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헤어지지 못하는 기자
[취재수첩] 헤어지지 못하는 기자
  • 강신애 준기자
  • 승인 2014.12.04 20: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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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계속해야 할까?” 기사를 마무리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통학버스 안에서 수도 없이 하는 생각이다. 통학버스 창문 너머로 시끌벅적한 학생들을 보며 집으로 갈 때는 우울함이 밀려온다. 여유롭고 즐거워 보이는 학생들을 볼 때마다 바쁘고 지쳐 보이는 내 모습에 초라함이 느껴진다.

 하지만 영대신문을 통해 성장하는 나를 발견하기도 한다. 함께 일하는 신문사 선배들과 동기들뿐 아니라 취재원들 덕분에 나는 매일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다. 특히 자신의 분야에서 묵묵히 일하는 다양한 사람들을 취재원으로 만난다는 것은 매우 가슴이 설레는 일이다. 나는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삶을 돌아보게 되는 소중한 경험을 가진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대구사진비엔날레’를 취재할 당시 석재현 사진작가를 만난 것이다. 평소 사진이나 공연에 관심이 많아 취재하러 가는 길이 설레고 기대됐다. 그의 작업실을 방문해 인터뷰 했던 경험은 기자 생활에 활기를 불어 넣어줬다. “기자가 아닌 일반 학생 ‘강신애’라면 그 사람을 만날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신문사를 하며 내 자신이 매우 가치 있는 사람이라고 느꼈던 순간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9월 27일 진행된 영대신문 창간 60주년 행사는 잊을 수가 없다. 신문사의 60년을 돌아보고 사우선배들을 뵐 수 있는 자리였다. 14명의 신문사 선배들과 동기들이 앞에 나와 사우 선배들께 인사를 할 때 그 순간은 잊지 못할 것이다. 모두가 우리를 주목하고 사진을 찍으시면서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보시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이곳에서 가치 있는 사람이구나’라고 느꼈다. 

 가끔 친구들은 무심코 “아무도 읽지 않는 것 같은데 왜 그렇게 열심히 하나”라고 말한다. 이제는 그런 무심한 말들이 상처가 되는 것을 보면 신문사에 대한 애착은 이미 커진 것 같다. 때론 힘들다는 생각에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있지만, 나는 오늘도 기사를 쓰며 밤을 보내고 있다. 가끔 영대신문과 헤어지고 싶을 때도 있지만 나를 가치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 주는 이곳을 이젠 떠날 수 없을 것 같다. 앞으로 더 기대되는 내가 되기 위해 기자로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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