 찾기는 커녕 무엇을 배웠는지 금새 잊어버린다. 왜 학교에 다니는지 회의감이 들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스펙천국’에서 살아남기 위해 학원이나 가야겠다.

 누군가가 꿈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1초도 망설이지 않고 ‘취업’이라고 답할 것이다. 야망도, 이상도, 꿈도 없는 맹목적인 취업만을 쫓는 사람이니깐. 꿈을 찾을 시간은 없다. 이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대기업에 취업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영대신문 1623호 취재 차 우리 대학교에 재학 중인 김수연 씨를 만났다. 그는 자신의 꿈을 찾아 전국을 돌아다니며 그만의 길을 확립해 나가고 있다. 맹목적인 취업만을 쫓는 나는 꿈을 찾아 나서는 사람을 만나면 부럽기도 하고 한편으론 신기하기도 하다. 어떻게 아무 걱정 없이, 두려움 없이 꿈을 찾아 나설 수 있는지.

 그가 마지막으로 남긴 한 마디가 잊히지 않았다. ‘왜 실패하면 안되나요?’라고 물었다. 아무 대답도 할 수 없었다. 그동안 왜 ‘실패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던 것일까?

 인생을 시계에 비유했을 때 20대는 이제 오전 6~7시쯤 이 될 것이다. 오전 6~7시, 우리의 모습은 어떠한가? ‘조금만 더 자야지’ 하는 마음에 꾸벅꾸벅 졸기도 하고, 만사가 귀찮다며 이불속을 헤어 나오지 못하다가 시간을 허투루 보내기도 한다. 그런데 그렇다고 하루를 모두 망치는 것인가? 아니다. 처음엔 계획과 다르게 조금 흔들릴 수도 있고, 늦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시간은 충분하다. 우리 20대도 그런 것이다.

 배우 박신양은 한 강연에서 이렇게 말했다. 흔히 우리는 ‘힘들지 않은 인생=행복’이라는 착각을 한다고. 이어 ‘우리의 인생이 왜 힘들지 않아야 된다고 생각하냐’고 반문한다. 즐거울 때보다 힘들 때가 더 많은 것이 바로 인생이다. 그러므로 당신이 가장 힘든 때 마저도 사랑하는 법을 배우자. 우리는 조금 힘들고 흔들려도 된다. 아직 일어설 기회는 많다. 맛있는 저녁 만찬을 생각하면서 열심히 달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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