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원들이 같은 목표와 철학을 공유할 때 보다 발전할 수 있을 것”
“구성원들이 같은 목표와 철학을 공유할 때 보다 발전할 수 있을 것”
  • 천정우 기자
  • 승인 2015.04.21 19: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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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석균 총장, 임기 중반에 들어서다

 2013년 2월 1일에 취임한 노석균 총장은 올해로 임기 중반에 들어섰다. 지난 2일 신문방송사(영대신문, 영자신문, 교육방송국)는 노 총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 2년간의 영남대학교를 되돌아보고, 앞으로 2년간의 계획에 대해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벌써 임기 중반에 들어섰다. 지난 2년간 느낀 점이 있다면?
 나름대로 학교 운영에 대한 방향성을 가지고 총장이 됐다. 특히 학교의 내실화를 기하는 것과 학생중심의 대학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총장이 되기 전 여러 보직도 맡았고, 법인에서도 일하는 등 우리 대학교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총장이 돼 보니, 기존에 알고 있는 것 이상으로 해결해야 할 것들이 많아서 애를 먹었다.
 또한 대학이라는 곳이 굉장히 큰 집단이기 때문에, 어떤 사안을 결정할 때 정해진 절차를 거쳐야 하고, 다양한 구성원들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때문에 2년간 생각보다 많은 일들을 할 수는 없었지만, 긍정적인 방향으로 우리 대학교의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
외형적으로 비춰지는 대학 평가 지표의 등급 향상을 위해 노력했다. 평가 등급이 왜 중요하냐고 물을 수도 있는데, 대외적으로 대학은 등급으로 판단되는 경향이 있어 결코 가볍게 볼 수는 없다. 현재 원하는 수준의 등급까지는 오르지 못했지만, 상당 부분 개선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표를 개선하는 데 있어 강의와 연구를 늘리는 등 교수들이 상당히 많은 부담을 떠안았다. 교수들이 본부 정책에 잘 협조해줘서 늘 고맙게 생각하고, 등급이 향상되고 있는 것에 굉장히 보람을 느끼고 있다.

 아쉬운 순간은 없었나?
 대학도 하나의 조직이라는 인식을 해야 하는데, 일반적으로 대학을 이야기할 때 자유롭다는 이미지가 있어서인지, 일부 구성원의 경우 조직의 일원이라는 생각이 부족한 것 같다. 학교도 직장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월급을 받고 일하는 것이기 때문에 속한 조직의 발전을 먼저 생각해 줬으면 한다. 학교 규정을 지켜야 하는데, 좀 가볍게 여기는 경향이 있어 다소 아쉽다. 학교에 요구할 권리가 있으면 지켜야 할 의무도 있다. 자신의 의무를 무겁게 느끼지 않는 경향이 있다. 속한 조직과 나의 생각이 다르다면, 나의 생각을 조금 줄이고 조직을 따라가는 자세도 필요하다.
 또한 흔히들 대학이 변해야 한다고 말하는데, 변해야 하는 주체가 자신이 아니라, 타인이라고 생각한다. 학생들은 교수와 직원이 바뀌어야 된다고 생각하고, 교수들은 본부가 변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변화의 주체가 나라는 생각을 가졌으면 한다.

 지금 가장 중점적으로 진행 중인 일은 무엇인가?
 학생중심의 교육 체계이다. 학생이 없으면 학교라고 할 수 없다. 과거에는 공급자 중심의 교육으로학문의 체계에 따라 교수들이 방향을 정하면 학생들이 따라가는 형태였는데,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교육도 학생들이 필요한 것으로 바뀌어야 한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과목도 하나씩 점검하고, 이것이 과연 학생중심의 교육인지 되돌아 볼 때다. 대학에서 사회가 요구하는 부분을 가르치지 않고 있다면 대책을 세워야 한다.
 앞서 말한 것들을 말뿐이 아닌 실천을 하려면 제도 마련과 재정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그 일환으로 총장 부임 이후 장학금을 크게 늘렸다.
지금 가장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은 시설 부분이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교생활 만족도 조사를 한 결과 교수들에게 받는 교육의 만족도는 상당히 높은데, 교육 받는 공간에 대해서는 낮은 평가를 받았다. 시설을 설치하는 것이 현재 가장 시급한 일이다.

 대학가의 가장 큰 논란은 ‘구조개혁’ 정책일 것이다. 앞으로 우리 대학교 구조개혁 계획은 어떻게 되나?
 구조개혁의 방향도 학생 중심이다. 지난 2년 동안의 구조개혁은 교수들과 학생들이 원활히 협조해줘서 나름대로 잘 돼 왔다.
 먼저 학문의 유사성이 있는 단과대학 차원에서 10년 뒤 우리 단과대학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하는지 교수들 스스로 고민해서 본부에 의견을 냈으면 좋겠다. 본부는 본부대로 학교 전체의 구조개혁 방향을 잡아가고, 단과대학은 단과대학 차원에서 본부에 의견을 제시하는 등의 노력을 해야 한다.
 특히 학생들에게 말하고 싶은 것은 구조개혁은 오로지 학생들을 위해서 진행한다는 점이다. A라는 학과와 B라는 학과가 합쳐졌다면, 학생들은 합쳐진 학과에서 본인 선택에 따라 둘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아무런 불이익이 없고, 오히려 선택의 기회가 늘어난 것이다. 5명의 교수가 있는 학과가 학과 통합으로 10명의 교수를 보유한다면 학생들은 보다 다양한 교수의 수업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기회를 통해 학과 경쟁력을 높이자는 것이기 때문에 학생들은 우리를 위한 것이라는 생각으로 구조개혁 상황을 바라봤으면 좋겠다.
 
 얼마 전 교수회에서 영대신문을 통해 본부를 비판하기도 했다.

 소통이 되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소통은 대화를 통해 함께 나아간다는 것이기 때문에 중요하다. 그런데 요즘 느끼는 것인데 사람들은 대화 후 내 생각대로 되면 소통이 됐다고 생각하고, 뜻대로 안되면 소통이 안됐다고 생각한다. 대화를 통해 조율해 나가야 하는데, 자신의 입장을 딱 정해 놓은 채 본인의 요구사항만 말하고 있다. 마음을 열어놓고 서로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며칠 전 교수회 임원들과 만나, 우리가 해야 할 역할에 대해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앞으로도 언제든지 소통할 준비가 돼 있다.
 
 요즘 학생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취업이다. 취업에 대한 본부의 입장은 어떠한가?

 취업이라는 것이 학교가 노력한다고 해서 해결되면 좋은데, 쉽지 않다.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취업을 해야겠다는 강한 의지가 생길 수 있도록 취업 관련 과목 증설, 취업한 선배 초청 강연 등을 진행하고 있다. 요즘 학부모들도 자녀 취업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 학교와 학부모가 소통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만들 예정이다.
 학생들은 본인의 의지로 폭 넓게 직업을 찾아 봤으면 한다. 흔히들 직업에 귀천이 없다고 말하는데, 정말 그렇다. 남들이 선호하는 기업을 본인도 선호할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맞는 직업을 찾고, 앞으로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다는 자세가 필요하다.
우리 대학교가 취업률 순서로 따지면 중간 정도인데, 학교가 학생들을 위해 제공하는 취업프로그램은 최우수 수준이다. 학생들도 학교가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스스로 찾아다니고, 필요한 것이 있다면 학교에 무엇이든 요청하기 바란다.

 법인정상화를 위해 노력한 것으로 안다. 정상화 이후 6년이 지났는데, 달라진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가장 큰 변화는 총장 선출 방식이다. 직선제에서 간선제로 바뀌었다. 총장 선출로 인한 학교의 에너지 소모를 확실히 줄인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총장 임기가 2년이 지나면 벌써부터 다음 총장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있었고, 준비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교수들이 회자되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것이 전혀 없다. 총장 중심의 대학 경영에서 법인과 총장 간의 효율적인 역할분담이 이뤄졌다.
 또한 병원 경영도 굉장히 좋아졌다. 대학병원 경영은 굉장히 어렵다. 이제 영남대학교 부속 의료원은 전국에 있는 대학병원들 중에서도 가장 운영이 잘되고 있는 병원 중 하나다.

 법인전입금의 현재 상황은 어떠한가?
 현 법인은 영남종합금융이 IMF 때 파산한 이후 대학을 지원할 만한 여건이 되지 못했다. 파산 전에는 당시 돈으로 1년에 30억 씩 학교 발전을 위한 지원금을 내기도 했다.
 현재 우리 대학교 이사장 출신이 대통령으로 있기 때문에 어느 때 보다도 모범적으로 법인을 운영하고 있지만, 재정문제와 관련해 법인전입금 확충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그래도 아직까지 남은 자산이 있고,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는 중이다.

 사립대학교의 위기라고 불리고 있다.
 우리 대학교는 탄탄한 기반을 갖춘 학교이기 때문에 생존을 걱정할 상황은 아니다. 그러나 현재 교육부의 구조개혁 정책과 관련해 일부 구성원들은 안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올바른 생각이 아니라고 본다. 우리 대학교는 현실에 안주하기보다 변화를 통해 더 좋은 대학이 돼야 한다. 지난해 대학 평가에서 만족할만한 순위에 오르진 못했지만, 전국에서 유일하게 지역 국립대학과 경쟁할 수 있는 대학이다. 우리 대학교가 외부적으로 어느 정도 인정을 받고 있는지 가장 모르는 사람이 우리 대학교 학생들이다. 학생들은 자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본부도 좋은 방향과 정책으로 최고의 대학을 만들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

 남은 임기기간 동안 총장으로서의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
 과거 총장직선제로 선거를 할 때는 후보자들이 임기 기간 동안 전국 10위 안에 드는 대학을 만들겠다는 등의 말을 했다. 그러나 지금 우리의 대학평가 지표 등급을 보면 사실상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남은 임기 기간 중에 갑자기 대한민국을 선도하는 대학으로 도약하는 것은 힘들지만, 우선적으로 대학 내실화에 확실히 이바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2017년에 개교 70주년을 맞는데, 올해 가을부터 70주년 목표를 정할 예정이다. 그 일환으로 발전기금을 모아 볼 생각인데, 학생들을 위해 무슨 일이든 한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할 것이다.
총장을 그만뒀을 때, 부족한 부분도 있었지만 열심히 노력했다는 점은 인정을 받고 싶다. 단순히 직장인으로서 총장이 아니라, 한 팀의 구성원으로서 총장의 역할을 다할 것이다.

 이외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대학도 하나의 유기체다. 어느 하나의 노력으로 엄청난 발전이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들이 같은 목표와 철학을 공유할 때 보다 발전할 수 있는 것이다.
 이숙례 시인의 ‘밑불’이라는 시가 있다. 요약하자면 다 썩은 나무가 새로운 나무의 터전이 된다는 뜻이다. 학교 구성원들도 이러한 마음으로 일을 했으면 한다. 이러한 마음으로 일을 했을 때 학생들도 그 진심을 받아들이고 졸업 후 사회에 나가 당당히 가지를 뻗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학교가 더욱 발전할 것이다.
 또, 학생들이 보다 강한 의지를 가졌으면 좋겠다. 기성세대가 돼 보니, 학생들이 정말 우리나라의 미래다. ‘청춘이라고 쓰고 절망이라고 읽는다’라는 말도 나오고 있는데, 우리 학생들은 ‘청춘이라 쓰고 희망이라고 읽는다’라는 자세를 가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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