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조명 뒤, 그들을 만나다
빛나는 조명 뒤, 그들을 만나다
  • 강신애 기자
  • 승인 2015.04.0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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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사람들의 발길 줄어=연극은 배우가 각본에 따라 어떤 사건이나 인물을 말과 동작으로 관객에게 보여 주는 무대 예술이다. 모든 공연물의 기초라 할 수 있는 연극은 여러 예술 장르 중에서도 가장 오랜 전통을 자랑한다.
하지만 연극이 많은 관객들을 모으진 못하고 있다. TV나 영화의 여파와 인기가 급부상한 뮤지컬로 많은 관객들이 눈길을 돌린 것이다. 또한 대형스크린, 대형무대 등 투자비용이 높은 공연만이 살아남는 시대가 되면서 소극장에서 진행하는 연극은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성석배 대구연극협회장은 “뮤지컬이나 오페라 등 대형 공연은 TV 광고 등을 통해 활발히 홍보되는 반면 연극은 그렇지 못해 위축된다”고 말했다.
성장해나갈 대구연극=현재 대구연극시장은 활성화되어 있진 않지만 성장하기 위해 발돋움하고 있는 단계다. 현재 대구에는 약 30개의 극단과 약 22개의 소극장이 존재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를 알지 못한다. 대부분 극단은 창작연극이나 전통연극을 선호하지만 관객들은 오랫동안 검증된 작품이나 로맨틱 코미디 등의 비교적 가벼운 소재의 공연만을 찾는다. 성석배 회장은 “배우들은 전통연극을 지켜내려고 하지만 관객을 끌어들이기 위해선 상업성을 유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극단들은 빈 관객석을 채우기 위해 관객들이 선호하는 소재를 주제로 연극을 만들어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대구도 공연문화거리 존재해=서울 종로 대학로는 관광코스로 자리잡을 만큼 유명한 문화 거리다. 대부분 사람들도 연극하면 대학로를 떠올린다. 하루에도 수많은 작품들이 오르내리고 있는 그곳은 예술인들의 활력소가 되는 곳이다. 이 같은  공간이 대구 남구 대명동에 대명동공연문화거리로 형성돼 있다. 이곳은 대부분 소극장이 밀집해 있는 곳으로 대구의 공연문화를 지켜내고 있다. 하지만 문화거리 주변은 조용하고 그 규모가 작다. 공연문화거리를 방문해보면 이곳이 공연문화거리인지조차 모르고 지나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이에 대구문화재단 이인규 문화 사업부 담당자는 “여러 재미요소가 소극장 인근에 포진해 관객이 자주 찾을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전했다.
100% 연극 즐기기=대부분의 극단은 관객들을 많이 모으기 위해 매 공연마다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 공연을 미리 관람하는 프리뷰 할인, 커플 할인, 학생 할인 등 연극을 예매하기 전 극단마다 다양한 할인 혜택을 알아보고 이용하는 것이 좋다. 또한 대구문화재단에서는 만 24세 이하, 만 65세 이상의 경우 사랑티켓을 제공하고 있다. 사랑티켓은 관람 비용 부담으로 인해 문화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제도로, 공연뿐 아니라 전시 등의 관람료도 일부 지원받을 수 있다.
또한 대구 시민들이 여러 연극을 만나볼 수 있는 행사가 있다. 오는 4월 18일부터 26일까지 문화예술회관에서 대구연극제가 열린다. 올해 32회를 맞이하는 대구연극제는 전통 깊은 축제로 6월 1일에 울산에서 열릴 전국연극제에 대구를 대표해 출전할 극단을 뽑는 경연 행사이다. 올해는 5개의 극단이 경연에 참가하고 1개 극단이 자유 참가작으로 연극제에 참여한다. 총 6개 극단은 10일간 대구문화예술회관 비슬홀, 예술극장 온에서 공연을 펼친다. 성석배 회장은 “연극제에선 창작 초연작만이 경연에 참가할 수 있다”며 “공연해보지 않은 창작 초연작을 무대에 올리는 일이 부담되지만 극단들은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이외에도 7월17일에서 26일까지 여름철을 맞아 호러국제연극제가 대구에서 열릴 예정이다.
연기에 울고 웃다
실제 무대에 오르고 관객들과 소통하며 꿈을 이루고 있는 배우들이 있다. 연기를 하는 것 만으로 행복해 하는 두 사람을 아트플러스씨어터 소극장에서 만났다.
A2. 임하람(30·남)    A1. 박수야(26·여)
배우를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A1. 어렸을 때부터 춤을 추고 노래하는 것을 좋아했다. 그러던 중 고등학교 때 연기과로 진학해서 연기의 매력을 느꼈다. 댄서와 배우의 꿈 사에에서 고민하던 중 학교에서 단체관람으로 뮤지컬 그리스를 보게 됐다. 그 공연을 보고 뮤지컬 배우가 되겠다는 다짐을 했다.
A2. 고등학교 때 꿈이 배우였지만 집안 사정으로 인해 인문계로 진학해 배우의 꿈을 잊고 살았다. 그러다 군대에서 장기자랑을 하는데 한 친구가 자신감 있게 뮤지컬 헤드윅 공연을 보여주었다. 그 친구를 보고 잊었던 배우의 꿈이 되살아났다.
연극이 주는 매력은 무엇인가?
A1. 영화, 드라마 등과 달리 연극은 매 공연마다 배우의 연기가 조금씩 달라지기 때문에 공연이 일회성이라는 것도 연극의 큰 매력이다.
A2. 연극은 배우와 관객이 함께 만들어간다. 관객의 반응에 따라 연기가 매번 달라지는 것처럼 관객과 함께 무대를 만들어 가는 것이 좋다.
연극을 하면서 뿌듯했던 기억은 무엇인가?
A1. 예전에 학교폭력예방 공연에서 자살한 학생이 유령이 돼 따돌림 당하는 친구가 자살하지 못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맡았다. 한 학교에서 그 공연을 했는데 공연을 본 학생이 찾아와 울면서 고맙다고 했다. 당시 공연을 통해 한 학생에게 희망을 준 것 같아 뿌듯했다.
A2. 항상 공연이 끝난 후 다시 무대에 나와 인사를 할 때는 먹먹하다. 객석에 밝은 조명이 비쳐 행복해하거나 즐거워하는 관객들의 얼굴을 보면 기분이 좋다.
반대로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
A1. 배우라는 직업이 안정적이지 않다. 현재는 작품을 하고 있지만, 다음 작품이 정해져 있지 않아 늘 마음 졸인다. 오디션에서 늘 누군가에게 평가받는 것도 힘들다. 매번 오디션을 보지만 익숙해지지 않고 항상 긴장된다.
A2. 제작사에서 배우들의 출연료를 지급하지 않거나, 한 달 반이 넘게 준비했지만 공연이 무산되는 경우도 있다. 그런 문제가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늘 걱정이다.
무대에 섰을 때 기분은 어떤가?
A1. 무대에 서기 전엔 많이 떨린다. 하지만 무대에서 공연을 하자마자 기분이 좋아진다. 배우들이 서로를 믿으며 함께 무대를 만들어가는 것이 행복하다.
A2. 항상 떨리는 마음으로 무대에 오르지만 좋은 에너지로 발산하려고 노력한다. 특히, 소극장에서 공연할 때는 관객들의 표정, 행동 등이 다 보이기 때문에 흥미롭다.
다른 공연물에 비해 많은 관객들이 연극을 찾진 않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A2. 대형 뮤지컬은 홍보도 많이 되지만 연극 같은 경우엔 홍보가 부족하다. 극장도 많이 없을 뿐만 아니라 관객들이 로미오와 줄리엣, 햄릿 등과 같이 연극은 무거운 내용일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있는 것 같다.
배우를 계속하고 싶은 이유는 무엇인가?
A1. 현실과 이상 중에서 이상을 추구하는 편이다. 돈을 벌지 못하더라도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다.
A2. 무대에 섰을 때의 기분은 잊을 수 없다. 하고 싶은 잎을 하면서 타인에게 감동, 웃음을 줄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 공연을 통해 타인에게 만족감을 선사할 수 있다.
배우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A1. 일단 냉철하게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 즉흥적인 마음으로 도전한다면 쉽게 포기할 것이다. 진심으로 원하는 일인지, 자신에게 가치 있는 일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A2. 이왕 하고 싶은 것이라면 해봤으면 좋겠다. 하고 싶은 일에 대해 많이 생각해보길 바란다. 하지만 무엇을 할지 생각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오히려 두려움만 가지게 한다. 주저하지 말고 현실에 부딪혀보고 경험해봤으면 좋겠다.
연극에 홀리다
여기,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 대학교 동아리 천마극단에서 정재학 씨(국어국문·휴)와 손단비 씨(국어국문2)를 만났다. 재학 씨는 연출가, 단비 씨는 배우를 꿈꾸고 있다. 그들은 훗날을 위해 천마극단에서 자신들의 꿈을 키워나가고 있었다.
그들에게 연극이란
재학 씨는 고등학교 시절까지 영화 대본을 썼지만 대학 입학 후 천마극단의 공연을 보고 눈앞에서 생생하게 볼 수 있는 연극의 매력에 빠졌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이것을 만드는 사람은 누구일까?’라는 궁금증에서 연극과의 인연을 맺게 됐다. 한편, 포항 출신인 단비 씨는 학창시절 연극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 대학 입학 후 천마극단에 가입했고 현재는 연기학원에 다니며 배우를 준비하고 있다.
연극이 왜 좋은가에 대한 질문에 재학 씨는 “공연이 시작되기 전에 느껴지는 무대의 분위기가 좋아요”라고 답했다. 매번 무대에 오르는 단비 씨는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가장 큰 매력은 관객의 존재에요.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 것이 좋아요”
연극을 하며 힘들었던 순간을 묻자 재학 씨는 그 순간이 생각나는 듯 바로 이야기를 꺼냈다. “2012년도 새내기 워크숍을 준비했을 때 스스로 연출가의 역할을 잘 해내지 못한다는 것을 느꼈을 때 힘들었어요. 해야 할 일도 모르고 팀원들에게 도움도 되지 않는 듯했어요. 그때 스스로 굉장히 힘들었어요”
천마극단은 학내 동아리이지만 외부 극단 못지않게 체계적인 곳이었다. 연출가, 배우로 활동하는 그들에게 일할 때 어떤 마음이 드는지 묻자 두 사람은 모두 긴장된다고 했다. 준비한 작품이 올라가고 무대를 지켜보는 재학 씨는 기대감과 걱정으로 복잡 미묘한 감정이 든다고 답했다. 또한 단비 씨는 긴장되지만 무대에선 배역에 집중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들의 앞으로의 목표가 궁금했다. 미래에 대한 질문을 하자 단비 씨는 수줍게 “연기학원과 공부를 꾸준히 병행해 나갈 예정이에요. 훗날엔 서울에 올라가 오디션에 합격해 활동하고 싶어요” 재학 씨는 기대에 찬 눈빛으로 “소극장을 마련하고 싶어요. 대학생과 기성 연극배우가 함께 연기할 수 있는 극장을 만들고 싶어요. 공연을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기회를 줄 수 있는 공연장을 만들고 싶어요”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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