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대구·경북의 미래를 묻다
청년, 대구·경북의 미래를 묻다
  • 천정우 기자, 최무진 수습기자
  • 승인 2015.06.01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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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1일 신문방송사 주관 제1회 토크콘서트가 열렸다. 강연 주제는 ‘청년, 대구·경북의 미래를 묻다’로 김부겸 새정치민주연합 전 의원을 초청했다. 김부겸 전 의원은 현재 대구 수성갑 지역위원장과 지역분권정당추진단장을 맡고 있다. 또한 올해 TBC가 창사 20주년을 맞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대구·경북이 뽑은 차세대 리더 1위로 선정됐다. 그를 만나 우리 대학교 학생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올해 TBC가 창사 20주년을 맞아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구·경북인이 뽑은 차세대 리더 1위로 선정됐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핵심은 오랫동안 변화없이 정체되었던 대구·경북의 정치·사회·문화·교육에 대한 변화의 욕구가 표출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다보니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인물과 같은 외부의 새로운 자극이 필요했다. ‘김부겸’이라서 뽑혔다기보다는, 누구든지 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지금은 내가 그 일을 해야 할 것 같다. 야권후보이기에 앞서 누구보다도 더 눈에 띄는 성과를 낼 것이다. 대구·경북의 여러 단체장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 등과 인연을 맺고 있다. 그분들이 대구·경북을 대변하거나 해낼 수 있는 역할과는 다른, 우리 사회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에 새로운 시각을 끊임없이 던져갈 것이다. 그게 나의 역할이다.

 정치인들은 저마다 추구하는 정치적 이상이 있을 것이다. 김부겸 전 의원의 정치적 이상, 꿈은 무엇인가?
 우리 사회는 갈등 관리가 안 된다. 우선 빈부격차 문제가 심각하다. 여러 학자들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리 사회는 세습사회가 되어가고 있다. 심지어 고려대학교의 경우는 입시부정이라고 판가름 날 정도로 돈 많은 애들을 뽑아가고 있다. 이것이 세습사회지 무엇이냐? 우리가 세습사회를 만들려고 이 고생을 하고 있나? 우리가 그러려고 고생한 것은 아니지 않나. 그런데 빈부격차 문제를 다음 세대에게 떠맡긴 채 해결하려는 진지한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 

 그리고 또 하나의 갈등은 이념 갈등이다. 아마 우리 국민들은 공통된 아픔을 가졌을 것이다. 6·25가 이데올로기의 싸움이고 그런 경험을 했기에 어쩔 수 없지만 이념 갈등이 심하다. 무슨 일만 있으면 종북좌파라고 한다. 예전엔 정장을 입으면 빨간 넥타이를 했었다. 그러다 종북좌파라고 할까봐 전부 파란색으로 통일했다. 거꾸로 ‘일베’도 있고 ‘수꼴’도 있다. 이런 정도로 과장해 극단적으로 양쪽을 규정하는 이러한 이념 갈등은 허망하다. 외부에선 중국과 인도가 서로 악수한다. 도저히 화해하지 않을 거 같던 이란과 미국이 악수를 한다. 근데 우리들은 내부의 이념 갈등만 커져가고 있다. 한 국회의원은 “NLL을 이북에 팔아먹었던 ooo의원을 쫓아내야 한다”고 했다가, 1년 지나고 검찰이 혐의 없음을 결정하니 “아니면 말지”이러고 있다. 이게 무슨 나라냐? 

 그 다음 갈등이 여러분들이 느끼는 세대 갈등이다. 부모인 나의 세대하고 여러분 세대, 또 나의 세대와 나의 부모 세대. 여러분에게 죄송한 것은 우리 세대는 성장시기의 과실을 까먹고 살았었다는 점이다. 현 세대는 빈곤하고 심지어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에 놓여있다. 여러분들에게 공부를 잘하든 가난하든 청년으로서 미래를 설계하기 힘든 사회를 물려줬다는 점에서 정말 부끄럽다. 

 마지막으로 말할 내용은 지역 갈등이다. “쟤는 우리 쪽 아니다” 이런 얘기를 들었을 것이다. 그러니까 대한민국 공동체에서 최선의 선택은 없다. 패거리끼리, 같은 출신끼리 이러니 어떻게 베스트가 나오겠나. 거기서 소외된 사람이 못 참는다. 존경하는 박 대통령님은 국민 대통합을 외치지만 호남 총리 한번 못 뽑았다. 오늘도 얼굴은 잘생겼는데 정감은 안가는 분을 총리로 지명했다. 

 최근 제일 비참했던 것은 이완구 총리 인사청문회 할 때 어느 충청향우회 분이 “왜 호남사람은 그러나?”, “충청총리 떨어지면 다음 대선 각오해라” 등의 플래카드를 붙여놓은 모습이었다. 지금 무슨 장난하나? 그 몇 명 출세하기 위해 온 국민을 이렇게 찢어놓고, 무슨 대한민국의 미래를 얘기하나? 이게 애국심을 얘기하는 것인가? 쉽게 말하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국민들을 갈기갈기 찢어놓는다. 그래서 나는 지역 갈등을 풀어보려고 한다. 우리 당의 모습을 봐라. 실제로 우리 당이 국민에게 멀어진 게 무엇 때문인가? 그리고 문재인 당대표는 힘들면 호남에 쫓아가 호남 민심을 위해 조아리고 그러면 당이 발전하나? 야당이 제 구실을 못하고 있다. 그러니 이게 지역주의의 폐해라고 본다. 내가 경제를 통해 대한민국에 기여한 바도 없고 학문을 연구한 것도 없다. 오로지 할 수 있는 것은 정치를 통해 국민들 마음을 녹여주는 것이다. 그래서 이 지역주의 넘어서는 정치를 하기 위해 대구로 내려왔고, 첫 번째 도전에서 대구·경북인들이 “원래의 지역구로 돌아가라” 했으면 그냥 갔을 텐데 지지율이 애매하게 40%라서 도망갈 순 없었다.(웃음) 이렇게 큰 은혜를 입었으니 ‘삼세판은 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버티고 있다. 

 과거의 대구는 섬유산업과 자동차 부품산업 등 도시 자체의 성장 동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20~30년간은 도시 자체의 지속적 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산업을 발굴, 육성하지 못했다. 최근에는 대구·경북이 물 산업 추진 정책을 펴고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구체적 개별사안에 대해선 말씀드리기 곤란하지만 물 포럼을 통해 물 산업의 중요성과 물 산업의 현재 위치는 보여줬다. 다만, 이것을 4대강 사업에서 위력을 보여준 낙동강 댐 사업의 연장선상에서 고민하는 공직자들이 있다. 생각을 바꿔야 한다. 물 산업은 한 지역의 먹거리로 가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여러분들도 알겠지만 물 포럼에 참석한 대다수가 세계적인 기업들이었다. 그러나 그것 자체가 대구의 산업적 전망으로 연결되려면 몇 단계를 거쳐야 한다. 

 대구시가 그동안 첨단 의료복합사업 등의 노력을 많이 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산업적인 전망이 나오지 않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이것저것 하다가 다시 새로운 것을 할 만큼 여유가 있어 보이진 않는다. 몇 가지에 집중을 하고 여러 청년들에게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가능성을 보여야 한다. 특히 달성군 부지에 국가산업단지가 들어섰다. 그러나 현재까지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대기업과 교섭을 한다는 얘기를 못 들었다. 최근 고무적인 것은 과거 제일모직 자리에 삼성과 대구가 같이 투자를 해서 젊은 창업을 북돋을 수 있는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래 봤자 1차 선정 산업은 20개다. 200개, 2,000개는 돼야 대구가 대한민국의 실리콘 밸리가 되지 않겠나? 실패하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그 중에 성공한 사람이 대구의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형태로 경제적인 것을 만들어내지 않겠나. 그래서 물 산업 자체에 부정적이지는 않지만 물 산업이 대구·경북의 주력 산업이 되는 것처럼 너무 과장하지는 말았으면 한다.

 현재 청년들은 변화에 대한 관심을 많이 가져야 하는 시기임에도, 관심을 가지지 않고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아마 어릴 때부터 경쟁의 압박에 짓눌려서 그럴 것이다. 부모들이 학교 성적으로 쪼아댔고 학원만 다니면서 자아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할 시간을 뺏겨서 그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분들 마음 한편에는 차곡차곡 쌓이고 있을 것이다. “이것이 정말로 계속 끌고 갈 수 있는 것인가. 세상이 이렇게 굴러가도 되겠나” 등의 질문 말이다. 그런 의혹과 “이것은 부당하지”라는 정의감이 섞여서 쌓이고 있을 것이다. 나는 그렇게 본다. 여러분들은 SNS를 좋아하면서 정작 취업문제, 부조리문제 이런 것들을 올리지 않는다. 최소한 지금은 공무원연금이 부당하다는 의견이 올라가야 한다. 청년들은 ‘국민연금 사기라고 생각해’ 이런 글 좀 올리면 안 되나? 그런다고 잡아가지도 않지 않나? 정치인들은 모바일로 하루에 10건 이상만 글이 올라와도 바짝 긴장한다. 여러분들이 모바일로 도배를 해봐라. 다음 국회에서 토론 대상이 된다. 지난 대선 때 보면, 50대의 89%가 투표했다. 근데 여러분은 중요한 선거라고 하면서 투표률은 60%다. 여러분들의 절박한 어젠다를, 정치인들이 해야 한다는 절박함을 못 느낀다. 여러분은 권한과 권리가 있다. 지하철을 타든, 무엇을 하든 연예인 관련 뉴스는 그만 검색해라. 나도 내 딸이 연예인인데 아무것도 모른다. 여러분들의 절박한 과제는 그 누구도 해결해 주지 않는다. 여러분들이 아무리 정치인들 “죽일놈”이라고 해도 배 아픈 사람이 없다. 절박한 과제에 대해 멀리 생각하지 마라. 맨날 삼성라이온즈 얘기를 왜 하느냐? 그것보다 여러분들의 운명에 관한 정치적 과제를 넣어달라는 얘기다. 맨날 정치적 과제를 달고 살라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교수님께 강의할 때도 한 달에 1시간 정도는 사회에 대한 토론을 하자고 해봐라.

 최저임금제를 높이면 자영업자들에게 큰 피해가 갈 것이고 최저임금제를 높이지 않으면 청년들이 힘든 상황이다. 이런 계층 간의 갈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최저 임금을 올리면 문을 닫아야 하는 자영업자들이 많을 것이다. 그 분들이나, 시간당 5,600원 내외의 최저임금을 받는 분들이나 전부 힘들다. 주머니 사정이 힘드니, 돈을 쓰지를 못하고 있다. 국민의 주머니를 채워주지 않으면 경제를 살릴 수 없다는 게 현재 경제를 진단한 학자들의 말이다. 일본은 사실상 ‘아베노믹스’가 일본 국민의 주머니를 채워줬다. 아베노믹스가 국내에선 싸늘하지만 일본 경제를 20년 만에 살렸다. 국민들의 주머니를 채우려면 노동의 대가를 올려야 한다. 그래서 최저임금을 생활임금 정도로 해야 한다. 밥만 먹을 수는 없으니까, 통닭 한 마리 먹을 정도는 돼야 한다. 한계에 놓인 자영업자는 당분간 국가에서 보조를 해줘야 한다. 당장 “이것 뺏어서 저것하면 어떡하나” 이렇게 생각하면 안 된다. 우리는 자영업자가 많기도 하지만 환경이 열악하다. 임금노동자보다 나은 것이 딱히 없다. 자영업자를 내팽개치면 안 된다. 그분들의 정확한 실태를 조사해 빅데이터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실질적인 도움을 줘야 한다. 그 사람들은 고용보험 혜택도 못 받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사실 4대강 사업과 같은 정책만 안하면 국가 예산은 많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계획을 포함해 대구·경북 청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인가?
 여러분들이 외면하고 인기없는 분야인 정치를 직업으로 택한 사람이다. 그런 정치를 처음 택할 당시의 마음인, 국민들의 마음에 한 걸음이라도 다가가고 싶다는 꿈을 접은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김부겸’이라는 개인이 아니라 변화를 바라는 여러분들과, 대구·경북의 미래를 바라는 공동체와 함께 근본적인 변화를 할 수 있다면 5,000만의 대한민국 8,000만의 한민족이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부모세대로서 여러분에게 죄송한 마음이 있고 여러분들과 끝까지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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