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영대신문의 기자가 된다는 것
[취재수첩] 영대신문의 기자가 된다는 것
  • 현승엽 준기자
  • 승인 2014.12.04 19: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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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도 밤새야겠네”, “안 힘드나? 일 그만두고 나와!”… 아마 이 말이 신문사 기자들이 주위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소리일 것이다. 신문을 발행하고 학교 곳곳에 배달하면 또다시 새로운 기삿거리를 찾아 취재하러 다닌다. 기사를 써서 편집 작업을 하고 난 뒤면 일주일이 눈 깜짝할 새에 지나간다. 이렇게 기자들은 하루하루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처음 신문사 활동을 시작했을 때, 개인 시간이 줄어든다는 점이 나를 가장 힘들게 했다. 영대신문 9기 김학순(전 경향신문 논설실장) 선배는 교수신문에서 “좋은 기자가 되기 위해선 가족, 친구, 건강만 버리면 된다”는 말을 하신 적이 있다. 나 역시도 기자 생활을 하다 보니 가장 친했던 친구와 멀어지는 순간도 있었고 막차시간을 놓쳐 집에 돌아가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 때마다 기자라는 자리가 쉽지만은 않다는 생각을 했다. 그나마 우리가 발로 뛰며 취재한 기사를 읽고 있는 학생들과 기사를 평가해주는 사람들을 보면서 나는 보람을 느끼고 다시 힘을 얻곤 한다.

 그도 잠시, 회의감이 드는 순간도 있다. 갑작스레 비가 올 때 영대신문을 쓰고 가는 사람을 목격하거나 또 축제날 밤에 한 취객이 길바닥에서 영대신문을 이불 삼아 덮고 있는 모습을 볼 때다. 그 때마다 영대신문이 학우들에게는 그냥 일반 종이로 밖에 인식되지 않는 것 같아 섭섭함을 감출 수 없다. 이런 생각이 드는 이유는 필자가 신문에 대한 애착이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지난 달 27일, 천마아트센터에서 영대신문이 창간된 지 60주년을 맞이해 행사가 열렸다. 그 동안 영대신문을 위해 힘썼던 선배들이 한 곳에 모인 자리였다. 연세가 지긋하신 선배부터 갓 졸업하신 선배까지 직접 만나 그 당시의 영대신문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감회가 새로웠다. 선배님들의 “힘들지?”라는 위로의 한마디에 쌓여왔던 수고가 사라졌다.   

 지금까지 짧으면서도 길었던 기자생활을 돌아보면 영대신문의 기자가 된다는 것은 내게 참 외롭고 어려운 일이다. 그래도 나는 학우들이 읽고 싶어 하는 신문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앞으로도 영대신문 기자를 하는 동안 힘든 상황에 직면할 때마다 고민하게 되겠지만 발전하는 영대신문이 될 수 있도록 나는 이 고민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더불어 영대신문을 읽는 학우들도 우리 기자들의 노력을 조금이라도 기억해주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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