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고함] 스펙말고 커리어를 쌓자
[청춘고함] 스펙말고 커리어를 쌓자
  • 신동엽(국제통상2)
  • 승인 2014.12.04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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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심한 취직난에 학생들의 절박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기계의 성능을 가리키는 ‘스펙’이라는 말이 사람에게 쓰인 지 오래다. 그 스펙의 종류도 갈수록 많아지고 있고, 기준도 높아지고 있다. 필자 또한 1학년 때 기자단, 홍보단 등 ‘이것저것’식의 스펙 쌓기에 바쁜 나날을 보냈다. 하지만 많은 대외활동을 할수록 마음은 계속 불안했다. 그래서 하던 활동을 모두 멈추고 1년이라는 짧지 않은 휴학계를 냈다.

 휴학 기간 동안 내가 정말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그리고 사회가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답을 찾아 봤다. 휴학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재능’을 찾는 것이었다. 비록 나에게 원빈 같은 외모와 김연아 같은 스포츠 재능은 없더라도 남보다 잘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봤다. 그 다음으로 그 재능을 진로와 연관 지었다. 진로란 내가 무엇을 가장 좋아하고, 가장 잘할 수 있냐는 두 질문에 대한 대답이다. 그 대답을 찾기 위해 진로 심리 상담도 여러 차례 받았는데 그 결과 적합한 직업군으로 발명가와 예술인이 나왔다. 진로 상담 결과지를 바탕으로 아이디어로 꿈을 키울 수 있는 ‘창업자’로 진로를 정했다. 나에 대한 이해를 충분히 확립한 뒤 지난 9월에 복학했다. 내가 하고 싶은 것과 진로가 명확했기 때문에 남들이 하는 방식대로 따라가지 않았다. 오히려 내가 관심 있는 분야인 ‘창업’과 관련된 활동에 집중할 수 있었다. 교내 링크(LINC)사업단에서 주최하는 시장 트렌드를 알아보는 창업 캠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창업에 관한 커리어를 쌓는데 주력했다.

 대학은 개방적이고 많은 기회가 있다. 내가 아무것도 아닌데도 대학생이라는 이유만으로 주어지는 기회들이 정말 많다. 그런 점에서 대학은 안정을 구할 곳이 아니다. 오히려 새로운 기회를 움켜쥐면서 빨리 실패하고 많이 실패하며 자주 실패하는 연습을 반복해야 하는 곳이다. 내 경우에도 복학 후 열의에 가득 찬 마음으로 교내 창업 경진대회 준비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할애했지만 아쉽게도 본선 진출에 실패하는 ‘쓴 맛’을 경험해야했다. 하지만 실패한 것에 대해서는 전혀 두렵지 않았다. 오히려 창업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기간 동안 배운 점들도 많았고 무엇보다 내가 하고 싶어서 선택한 일이었기에 좌절 보다는 희망을 엿볼 수 있었다. 아무 문제없이 일이 잘 풀린다는 것은 배우는 게 없음을 뜻한다. 일이 잘 안 풀리고 계획이 실패할 때 학습과 성장의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 실패의 경험에서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해야 더 잘할 수 있는지 이번 실패의 경험에서 확실히 깨달았다. 실패는 성공의 반대어가 아니라 성공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인 것이다. 

 결론적으로 스펙과 커리어는 같지 않다. 스펙은 자기를 증명하기 위해서 무엇인가를 더하는 것이지만, 커리어는 자기가 가야할 길을 정하기 위해서 무엇인가를 버려야 한다. 친구나 후배들을 만나면 절실함을 느낄 수 있는 일을 먼저 찾아보라고 조언해 주고 싶다. 잠시 ‘이력서 용 스펙’쌓기를 멈추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먼저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파스퇴르가 말한 것처럼 준비된 사람에게는 반드시 기회가 오기 마련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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