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피크제, 득일까 독일까
임금피크제, 득일까 독일까
  • 문희영 기자, 지민선 준기자
  • 승인 2015.09.30 13: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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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리더스클럽(YLC)이 임금피크제에 대해 입을 열다

 임금피크제를 두고 대학생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이에 본지는 임금피크제와 관련해 대학생들의 생각을 알아보고자 시장경제를 중심으로 우리 사회의 비전을 모색하는 대구·경북권 학술 동아리인 ‘영리더스 클럽(YLC)’의 회원들과 이야기를 나눠봤다.

 임금피크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전성환(대구대학교 경제4): 정부의 의도는 고령화 사회를 대비하는 선에서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고자 한다. 그러나 충분한 재정적 지원과 법제도가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고령 노동자의 임금을 삭감한 만큼 청년 일자리 창출이 가능할지는 의문이다.
 김민호(대구한의대학교 자산운용3): 임금피크제는 장년 노동자의 고용을 연장함으로써 숙련된 노동을 공급할 수 있는 장점을 가졌다. 그러나 청년들의 일자리가 생각만큼 늘어나지 않는 상황이라 취직에 대한 희망고문을 주는 것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박다예(영남대학교 경제금융4): 청년고용보다는 정년연장의 의미가 크기 때문에 임금피크제를 통해 청년고용이 기대효과만큼 대폭 상승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임금피크제로 인한 사회적 효과가 있다면 어떤 것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김세경(영남대학교 경제금융2):
노후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직장인에겐 노후대책의 수단으로 좋은 제도라고 생각한다. 임금삭감의 폭이 크고, 비정규직으로 전환되는 등의 문제가 있지만 제도적으로 보완해 나간다면 좋은 제도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박다예: 임금피크제를 시작하는 만 55세는 대부분의 가정에서 자식들이 대학을 다니기 시작하거나 이르면 이제 사회생활을 하는 시점이다. 그런 점에서 임금피크제가 사회적으로 효용이 있는 제도인지 의문이 가는 부분이 많다. 하지만 임금피크제를 시행함으로써 정부나 기업이 주장하는 청년실업문제완화에 어느 정도의 효과는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청년에게 2년간 8,000개의 일자리를 만들어 주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계획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가?
 이주현(대구대학교 경제4): 이는 모든 근로자가 60세 정년까지 근무한다는 가정하에 계산한 것이다. 그러나 모든 노동자가 정년을 연장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가정이 맞지 않는다. 그렇기에 8,000개 일자리 창출은 불가능하다고 본다.
 전성환: 청년을 위한 8,000개 일자리 창출은 무리라고 생각한다. 또한 임금피크제를 통해 절감된 비용만큼 기업이 일자리 창출을 할 것인가 의문이다. 기업은 최소 비용 최대 이익을 얻고자 하는데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꼭 필요하지 않은 인원을 추가 고용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일자리 창출이 어느 정도는 이뤄질 수 있으나 정부의 목표보다는 훨씬 적은 선에서 이뤄질 것이다.
 김세경: 정부에서 제도적으로 지원하지만 기업 측에서 임금피크제 도입이 손해라고 생각되면 일자리 창출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정부가 대책을 마련한다면 어느 정도의 일자리 창출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고용노동부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임금피크제 도입 시 ‘임금피크제 도입 컨설팅’, ‘60세+ 정년 서포터즈 지원 사업’, ‘장년나침반 프로젝트 사업’ 등을 진행할 것이라 밝혔다. 이러한 제도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주현: 결과적으로 임금피크제를 적용한 노동자들에게 혜택이 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컨설팅 프로그램은 기업과 노동자간의 매칭이 중요하고, 정부는 이에 많은 자원을 투자하고 있다. 그러나 투자한 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생각한다.
 전성환: 퇴직한 대다수의 장년층이 노후설계를 확고히 해놓지 않았기 때문에 장년 나침반 프로젝트는 임금피크제를 보완하기에 적절한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정부가 임금피크제를 통해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하지만 청년 일자리 문제에 대한 지원책이 충분하지 않다. 보다 적극적으로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

 일각에서는 임금피크제를 두고 “정규직의 질을 낮추거나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것”이라 말하고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주현: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것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2003년부터 임금피크제가 도입됐고, 기업들은 채용의 많은 부분을 비정규직으로 고용하는 추세이다. 따라서 청년들이나 정규직 노동자 모두를 비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기회를 넓혀줘 불안심리를 조장하는 것이다.
 전성환: 초점을 어디에 맞추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실업률을 해결하기 위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비정규직이 양산될 수 있다. 하지만 이 문제는 사후관리를 통해 비정규직이 정규직으로 전환될 수 있게끔 시행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임금피크제가 정규직의 질을 낮추거나 비정규직을 양산하기 때문에 도입을 고려해봐야 한다"는 말에는 동의하지만, 이 때문에 임금피크제를 중단한다면 노동시장은 결국 제자리 걸음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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