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유진의 내일이면 잊힐 이야기] 무소의 뿔처럼 당당히 가라
[성유진의 내일이면 잊힐 이야기] 무소의 뿔처럼 당당히 가라
  • 성유진 사회부장
  • 승인 2014.12.04 20: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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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덧 한 해를 정리하고 내년을 기약하는 연말연시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필자도 어느덧 길고도 길었던 신문사 생활의 끝자락에 서 있다. 이번 호(1608호)를 마지막으로 신문사 생활을 정리해야 할 때가 다가온 것이다. 

 그간 신문사에서 일어난 일을 돌이켜보면 크고 작은 일들이 많았다. 기자들이 쓴 기사를 보고 불만을 품은 어떤 이들은 편집국으로 직접 항의 방문을 하기도 했고 전화상으로 기사 내용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대개 기자들은 이러한 과정을 겪고 난 뒤면 기사를 쓸 때 위축되거나 방어적으로 변했다. 

 일례로 내가 일학년이었을 때 필자의 동기가 학생회 사업에 대한 홍보 부족을 꼬집은 기사를 쓴 적이 있었다. 전반적인 내용이 학생회의 분발을 요구하는 건전한 비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기사가 잘못됐다며 찾아와 해당 기자를 위협하듯 다그쳤다. 해당 기자는 필자와 같은 1학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침착하게 대응했지만 이후 좀처럼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물론 모든 이들의 비판이 잘못됐다는 것은 아니다. 신문사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비판이 필요하고 비판은 관심에서부터 비롯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다만 언론사 스스로 언젠가부터 암묵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대학 언론에 대한 감시와 견제에 대해 각성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오래전부터 전국적으로 대학언론이 위기를 맞이하고 있는 추세인데다, 우리 대학교 내에서도 영대신문의 명성이 예전만 하지 못하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또한 취업에 몰두하고 있는 학우들과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했기 때문에 대중적인 측면에서 멀어지게 됐다는 것도 맞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학내 언론기관으로서 대중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무거운 과제를 안고 있다. 또한 대학사회의 문제를 구성원에게 알려야 할 필요가 있고 우리는 마땅히 비판하고 말하고자 하는 바에 대해 당당히 전달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앞으로의 영대신문은 움츠린 어깨를 펴고 단순한 정보 전달을 떠나 사고의 폭을 넓혀 대학 전체에 대한 비판적 의견을 담아낼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제 영대신문의 일원으로서 생활은 끝이 날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도 영대신문이 대학언론의 위기를 딛고 계속해서 발전해 나가는 모습에 대한 관심과 믿음만큼은 간직하리라 다짐하며 이 글을 마친다.

 영대신문 기자들이여, 무소의 뿔처럼 당당히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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