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교직원, 그들의 정년없는 이야기
퇴임 교직원, 그들의 정년없는 이야기
  • 조민주 기자, 천정우 기자
  • 승인 2015.03.02 19: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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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에서 퇴임까지, 내 젊은 날을 바친 영남대학교를 떠나며
박종헌 교수(경영학부)

 퇴임하는 소감이 어떠신가요?
모교 영남대학교에서 34년이라는 세월을 보내니 그 감회가 새롭다. 만 26세, 젊은 나이에 교단에 올라 제자들을 가르치면서 천마인으로서 자랑스럽고 보람된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 퇴임이 인생의 끝이 아니고 이제 인생의 제3막이 열리는 출발선에 들어섰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출발을 한다는 생각에 설레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섭섭하기도 하다.
 경영학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영남대학교에서 전자공학과를 다녔다. 하지만 전자공학은 학문의 폭이 좁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당시 전자공학을 공부하는 동시에 경영학원론, 마케팅원론 등 경영학과 수업을 들으면서 경영학에 대한 관심을 키워나갔다. 그리고 졸업 후 한국과학원에서 전자공학전공으로 2년 동안 대학원에 다녔지만 공학적인 학문에만 매진하면 넓은 세상을 협소한 관점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을 것으로 판단했고 전과를 결심했다. 공학과 경영학의 교집합이라고 할 수 있는 산업공학과로 전과한 뒤 모교인 영남대학교의 교수로 취임하게 됐다.
 강의하면서 어디에 주안점을 두셨나요?
대학교는 연구도 중요하지만, 학부생들을 가르치는 교육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수업시간에 학생들이 최대한 집중하고 수업내용을 완전히 습득해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강의실에서 이뤄지는 교육, 즉 학부교육이 연구 결과만큼이나 보람된 일이라는 것을 학생들에게 강조했다.
 교수 재직 동안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은 무엇인가요?
80년대에 제자들과 함께 주말에 모여서 함께 공부도 하고 세미나를 열기도 했다. 그들이 대학원생이 되어 나와 함께 교내 창업보육센터에서 창업했는데 회사 홈페이지를 만드는 웹디자인, 소프트웨어 개발 등 IT 관련 회사였다. 현재 그 제자들이 교수가 돼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그런 모습을 보면 뿌듯하고 그들이 자랑스럽다.
퇴 임 후 무엇을 하실 생각이신가요?
그동안 경영학을 공부하고 가르쳤지만,  내 자신을 위한 공부에는 소홀했던 것 같다. 바쁘다는 핑계로 미뤄둔 일을 하면서 그동안 은혜를 베풀어 주신 사람들을 만나 감사한 마음을 전할 것이다. 또한 시골로 돌아가 자연의 이치를 거스르지 않는 자연스러운 삶을 살아가고 싶다.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능동적인 자세로 수업에 참여해야 한다.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은 철저하게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 중요하다. 또 직업을 선택할 때에는 겸손한 마음으로 자신에게 맞는 직업을 찾고, 항상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
 

대학의 역사와 함께한 삶, 행복했다!
김철봉 직원(법과대 행정실장)

 퇴임하는 소감이 어떠신가요?
세월이 유수같이 지나간다는 말이 있듯이, 34년이라는 세월이 금방 지나갔다. 영남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1980년도에 졸업하고, 83년 3월 공개채용 시험을 거쳐 직원이 됐다. 80~90년대 대학가의 민주화 열풍부터, 지금의 취업문제가 대학을 둘러싼 사회적 이슈가 되기에 이르기까지 일을 해온 것이다. 학교 발전에 조금 더 기여를 했으면 좋았을 텐데 라는 아쉬움도 들지만, 인재를 양성하는 대학이라는 큰 교육기관에서 정년까지 일을 마치고 나가는 것에 대한 긍지가 있다.
 34년간 주로 어떤 일을 하셨나요?
교수님들이 학생들에게 지식을 전달해주는 일만큼이나, 그들을 뒷받침해주는 환경도 중요하다. 행정직이라는 것은 사람의 몸에 비유하자면 대학 내에서 피와 같은 역할이다. 머리에 아무리 좋은 것이 들어도 피를 통해 공급이 안 되면 죽은 지식이 된다. 그런 측면에서 학교의 교육 환경 개선과 예산 절감 및 배분 등 학교 발전을 위한 일을 했다.
 영남대학교에 바라는 점이 있으시면?
현재 영남대학교의 위상이 과거에 비해 낮아졌다. 과거엔 한강 이남 최고 명문 사립대학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학교에 다녔다. 그러나 지금의 영남대학교는 옛 선배들이 이룬 업적으로 겨우 명맥을 유지하는 정도다. 교수님들은 연구를 열심히 하고, 직원들은 행정 전문가가 되는 등 맡은 일에 최선을 다했으면 한다. 하루아침에 달라지는 것은 아니겠지만, 꾸준히 노력하다 보면 언젠가는 다시 그 위상을 찾아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퇴임 후 무엇을 하실 생각이신가요?
취미활동도 하고, 건강도 챙기고, 사회봉사도 하고 싶다. 성격상 가만히 있지는 못한다. 또한 이제 직접적으로 학교 일을 하진 않지만, 영남대학교 동문으로서 학교가 나를 필요로 하는 부분이 있다면 도울 것이다.

 

구성원 모두 학교 발전을 위해 노력하길
김흥곤 직원(생명공학부 행정실장)

 퇴임하는 소감이 어떠신가요?
오랫동안 학교에서 근무했지만 ‘더 열심히 할걸’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남은 구성원들이 학교가 계속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 줬으면 좋겠다.
 주로 어떤 일을 하셨나요?
우리 대학교에서는 교직원들이 통상 한 부서에서 2~3년간 근무한다. 학교업무는 본부, 단과대학, 교내 부속기관 크게 3곳으로 분류되는데 3곳 모두에서 근무했었다. 그중 국제교류처, 외국어교육원에서 오랜 기간 근무했다.
 근무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요?
95년도에 대학평가시스템이 처음 도입된 당시, 이와 관련된 평가 업무를 맡았다. 당시 대학교를 대상으로 처음으로 평가하는 시스템이었기 때문에 부담도 있었지만, 최선을 다해 업무를 마무리했다. 무사히 업무를 마치고 결과가 발표된 후 뿌듯했다.
 업무 외에 학교 재직 중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90년대에 학교에서 교직원을 대상으로 해외 어학연수를 지원했었다. 당시 미국으로 4주간 어학연수를 갔었는데, 미국에 있는 대학교를 탐방하면서 우리 대학교에서 개선해야 할 점, 배워야 할 점 등을 고민해볼 수 있는 유익한 경험이었다. 교직원 대상 해외 어학연수가 재정상 어려움으로 중단됐었는데, 교직원들의 자기계발을 위해 이런 프로그램을 지원해 줬으면 좋겠다.
 학교에 바라시는 점이 있다면?
현재 대학은 재정적 문제뿐만 아니라 입학 지원율 감소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학교에 남은 구성원들이 이런 어려운 시기를 잘 극복해서 더 나은 학교를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다.
 퇴임 후 무엇을 하실 생각이신가요?
퇴임 후 평소 관심이 많았던 환경 분야에 관해 대학원에서 공부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환경 자원봉사 등을 통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활동들도 해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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