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것은 관광 산업 발달을 통해 젊은이들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
중요한 것은 관광 산업 발달을 통해 젊은이들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
  • 천정우 기자
  • 승인 2015.03.02 1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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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강섭 대통령비서실 관광진흥비서관(법학80)
국토의 진정한 매력을 발견하려면 고정관념을 버려야
 

 학부시절 법학을 전공한 박강섭 동문은 전공과는 무관하게 26년의 언론인 생활 중 관광전문기자를 14년 동안 해왔다. 그리고 올해 1월 7일, 8개월간 공석이었던 대통령비서실 관광진흥비서관으로 발탁됐다. 2001년도부터 시작해 지난해까지 매주 끊임없이 전국 방방곡곡을 취재했던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올해 대통령비서실 관광진흥비서관으로 임명됐다. 어떤 일을 하는 자리인가?
이름 그대로 관광을 진흥하는 자리이다. 시대와 상황에 따라 하는 일은 달라지겠지만, 분명한 것은 이제 관광도 하나의 산업이다. 관광지 유지를 위해서는 많은 인력이 소요되는데,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관광 산업 발달을 통해 젊은이들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다.
 
 임명 당시 소감은?

관광 분야도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이 있다. 그 길을 개척하는 데 하나의 축을 맡는다는 것이 부담감이 있으면서도 흥분되기도 했다. 기자 생활을 하며 현장에서 보고 느꼈던 것들을 정책으로 만들 수 있는 위치이기 때문이다.

 관광진흥비서관으로서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
앞으로 많은 일들을 해야겠지만, 한 가지 꼭 하고 싶은 것이 있다. 시골 관광지에 가면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많다. 이분들을 관광 산업의 주인공으로 만들어 드리고 싶다. 어르신들이 쌓아온 삶의 경험들을 관광 산업을 통해 세상에 풀어드리고, 명예롭게 노후를 보낼 수 있는 기반을 만들고 싶다. 개인적인 소망인데, 최선을 다해볼 생각이다.

 관광이란 무엇인가?
관광에 대해 정의를 하자면, 일상 밖은 전부 관광이다. 예를 들어 기자님이 나를 만나기 위해 경복궁 앞을 지나올 때, 오직 나를 만나기 위해서만 걸어 왔다면 그건 일이다. 그런데 여기 풍경이 어떤지 등을 관찰하면서 왔다면 그것이 곧 관광이다. 어떤 식으로 생각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어느 지역이든 관광지가 아닌 곳이 없다.
 또한 관광도 하나의 산업으로서 관광자원을 잘 조직할 필요가 있다. 국민들이 외국보다 국내를 더 사랑하게 하고, 외국 관광객들이 우리나라를 많이 찾도록 하기 위한 기반이 필요한 분야이다.
26년간의 기자생활을 마쳤을 때, 어떤 감회가 들었나?
 26년 중 14년을 관광전문기자로 활동했다. 그리고 올해 그만두게 됐다. 처음엔 아쉽기도 했지만, 지금 하는 일과 다르진 않다고 생각한다. 예전엔 노트북으로 기사를 썼다면 이제는 결재서류에 사인을 하는 것으로 표현이 달라졌을 뿐이다. 요즘 물리적으로 바쁘다 보니 여행을 다닐 수는 없지만, 이전에 여행을 오래 다녀서 그런지, 올라온 보고서류만 봐도 현장이 보인다. 상상만 해도 충분히 여행의 느낌을 가질 수 있는 것 같다.  

 관광전문기자 생활은 어땠나?
 국내와 국외를 번갈아 썼는데, 주로 국내기사를 썼다. 외국도 갔다 온 나라가 7~80개는 될 것이다. 한 때 노래방에 가면 모니터 영상배경에 나오는 풍경이 어느 나라인지 맞추는 것이 특기였다. 그만큼 많은 곳을 다녔다.
 처음 여행기사를 쓸 당시 기사 형태를 ‘스토리텔링’이라는 기법으로 작성했다. 스토리텔링 기법은 그 장소의 숨겨진 흔적을 역사, 문화 등의 주제로 다각적으로 취재해서 독자들이 흥미를 가지고 쉽게 읽도록 하는 것이다. 그 기법을 스스로 공부했는데, 몇 년 후 스토리텔링이라는 것이 유행하면서 내가 쓰는 방식이 스토리텔링이었다는 것을 알았다.
 특히 선인들의 눈에 비친 자연, 마을, 역사에 관심을 많이 기울였다. 예를 들어서 퇴계 이황이 걸었던 오솔길을 걸으면서 그 당시 이황이 썼던 시나 산문을 번역해 현재는 어떻게 변화됐는지 등이다. 찾아 알려주는 재미가 있었다. 독자들이 흥미를 느끼고 그 여행지를 가고 싶도록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10년 이상 한 분야의 기자를 한 이유가 있나?
여행을 다니면서 국토에 대한 애착이 커졌다. 내가 태어난 우리나라의 자연을 사랑하게 돼, 다른 부서로 가지 않았던 것 같다. 회사에서도 내가 열심히 하고, 쓴 글과 찍은 사진이 외부적으로 주목을 받았기 때문에 굳이 교체할 필요가 없었던 것 같다. 아름다운 국토를 국민들에게 널리 알리는 데 기여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오랫동안 일을 했다.

 힘든 점도 있었을 텐데
많은 사람들이 나를 보고 정말 복 받은 사람이구나, 월급 받고 출장비 받아서 여행 간다, 매일 좋은 것만 보고 부럽다, 따로 휴가를 안 가도 되겠다, 등의 이야기를 한다. 그런데 지금 같은 한 겨울의 경우 한 번의 취재를 위해 새벽 4시에 혼자 등산을 시작한다. 카메라 풀세트, 먹을 것, 각종 취재장비 등을 갖추고 혼자서 쌓인 눈을 헤치고 산에 올라간다. 그런데 막상 올라가도 좋은 사진을 건질 확률이 낮다.
 온몸에 흉터투성이고, 관절도 제대로 남아 있는 것이 없다. 조난도 당해봤는데 거의 죽음 직전에 구조됐다. 말벌에 쏘여 손을 자를 뻔한 적도 있다. 자연을 취재하다보니 고난의 연속이었다.

 14년 간 여행을 다녔는데, 가장 좋았던 곳을 추천하자면?
어디가 좋다고 추천을 못하겠다. 전부다 아름답다. 동네 뒷산도 그렇게 아름다울 수 없다. 우리 동네 뒷골목을 지금까지는 학교가기 위해, 직장가기 위해 지나가는 골목길이었다면, 다른 생각을 가지고 걸어봤으면 한다. 걸으며 옆집에 창문의 크기는 어느 정도인지, 골목길에 꽃은 자랐는지 등 다양한 시각을 가지고 다시 한 번 본다면 그게 곧 훌륭한 관광지가 될 것이다.

 영대신문 독자들에게 여행과 관련해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국토의 진정한 매력을 발견하려면 고정관념을 버려야한다. 우리는 국토, 자연에 대한 고정관념이 있다. 요즘 젊은이들의 경우 몇 군데 둘러보고 우리나라 볼 곳이 없다며 해외로 나간다. 물론 해외여행도 견문을 넓히기 위해 가보는 것이 좋다. 그러나 우리나라에 볼 곳이 없어서 나간다는 것은 틀린 말이다. 속속들이 보지 않고 느끼지 못한 상태에서 내가 안 봤기 때문에, 못 봤기 때문에 볼 게 없다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우리나라의 아름다움을 먼저 둘러봤으면 한다.
 또한 여행지에 대한 공부를 많이 하고 여행을 가기 바란다. 『나의 문화유적답사기』로 유명한 유홍준 교수는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다. 여행지를 역사학적으로 어떻게 볼 것인지, 관련된 문학작품이 무엇이 있는지 등을 미리 공부하고 현장에 간다면, 훨씬 느끼는 게 많은 여행이 될 것이다.
 
 그 외에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성실하게 사는 것이 제일 좋다. 세상에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없는 것 같다. 학교 다닐 때는 남들과 비교해서 스펙, 학점 등 여러 가지 조건들이 스스로 부족해 보일수도 있다.
그러나 어떤 기업에서 어떤 분야의 일을 하든지 간에 최선을 다하면 만나는 곳은 정상이다. 인생을 등산에 비유하자면, 각자 출발점이 다르더라도 최선을 다해 올라가면 결국엔 정상에서 만난다. 현재 상황이 만족스럽지 않고, 나의 선택이 잘못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꾸준히 한발 한발 최선을 다해 걸어갔으면 한다.

 공직을 끝낸 후의 계획은?
현재에 충실할 뿐이다. 앞으로 어떤 일을 하게 될지는 계획이 없다. 그래도 관광 분야에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여행을 다닐 수도 있겠다. 늙어서 머리가 하얘져도, 배낭 하나 메고 걸을 수만 있다면 계속해서 여행을 다니고 싶다.

 “글이 시가 되고 사진이 그림이 되는 여행 책"

 가슴 시리도록 아름다운 대한민국! 그림 같은 여행지를 한곳에 모았다.
『우리나라 그림 같은 여행지』책을 펼치면 시원한 판형에 얹혀진 사진이 화보집처럼 펼쳐진다. 그리고 순한 우리말로 써내려간 서정 넘치는 글이 어우러진다. 마치 한 편의 시화집 혹은 앤솔로지를 대하는 느낌이다. 그러나 아름다운 여행지의 감흥을 전하는 것으로만 그치지 않는다.
 각 여행지마다 1박 2일 추천 코스를 비롯해 교통, 주변 볼거리, 맛집, 숙소 정보도 충실히 담았다. 특히 추천 코스는 시간대별로 방문할 장소와 각 장소 간 이동 시간, 식사할 곳, 유용한 팁을 담아 구체적으로 여행 계획을 세우는 데 큰 도움을 준다. 마음을 사로잡은 여행지가 생겨도 막상 떠나려니 막막한 기분이 든다면 주변 명소까지 빠짐 없이 넣은 이 추천 코스가 든든한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 -출판사 서평中-
‘2010 한국관광의 별’ 단행본부문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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