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영원히 청년 시인으로 살아있는 윤동주 시인은 올해로 탄생 100주년을 맞았다. 짧은 생을 살다간 윤동주는 시대의 아픔을 순수하고 아름다운 시로 승화시켜 오늘날 많은 사람이 사랑하는 시인 중 한 명이다. 서시, 별헤는 밤, 쉽게 씌어진 시, 참회록……. 오늘, 당신의 마음속에 시인 윤동주의 마음을 한 편 담아보는 것은 어떨까?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윤동주 선생님, 별이 가득히 빛나는 그곳에서 안녕하신가요. 올해 2016년은 선생님께서 탄생한 지 100주년이 된 해입니다. 최근 선생님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동주>가 개봉했고, 선생님의 유고시집인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의 초판본도 복간됐습니다. 당신을 그리워하고 사랑하는 이들의 마음이 그곳까지 닿는지요. 사람들이 왜 선생님께 열광하는 것인지, 무엇이 선생님을 그토록 부끄럽게 했는지 알아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70여 년 전에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돌아가신 선생님의 흔적을 찾기 위해 일본에 다녀왔습니다. 후쿠오카에서 선생님의 정신을 기리고 시비 건립을 추진 중이신 니시오카 겐지 교수님을 만나 뵙고 선생님의 마지막 날들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그 흔적을 쉽게 찾아볼 수 없었지만 선생님의 마지막 숨이 깃든 곳이라 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또 선생님의 삶을 다룬 영화 ‘동주’를 보는 동안 알 수 없는 감정들이 교차했습니다. 선생님의 시를 향한 그 순수한 마음이 시대에 의해 꺾이고, 고통받다가 옥사하신 삶을 간접적으로 보면서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힘든 시대 상황에서도 꾸준히 시를 써서 후손들에게 선생님의 아름다운 시를 읽을 수 있도록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생님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도 많지만, 한편으론 걱정됩니다. 선생님의 생가가 있는 중국은 선생님을 중국 조선족 애국 시인으로 왜곡해 중국의 역사로 만들려 합니다. 하지만 선생님은 모든 시를 한국어로 쓴 자랑스러운 우리나라의 시인입니다. 선생님이 민족에 대해 치열히 고민한 것들을 아름답고 맑은 언어로 표현한 시를 오랫동안 기억하고 지켜내겠습니다.
선생님의 마음을 헤아려보려 했으나, 하늘 위에 높이 떠 있는 별처럼 그 뜻이 너무 높아 쉽게 닿을 수 없었습니다. 선생님께서 겪었던 시대의 모진 바람은 오늘날 우리 청년들에게도 낯설지 않은 것입니다. 누가 시키지 않았음에도 스스로 깊이 고민하고 성찰했던 선생님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