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준기자의 회고록
[취재수첩] 준기자의 회고록
  • 추송이 준기자
  • 승인 2014.12.04 20: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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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왔다. 어느새 수습기자에서 준기자가 된 지도 두어 달이 흘렀다. 아무것도 모르던 수습기자가 이제는 어떻게 하면 더 좋은 기사를 쓸 수 있을지 고민하는 기자가 돼가고 있다.

 신문사에 들어오기로 마음먹은 것은 잡지 에디터라는 꿈에 더 가까워지기 위해서였다. 사실 대학교에 입학하면 중·고등학생 때는 할 수 없었던 다양한 활동들을 하겠다고 다짐하곤 했었다. 결국 나는 ‘영대신문’에 지원하게 됐고, 현재 학교 곳곳을 누비며 취재하고 있는 기자가 됐다.

 처음 수습기자로 영대신문에 갓 들어왔을 때는 모든 것이 낯설고 어색했지만, 내 꿈을 위해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신이 났다. 수습기자 시절, 기사에 필요한 학생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로드 인터뷰를 하러 가야 했다. 동기들 모두가 수줍음이 많은 성격인지라 혼자 가지 못하고 두세 명씩 함께 나가 인터뷰를 했던 기억이 있다. 그랬던 수습기자들이 어느새 듬직해지고 자신의 할 일을 척척 해내는 것을 보면 ‘우리가 많이 성장했구나’라는 것을 느끼고, 나와 내 동료들이 점점 강해지고 있음을 깨닫는다.

 동료들끼리 유난히 유대가 끈끈하다는 것을 느낄 때도 있다. 바로 신문을 발행하고 나서 우리들만의 시간을 가질 때이다. 취재를 하면서 기사의 방향이 잡히지 않아 속상했던 일, 선배들과의 이해관계에서 틀어졌던 일 등 신문사와 관련된 이야기들부터 개인의 연애사와 다른 친구들과의 마찰까지 신문 발행 전에는 털어놓기 어려운 얘기들을 하곤 한다. 가끔은 ‘얼굴 좀 그만보자’며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하지만 오히려 하루라도 얼굴을 보지 않으면 서운한 사이다. 신문사에서 보낸 6개월이 얼마 되지 않는 시간일지는 모르나, 매일같이 하루를 함께 보내는 이들을‘동료’라는 단어에만 묶어두기엔 너무나 큰 존재가 돼버렸다.    

 수습기자에서 준기자로, 그리고 내년에 정식 기자가 되면 내가 책임져야 할 일이 점점 많아지는 것만큼 부담감도 커질 것이고, 어쩌면 동료들 서로에게 소원해 질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신문사 일을 하는 것이 힘들어 고비가 왔다고 느낄 때도 있지만 내가 기자활동을 이어가는 이유는 이 고비를 넘길 때마다 책임감과 기자로서의 자질이 생기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또한 기자활동을 하다보면 교내외적으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학업을 통해서는 느낄 수 없는 나의 다른 면모를 발견할 때도 있다. 이런 사소한 발견들이 때로 흔들리는 마음을 잡아주는 원동력이 되고, 나를 더욱 성장시켜 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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