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로부터 멀어진 우리 |
대학생들이 부모와 대화하는 시간이 줄어들고 있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가정에서 식사시간에 가족끼리 모여 앉아 대화하는 것조차 힘든 현실이다. 부모와 자식 간에 소통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점점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 ‘아빠를 부탁해’ 등 가족 간의 소통 문제를 다룬 프로그램들이 많은 것도 이런 세태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부모와의 소통 단절의 원인은 무엇인지, 올바른 대화법은 무엇인지 등을 알아봤다. |
<부모님, 저 자취하고 싶어요>
애SAY "부모님께서 워낙 완고하셔서요"
4학년 동기 씨는 아직까지 기숙사에 살거나 자취를 해본 적이 없다. 그는 매일 한 시간 반이 걸리는 거리를 오가며 통학하고 있다. 자취를 하고 싶다고 여러 번 말했지만 부모님의 완고한 반대를 이길 수는 없었다. 그는 친구들과 자취할 계획을 세운 후 철저한 준비 끝에 부모님에게 말씀드리기도 했지만 “넌 아직 한 번도 나가서 살아본 적 없지 않느냐”, “치안이 걱정 된다” 등의 말만 돌아왔다. 결국 그는 자취를 하지 못했다.
성인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부모님의 걱정은 여전하다. 이에 그는 “아직 못미덥다고 판단하신 것 같다. 늘 부모님 틀 안에서 관리되는 느낌을 받는다. 진지한 대화를 해도 얘기는 항상 되풀이 될 뿐이다”며 답답한 심정을 드러냈다.
맘SAY "아들이 아직 걱정돼요"
동기 씨의 어머니는 동기 씨가 친구들 여럿과 지내다 보면 술도 자주 마실 수 있고 안전 등 여러 가지가 신경 쓰여 자취를 반대한다. 기숙사의 경우엔 규율이 있기 때문에 그나마 괜찮지만 자취하는 것은 걱정되고 불안하기만 하다. 그래서 어머니는 집에서 통학을 하는 것이 동기 씨에게 더 좋을 것으로 생각해 통학을 하도록 했다.
평소 자녀와 갈등은 거의 없지만 세대차이는 느낀다는 어머니는 “아들과 생각하는 것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세대차이로 인해 가끔 의견충돌이 난다”고 했다. 어머니는 갈등이 생기면 속상할 때도 있고 화가 날 때도 있다. 하지만 대화가 통하지 않는 부분은 서로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동기 씨가 얘기하지 않을 땐 먼저 말을 걸어 대화하려고 한다.
애SAY "내 삶은 내가 주인공"
현정 씨는 대학생이 되고 통금으로 인해 부모님과 갈등을 겪고 있다. 부모님은 저녁 8시면 집에 와서 가족들과 함께 저녁을 먹길 바라지만 대학생활을 하는 현정 씨는 오후 8시라는 통금시간을 지키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통학시간만 해도 1시간이 넘게 걸린다는 그녀는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거나 모임이 있는 날에는 연락 오는 부모님 때문에 답답하기 그지없다. 통금시간을 늦춰 달라고 부모님께 요구했지만 부모님은 완강히 반대했다. 그녀는 “부모님은 아직 제 품의 자식같이 생각해 걱정하는 마음이 크다. 삶의 주인공이 온전히 내가 될 수 있도록 배려해주지 않는 것이 가장 섭섭하다”며 대학생으로서의 자유를 누리고 싶다고 전했다.
그녀는 부모님과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많은 대화를 나누고 있으며, 앞으로의 계획을 알리는 등의 노력을 통해 자신만의 삶을 펼칠 준비를 하고 있다.
부모님 전상서 |
To.아버지 제 어릴 때 기억 속 아버지는 평소에는 형이나 저한테 좋은 얘기를 해주시고 다정하셨지만 저희가 가끔 잘못을 하면 크게 꾸짖으시며 매를 들곤 하셨어요. 물론 아버지의 그런 부분 덕분에 형이나 저나 삐뚤어지지 않고 남들 다 겪는다는 질풍노도의 시기도 거의 경험하지 않고 잘 자란 것 같아요. 하지만 어릴 땐 저희를 꾸짖던 아버지가 무서워 아버지보다는 어머니와 더 많은 대화를 나눴던 것 같아요. 그렇게 중학생, 고등학생이 되면서 아버지와는 대화를 잘 안 하고 거리감마저 느껴지기도 했어요. 그런데 고등학교 때 아버지가 어머니랑 대화하시는 것을 듣고는 죄송스럽고 제 자신이 참 부끄러워졌죠. 그때 아버지는 어머니한테 “아이들이 나를 밀어내는 것 같다. 나한테는 고민도 얘기하지 않고 의지하지 않는 것 같다”라며 슬퍼하셨죠. 그 얘기를 듣고부터 밤마다 아버지가 회사에서 일하실 때면 제가 먼저 전화를 걸어 집에 도착했다는 둥 열심히 하시라는 둥 사소한 얘기들을 하곤 했고, 아버지는 그런 저희가 자랑스러운지 사소한 것도 직장동료들한테 자랑하면서 즐거워하셨죠. 어머니도 가끔 아버지가 저희한테서 전화가 오면 좋아한다고, 즐거워한다고 저희한테 귀띔해 주기도 했고요. 요즘은 하루라도 전화를 안 하면 이상할 정도로 전화하는 게 당연한 일이 돼버렸네요. 요새 아버지가 큰 걱정거리 없이 즐거워 하시는 것 보면 저도 기뻐요. 앞으로도 아프지 말고 걱정 없이 어머니랑 행복하게 오래 사세요. 사랑해요. From. 최홍준(기계공1) To.아빠 아빠! 저 예지에요. 지금 경산은 오후부터 계속 비가 추적추적 내리네요. 울산은 날씨가 어때요? 요즘 4학년이라 바빠서 울산에 잘 못 내려간 것 같아요. 학점 마무리해야 되고 작년에 떨어졌던 자격증도 다시 따야하고.. 저도 마지막 학기라 취업 걱정이 이만저만 아닌데 아빠도 걱정 많이 하시는 거 알아요. 울산 갈 때마다 미래에 대한 얘기 많이 해주시고 집에서 떨어져 있을 때는 카톡으로 좋을 글들을 많이 보내주시잖아요. 제가 통화도 자주 하고 표현도 자주 하면 좋을 텐데 딸이 돼서 참 애교도 없고 직접 하는 표현에는 서투네요...! 평소에 잘하는 모습만 보이다가 작년에 큰 자격증 시험에 한번 떨어지고 아빠가 많이 실망하시는 모습에 속상했어요. 합격이었다가 불합격으로 판정이 나서 속상했지만 그래도 기회는 있으니까, 다시 따면 되니까 크게 걱정하지 않았는데, 아빠는 “안 그래도 1년에 한 번 있는 시험인데 할 때 똑바로 해놨어야지. 공부 제대로 안 했냐”며 큰소리 치셨잖아요. 아빠 말씀도 맞지만 저는 그래도 다음에 잘해서 자격증 따자며 위로받고 싶었는데 예상치 못한 반응에 설움이 복받쳐서 울어버렸어요. 제가 너무 나약해진 것 같아요. 올해 다시 자격증 시험을 치는데 이번엔 제대로 준비해서 합격할게요! 졸업반인 만큼 할 일들이 많아요. 하나씩 준비해서 해 나갈게요. 어제 면접보고 와서 제가 많이 부족하다는 걸 느꼈어요. 더 성장해서 아빠 걱정 안 끼치도록 할게요. 적어도 졸업하고 아빠한테 기대지 않고 자립해서 먹고 살 수는 있도록 하겠습니다. 이만 줄일게요. 아빠 사랑해요! From. 김예지(외식산업학과4) To. 사랑하는 엄마, 아빠 엄마, 아빠! 나 엄마, 아빠의 귀염둥이 막내딸 지승이야. 어렸을 때는 엄마, 아빠한테 편지도 곧잘 썼었는데 오랜만에 쓰려니 좀 어색하네... 내가 이렇게 편지를 쓰는 이유는 엄마, 아빠의 26주년 결혼기념일을 축하하기 위해서야! 항상 서로 사랑하고 존중하는 엄마, 아빠의 모습을 보면서 나도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존중하는 법을 배운 것 같아. 이렇게 좋은 부모님 밑에서 태어나게 해줘서 너무 고마워. 언제나 철없고 어리광만 피우던 막내딸이 벌써 대학생이 됐네. 내가 이제 성인이 됐다며 날 걱정해서 하는 말이랑 행동들을 귀찮게 여겨서 미안해. 항상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나도 모르게 엄마, 아빠한테 툴툴거리는 것 같아. 이제 안 그러도록 노력 할게. 나 수능 100일 남았을 때 엄마, 아빠가 나 믿는다고 어딜 가든 잘 해낼 거라고 편지써준 거 기억나? 아직 내가 어리고 어디 내놓기 불안한 막내딸이지만 엄마, 아빠 말처럼 어딜 가든 잘 해낼 수 있는 믿음직한 딸이 될게. 요즘 날씨가 더웠다가 추웠다가 해서 엄마, 아빠가 혹시 감기라도 걸리지 않을까 걱정이 되네. 엄마, 아빠! 나랑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아야 하니까 건강 조심해야 돼. 2015년도 오늘로 벌써 100일밖에 안 남았는데 남은 2015년도 우리 가족 지금처럼 행복하자~ 엄마, 아빠! 나 이렇게 건강하게 키워줘서 너무 고맙고 항상 존경합니다. 사랑해요♥ From. 문지승(기계공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