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유진의 내일이면 잊힐 이야기] 반쪽짜리 대학평가
[성유진의 내일이면 잊힐 이야기] 반쪽짜리 대학평가
  • 성유진 사회부장
  • 승인 2014.12.04 20: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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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시철을 앞두고 대학이 한창 분주한 시기에 대학평가가 발표됐다. 대학입시를 앞두고 발표되는 언론사의 대학평가에 전국의 대학가가 소란스럽다. 

 올해로 21년 째 이뤄지고 있는 대학평가는 지난달 학과별 대학평가를 발표한데 이어 이번 달에는 대학종합평가가 발표됐다. 우려 속에서 발표된 대학평가에 대한 만족과 아쉬움의 목소리가 줄을 잇고 있는 가운데 우리대학교도 ‘종합평가 29위’, ‘지방사립대 1위’의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여기서 큰 문제는 대학 입시철에 발표되는 언론사의 대학평가에 대학은 물론 교육 수요자까지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언론사에서 21년 째 이뤄지고 있는 대학평가라는 제법 그럴싸한 명목으로 대학평가를 내놓으면 어느 누가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까. 대학서열화를 부추기는 대학평가로 인해 학문의 전당이 돼야 할 대학이 어느새 취업을 위한 대학으로 변모하고 있다. 심지어 대학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대학의 수준을 판단해 예산을 차등으로 지급하는 추세다보니 대학 차원에서는 여간 신경 쓰이는 일이 아닐 것이다. 또한 대학평가는 대학 구조조정의 지표로도 이용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대학가의 조짐도 심상치 않다. 최근 대학평가에 대해 고려대 총학생회가 언론사의 대학평가 거부를 선언하는가 하면 교수노조도 대학평가에 대해 규탄하고 나선 상태다. 이 파장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데 규탄하는 이들은 ‘대학종합평가는 대학마다의 특성을 반영하지 않고 특정 기준에 따라 일렬로 세우는 평가에 불과하다’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이들의 주장처럼 ‘몇 가지 지표만으로 대학을 평가하는 것이 가능한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대학평가는 대학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언론사의 지극히 주관적인 결과이다. 한 언론사는 ‘한국 대학평가의 대명사’를 자처하며 대학평가의 목적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대학에 대한 평가로 교육의 수요자에게 대학의 정보를 제공해 한국 대학사회의 발전에 기여한다’언론사들은 이러한 이유를 들어 대학을 평가하는 행위를 정당화하고 있지만 평가지표와 평가결과에 대해서도 논란이 많은 실정이다. 

 대학평가에 대한 정당성과 신뢰성, 공정성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대학과 대학생의 지탄을 받고 있는 ‘반쪽짜리 대학평가’가 계속되고 있다. 과연 수업의 질이나 학생들의 만족도는 반영되지 않고 오로지 수치상의 결과만 반영된 대학평가가 교육의 수요자를 위한 것인지 한번 생각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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