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대학’에 좋은 평판
‘좋은 대학’에 좋은 평판
  • 영대신문
  • 승인 2014.12.04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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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마음도 받지 않겠습니다’라는 표어를 내걸고 언론사의 대학종합평가를 거부하는 고려대 학생들의 움직임이 보도된 바 있다. 이후 여러 대학의 학생들이 캠퍼스에서 릴레이를 이어가며 이러한 대학평가를 거부하는 선언을 진행해오고 있다. 언론사 대학평가를 비판하고 거부하자는 움직임은 이미 오래전부터 있어왔지만 대학생들이 본격적으로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8일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트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80% 가까운 참여자들이 언론사의 대학종합평가를 ‘반대한다’고 응답했다. 대학의 본질을 훼손하고 서열화를 부추긴다는 것이 그 이유로 꼽혔다. 이러한 원론적인 비판의 목소리보다 더 심각한 건 일 년 내내 평가지표를 관리해야하는 대학 본부의 고충일 것이다. 좋은 학생을 선발해야하는 입시철과 대학평가 발표 시기가 맞물리다 보니 대학 입장에서는 평가 결과가 초미의 관심사다.

 그렇다면 언론사의 대학평가는 왜 하는가? 언론사 중에서 국내 최초로 대학평가를 시작한 중앙일보가 내세운 이유를 보면, 대학교육의 질 향상을 도모하고, 교육 수요자에게 다양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며, 대학들 간의 선의의 경쟁을 유도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한마디로 말해서 이러한 대학평가를 위해 대학은 ‘좋은 대학’이 되고자 노력을 하게하고, 좋은 대학을 고를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하겠다는 것이 그 취지인 것으로 보인다.

 사실 ‘좋은 대학’의 조건은 바라보는 입장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원론적인 입장에서 좋은 대학이란 교육의 질과 연구 역량이 높은 대학이 좋은 대학일 것이다. 그러나 교육 수요자(학생, 학부모)입장에서는 명문대 서열과 입학점수 커트라인이 좀 더 좋은 대학을 고르는 중요한 잣대가 되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대학의 구성원이 되고자 지원하는 예비 교직원들의 입장에서는 안정성이 가장 큰 선택의 기준이 된다. 이런 측면에서 보자면 중앙일보 평가에서 지표로 거론되는 교육여건 및 재정, 교수연구, 국제화, 평판 및 사회진출도 등은 일면 ‘좋은 대학’을 선별하는 주요 지표라 할 수 있겠다. 이번에 발표된 중앙일보 평가에서 우리 대학은 지방사립대 중에서 1위(전체 29위)를 차지했다. 순수취업률 및 유지취업률을 비롯하여 거의 모든 평가기준들이 수치화 또는 정량화할 수 있다. 하지만 평판도 만큼은 설문조사를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단기간에 높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평판도를 측정하는 세부지표로는, ▶신입사원으로 뽑고 싶은 대학 ▶업무에 필요한 전공 또는 교양교육이 제대로 돼있는 대학 ▶향후 발전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대학 ▶입학추천하고 싶은 대학 ▶기부하고 싶은 대학 ▶국가나 지역사회에 기여가 큰 대학 등이다. 

 평판도를 측정하는 대부분의 지표들은 소수의 대상자들에게 설문조사한 결과이기 때문에 객관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방사립대 중에서 1위를 차지한 우리 대학이 간과할 수 없는 것은 ‘국가나 지역사회에 기여가 큰 대학’이라는 세부지표다. 지역사회에서의 역할을 소홀이 할 수 없는 이유는 비단 이 지표에서 우리 대학이 40위 밖(경북대 15위)으로 평가된 데 있는 것만은 아니다. 우리 대학에 지원하는 상당수 교육 수요자들이 지역에 분포해 있다. 뿐만 아니라 지역거점 글로벌 대학으로서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서라도 우리 대학은 지역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한다. 대학평가를 통해 대학의 서열화가 가속화되고 학벌주의가 사회에 만연해질수록 ‘우리가 있는 이곳’에서 ‘우리만의 역량’을 키워나가야 한다. 예컨대, 현재 우리 대학은 아시아, 아프리카의 저개발 국가들과 협력하여 ‘더 안전하고 더 행복한 지구촌’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앞으로 우리 대학은 이러한 노력들을 지역사회와 함께 실천해야 한다. 지역에 더욱 튼튼한 뿌리를 내려야 지속가능한 대학발전도 가능하다. 우리 대학이 ‘좋은 대학’의 조건을 갖추고 있으면서 동시에 지역사회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때 ‘착한 대학’이라는 평판도 함께 따라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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