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의 자율성과 학문의 다양성을 위해 서로 간의 ‘소통’ 필요
대학의 자율성과 학문의 다양성을 위해 서로 간의 ‘소통’ 필요
  • 천정우 기자, 주은성 기자
  • 승인 2015.03.02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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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언 신임 교수회 의장(문화인류학과)

 지난해 12월 16일 교수회 의장으로 이창언 교수(문화인류학과)가 선출됐다. 이 교수는 지난 제20대 교수회에서 사무국장을 지낸 바 있다. 올해부터 임기를 시작하는 그를 만나, 앞으로 교수회의 운영 방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임기는 2016년까지다.

 출마 계기는 무엇이었나?
 교수회는 우리대학 교수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대학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 할 수 있는 교육과 연구에 관한 사항을 비롯하여 학사운영에 관한 중요 사안을 심의하여 의견을 제시하는 학칙 기구이다. 나아가 교원, 직원, 학생으로 구성된 대학평의원회의 중추를 이루는 우리 대학 공동체의 핵심 기구이다. 교수회가 제대로 기능할 때 대학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는 신념을 늘 가져 왔다. 그런데 변화하는 대외환경에 대처한다는 명분으로 최근 본부가 시행한 일방적이고 독선적인 일련의 조치들은 교육과 연구 환경의 질적 저하를 초래함으로써 교수들의 열의와 사기를 크게 위축시키고 있다. 이는 우리 대학의 미래에 매우 부정적인 상황이다. 교수회의 기능과 위상을 되찾는 것이 학교 발전에 중요한 동력이라는 생각으로 출마를 결심하게 되었다. 아울러 지난 교수회의 사무국장으로서 미진했던 부분을 완수하겠다는 반성도 출마의 계기로 작용하였다.
 
 선출됐을 때 기분은 어땠나?

 무엇보다도 선거일이 예년보다 늦어져 학년말의 바쁜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교수님들이 투표에 참여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특히 단과대학 교수회가 구성되어 있지 않고 교육, 연구, 임상으로 바쁘신 의과대학 교수님들이 대거 투표에 참여해주셔서 깊은 감동을 받았다. 더욱이 투표율이 70%를 넘어섬으로써 역대 선거보다 높은 득표로 의장에 당선되었다는 사실은, 매우 의미심장한 부분이다. 나 개인에 대한 지지라기보다 교수회의 위상과 기능 회복에 대한 교수님들의 염원이 그만큼 간절하다는 것으로 받아들인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당선된 후 가장 먼저 진행한 일은 무엇이었나?
무엇보다도 교수회의 정상화를 간절하게 염원하는 교수님들의 뜻을 받들어 이를 구체적으로 실천할 임원진과 운영위원을 구성하는 일부터 진행하였다. 우리 대학의 자랑이었던 교원들에 의한 자율적인 학사운영과 학문 다양성을 존중하는 자유로운 학풍을 되찾기 위하여, 재단과 본부에 할 말은 하고, 요구할 것은 요구하고, 반대해야 할 일은 분명히 반대하는데 의장과 뜻을 함께할 임원과 위원을 선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다행히 의장의 부족한 부분을 충분히 메우고도 남을 능력과 의지를 겸비한 임원과 위원들로 운영위원회를 구성하였다. 이분들과 함께 투명하고 합리적인 학사운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그래서 우리 대학의 진정한 발전이 가능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교수회를 이끌어갈 생각인가?
교수회의 기능을 활성화하는데 앞장설 운영위원회가 구성되었으니 교수회 본연의 기능을 정상화하는 작업을 하나하나 진행하고자 한다. 교수님들이 교육과 연구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지난 몇 년 동안 교수들의 교육 연구 여건은 그야말로 악화 일로로 치달았다. 대학본부가 일방적으로 강요한 임시방편적이고 단기적인 처방만으로 대학의 발전을 기대할 수는 없다.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통을 나눌 때 위기의 상황을 생산적이고 발전적으로 넘어설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우리대학이 지향해 왔던 자유로운 학풍,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교육 및 연구 환경 조성을 위해 교수회는 학사운영의 절차적 합리성과 투명성을 지속적으로 확보해 나가고자 한다. 극히 제한적인 인원에 의해 일방적으로 진행되는 학사운영의 의사결정 구조에 문제를 제기하고,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반영하는 의사결정 구조의 확립을 모색해 나갈 것이다. 대학 본부의 건전한 비판적 파트너로서, 대안을 제시하는 교수회를 만들고자 한다.
 
 
교수회 운영에 어려운 점도 있을 것 같다.
 교수회는 대학본부의 건전한 비판자적 역할을 수행할 때 그 본연의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교수회만의 노력으로 성취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본부와의 진정한 소통에 의해 비로소 가능하다. 지난 몇 년 동안 독선으로 일관하는 본부의 태도를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이 자리를 빌려 대학본부의 전향적이고 개방적인 모습을 요청한다.
 아울러 교수회가 제 기능을 발휘하는데 교수님들의 적극적인 참여만큼 커다란 자극과 용기가 되는 것은 없다. 현재 우리 대학 교수님들은 지난 몇 년 사이 대학 본부에 의한 일방적인 독선과 강요에 의해 의욕과 사기가 크게 저하되어 있다. 사실상 학사 운영의 핵심적인 주체였던 교수님들이 통제의 대상으로 전락했다. 이런 상황을 바로 잡지 않고서 진정한 대학의 발전은 있을 수 없다. 교수회는 교수님들이 교육과 연구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교수회에 대한 교수님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성원을 부탁한다.

 우리 대학이 가장 우선적으로 해결해야할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영남대학교는 우리나라의 명문사학이지만, 지방의 사립대학으로서의 어려움을 안고 있다. 대학의 구성원이 함께 힘을 모아야 할 상황이다. 이를 위해 대학의 구성원들이 함께 참여하여 우리 대학의 발전을 위해 의견을 나누는 공론장의 조성이 절실히 필요하다. 그러한 점에서 학사운영의 절차적 합리성과 투명성이 매우 중요하다. 대학 본부가 교수회를 비롯한 대학의 구성원들과 소통하기 위해 진정으로 노력하는 모습이 절실히 요청된다.

 현재 대학가의 가장 큰 이슈라고 한다면, ‘구조개혁’ 문제일 것 같다. 현재 우리 대학교의 구조개혁 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이 사안이 최대 현안 가운데 하나라는 것에 교수회도 동의한다. 많은 고통이 따르는 만큼 과정이 중요하다. 현재 이 사안을 처리하는 본부의 방식은 위험하다. 우리 학교가 처해 있는 상황과 위치를 고민하면서 학교의 장기적인 발전을 모색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졸속적인 학과 간 통폐합은 바람직하지 않다. 우리 교수회가 학사운영의 절차적 합리성과 투명성, 그리고 대학 구성원 사이의 소통을 강조하는 것도 이 사안에 대한 본부의 접근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교수회와 본부와의 소통이 원활하진 못한 것 같다.
 지난 몇 년 동안을 살펴보면 교수회와 본부 사이의 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본부의 일방적인 학사운영과 소통 노력의 부재가 가장 큰 원인이다. 물론 본부의 일방적인 태도에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교수회의 잘못도 있다. 작금의 어려운 상황을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만나고 소통해야 한다. 일방적인 통보를 소통으로 간주하는 현 본부의 태도야말로 현재 우리 대학의 가장 큰 위기이다.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 번 본부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촉구한다.

 앞으로 소통은 어떻게 할 것인가?
 학칙 기구인 영남대교수회는 지난 수 십 년 동안 우리 대학 교수들이 만들어 놓은 귀중한 자산이다. 우리 교수회는 본부의 건전한 비판적 파트너로서 학사운영과 관련된 의견을 제시하기 위해 본부와 만날 것이고, 이를 위해 교수님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경청할 것이다. 학사운영과 관련된 내용을 교수회원들에게 전달하고, 이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여 학사운영에 관철시키도록 노력할 것이다. 이를 위해 대학의 현안을 다루는 본부 산하 주요 위원회에 교수회에서 추천하는 교수님들을 참여시켜줄 것을 대학 본부 측에 지속적으로 요청할 것이다.

 우리 대학교 구성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대학을 둘러싼 환경이 좋지 않다. 대학의 구성원들이 함께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교수는 교육과 연구에 매진해야 하고 직원은 학사행정을 뒷받침하는 주체로서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고 학생들은 좀 더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공부하며 자신의 진로를 모색해야 할 것이다. 교수회는 우리 대학의 발전을 위해 편견 없이 구체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이사회에 바라는 점은 없는가?

 현재 우리 대학이 처한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이사회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으로 판단된다. 이사회는 현재 전반적으로 침체된 우리 대학의 실정과 저하된 구성원의 사기를 심각하게 인식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학교의 실정을 좀 더 구체적으로 확인해주기 바란다. 소통의 부재에 따른 분열과 반목이 팽배한 우리 대학의 분위기를 전환시킬 수 있도록 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 줄 것을 이사회에 간절히 요청한다. 대학의 발전을 위해 교수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고 반영하여 교수들이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해주길 바란다.

 임기를 끝냈을 때 어떤 교수회 의장으로 남고 싶나?
 적지 않는 부담과 산적한 과제를 안고 출범한 상황에서 임기 이후를 생각할 여유가 없다. 그러나 교수님들께 인사말씀을 통해 했던 것처럼, 그저 자리만 차지하고 있던 의장으로 기억되지 않기를 바란다. 교수 회원들의 뜨거운 지지와 응원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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