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의 가방을 열다
대학생의 가방을 열다
  • 주은성 기자, 이남영 준기자
  • 승인 2015.09.30 20: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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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방에 무엇이 있느냐는 어떻게 살고 있느냐를 보여준다. 아침밥을 못 먹고 나온 학생의 가방에는 삼각김밥이, 공부할 게 많은 취업준비생의 가방에는 취업준비를 위한 책들이 있을 것이다. 우리 대학교 학생들의 가방은 어떨까? 우리 대학교 재학생 42명의 가방을 열어봤다. 

 학생들의 가방에는 무엇이?

 우리 대학교 학생들의 가방에는 무엇이 들어있을까? 총 42명을 대상으로 1위부터 5위까지 꼽아봤다.

 1위 필통-28명(66%)
 학생이라면 들고 다녀야 할 필수품. 빨강, 검정, 꽃무늬 등 색상은 다양하지만 목적은 모두 같다. 학창시절 문구점에서 어떤 필통을 고를까 고민했던 기억이 다들 있을 것이다. 주민아 씨(회계세무1), 정의진 씨(군사1)도 고등학교 때 구입한 필통을 지금까지 쓰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고등학교 때 매점에서 산 빵에 들어있던 스티커를 필통에 잔뜩 붙여뒀던 기억이 난다. 서정헌 씨(체육2) 또한 “여행 갔을 때 산 스티커들이 다 붙어 있어 소중하다”고 했다. 이렇듯 그냥 들고 다니는 것 같은 필통 하나에도 추억이란 스티커가 잔뜩 붙어 있기도 하다. 정작 기자 본인은 고등학교 이후로 필통을 들고 다닌 적이 없다.

 2위 지갑-19명(45%)
 지갑이 중요한 걸까, 돈이 중요한 걸까. 지갑이 중요한 이유로 많은 학생들이 “돈이 들어있어서”라고 답한 걸로 봐서는 돈이 아닐까 추측해 본다. 하지만 지갑은 단지 돈을 감싸는 두꺼운 가죽이 아니다. 가방 속에서도 가장 개인적인 물건일 수 있는 지갑에는 자신을 나타내는 것들이 잔뜩 들어있다.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 알려주는 명함, 무엇을 샀는지 알 수 있는 영수증, 추억이 담긴 스티커 사진, 인적사항이 적혀있는 주민등록증까지···. 그렇다. 속에 돈이 가득하지 않아도, 지갑은 참 중요한 물건이었던 것이다.

 3위 이어폰-15명(35%)
 통학생들의 필수품. 긴 거리를 지루하지 않게 하는 데는 음악만한 게 없다. 기쁠 때는 더 기쁘게, 슬플 때는 기분전환을 하게 해주는 음악을 듣기 위해선 이어폰은 필수이다. 요즘에는 길을 걸으면서도 귀에 이어폰을 꼽고 다니는 학생들이 많이 보인다. 흥겨운 음악을 들으며 거리를 활보하는 것도 좋지만, 안전사고엔 항상 유의할 것.

 4위 책·교재-14명(33%)
 대학생이라면 가방에 책 한권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의외로 가방 안에 책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이유를 물어보니 “사물함에 넣어놔서”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사실, 전공서적이 너무 두껍긴 하다. 그래서인지 전공교재, 교양교재, 토익 교재, 일반 도서를 다 합쳐도 42명 중 14명의 가방에만 ‘책’이 들어있었다. 다만 아쉽게도 토익 교재와 전공서적은 간간히 보이는데 일반 도서들은 잘 보이지 않았다. 2013년 기준 한국의 독서량은 71.4%로 OECD국가들의 평균 80%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우리 대학교 중앙도서관에서 천마독서장학생을 선발하기도 한다고 하니, 한번 도전해보는 것은 어떨까?

 5위 스마트폰 충전기(30%)
 요즘 대학생들에게 있어 없으면 견디기 힘든 스마트폰. 그 스마트폰도 충전기가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특히나 아이폰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5위 밖에 안 된다는 것이 놀라울 정도로 스마트폰 충전기는 필수적이다. 만약 당신이 충전기를 챙기지 못했다면, 그 날은 하루 종일 스마트폰 배터리 잔량을 쳐다보게 될 것이다.

 이외에도 6위 치약&칫솔-12명(28%), 7위 파우치-9명(21%), 8위 수첩-7명(16%)으로 나타났다.

가방을 열다, 이야기를 듣다

 학생들은 자신의 가방을 보며 무슨 생각이 들었을까? 펼쳐진 가방 속을 본 학생들의 소감을 들어보자.

 이용준(체육2): 책이 많아야 하는데 책이 없다는 것에 반성한다.
 김미경(국어국문2): 필요한 것만 소지해서 나름 효율적으로 생활하는 것 같다.
 홍성민(국사4): 막상 꺼내어 보니 의외로 추억이 많이 깃든 물건이 많다.
 박현민(국어국문2): 사물함에 책을 다 넣고 다녀 책이 없는데 책 한 권도 안 들고 다니는 여자는 아니다!
 정지수(국어국문2): 부끄럽다. 다른 사람한테 가방을 보여줘서 부끄럽고, 다른 사람 가방 속은 어떨까 궁금하다.
 김연엽(군사1): 참 실용적이고 준비성이 철저한 것 같다. 생각지 못했던 물건들이 나와서 가방정리를 해야 할 것 같다.
 정의진(군사1): 내 가방은 상당히 청결한 것 같다. 이런 내가 자랑스럽다. 앞으로 이렇게 살아가야겠다.
 심예지(경영2): 가방 안에 잡다한 게 많다. 그래도 개인적으로 쓸모가 다 있긴 한 듯하다.
 조유경(불어불문1): 가방에 들어가는 게 생각보다 적다. 조금만 넣어도 무겁다···
 주민아(회계세무1): 가방에 무엇을 넣고 다니는 지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즐거운 경험이었다.
 이지수(유아교육1): 생각보다 깔끔해서 놀라웠다. 챙길 건 챙겨 나와서 다행이다.
 이성규(군사1): 학생이 책이 한 권 뿐 이라니···
 이주호(군사1): 중·고등학생 때도 안 받았던 가방검사를 해보니 기분이 색다르다.
 김태빈(기계시스템4): 빨리 취업해서 다 갖다 버리고 싶다.
 최소영(불어불문1): 가방만 보면 모범생인데···
 여현정(국어국문4): 생각보다 별거 없는데 왜 무거울까?
 김진덕(컴퓨터공학2): 평범하게 산다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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