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한잔, 젊음을 위하여
술 한잔, 젊음을 위하여
  • 조민주 기자, 강신애 준기자, 추송이 준기자
  • 승인 2014.12.04 19: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술과 대학생의 상관관계

 영화 <엽기적인 그녀>를 기억하고 있는가? 영화 속의 남녀주인공이 주민등록증을 내밀며 주점에 들어가는 장면은 누구나 기억할 것이다. 이처럼 보통의 대학생들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에 합법적으로 주점에 드나들 수 있게 된다. 또한 대학교에 입학하자마자 신입생 환영회와 개강파티, 축제 등 각종 행사에서 술을 접할 기회가 많아진다. 대학생에게서 뗄 수 없는 술 문화에 대해 알아보자.

 ◆대학생, 그리고 ‘술’=대학생활에서 술은 빠질 수 없는 요소 중 하나다. 특히 지난달에 열린 축제는 지난해부터 시행된 교내 금주법으로 인해 유일하게 학교 안에서 술을 마실 수 있는 기간이기도 했다. 때문에 축제 당일 학생지원센터 앞에 산더미처럼 쌓인 술을 배급받기 위해 줄을 서 있는 학생들의 모습은 진풍경이다. 

 축제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학부(과)와 동아리별로 준비된 주막이다. 학교의 거리는 주막 앞 호객행위를 하는 학생들로 가득하고, 불이 켜진 수많은 주막 안에서는 학생들이 선배나 교수들과 술잔을 기울이면서 이야기를 나눈다. 주막에서 학생들은 자유를 만끽하고, 대학 축제만의 낭만을 즐긴다. 시끌벅적한 축제 속에서 술은 즐거운 분위기를 더욱 고취시킨다.  

 ◆우리가 술을 마시는 이유=학생들이 모여 술을 마시는 것은 학교 앞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저렴한 안주를 파는 작은 술집에서 이야기를 나누거나 근처 편의점에서 맥주 한 잔을 하며 수다를 떠는 것은 대학생들의 일상이다. 또 각 학부(과)나 동아리에서도 초면에 서먹함을 없애고 친목을 다지기 위해 정기적인 술자리를 마련한다. 동아리 ‘에코스’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보섭 씨(군사2)는 “평소에는 잘 만나 뵐 수 없는 선배님들을 술자리를 통해 만나 친해질 기회가 생긴다”고 말했다. 이렇듯 대학생들은 사람들과 술잔을 부딪치면서 친목을 도모하는 데 술을 이용한다.

 실제로 지난달 우리 대학교 학생 285명을 대상으로 ‘대학생의 음주 문화’에 대해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그중 66.3%가 ‘친목 도모’를 위해 술을 마신다고 답했다. 설문조사 결과로 볼 수 있듯 대학생들은 어색함을 해소하고 서로 간에 가까워지기 위한 촉매제로 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과한 음주는 독=뭐든지 과하면 독이 된다고 했던가? 적절한 음주는 친목을 다질 수 있는 좋은 수단이 되지만 과하면 문제가 된다. 술자리를 가진 후 길거리에서 토를 하고 기억을 잃어 다음날 학교에 얼굴을 들고 다니지 못하는 불상사는 많은 사람들이 경험했을 것이다.

 특히 대학생들이 자신의 주량과 상관없이 과도하게 술을 마셔서 정신을 잃는 블랙아웃(일명 필름 끊김)을 겪는 것은 문제가 되는데, 설문 조사 결과 블랙아웃을 경험해 본 적이 있다고 답한 학생들은 46.7%이었다. 이에 대해 정용교 교수(사회학과)는 “블랙아웃을 겪는 것은 일상생활 속에서 자기관리와 통제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대학생이라면 주량을 넘기는 과음은 삼가야 한다”고 했다. 

스스로 만들어 가는 음주 문화

 음주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적당량의 술을 마시는 것’이다. 적절한 음주를 위해서는 개인적, 사회적으로 올바른 음주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 건전한 음주 문화 정착을 위해 우리 주위에서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

 ◆음주 문화, 독 vs 득=술을 마시고 흥에 겨워 노래를 흥얼거리는 사람들의 모습은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술은 흥을 돋우는 도구로 사용될 정도로 서로 간의 친밀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더욱이 적절한 음주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처럼 술은 솔직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분위기를 자아낼 뿐만 아니라 개인의 삶의 만족도를 높여줘 ‘득’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자칫하면 술은 몸과 마음에 독이 될 수 있다. 모두가 술을 마시는 분위기에서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술을 마시게 되면 과음의 우려가 있다. 특히 ‘첫 잔은 원샷’혹은 ‘술잔 돌리기’같은 관습이 술자리에서 강조되면 술을 강요당하는 사람에게는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있다. 이소정 씨(경영2)는 “술을 강요하는 문화는 많이 사라졌다고 하지만 각종 술자리에서 벌어지는 사고를 보면 심히 걱정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변광인 교수(외식산업학과)는 “술을 취하기 위한 목적으로 마시는 것이 가장 문제”라며 “술자리에서 타인을 배려할 줄 알아야 한다”라고 밝혔다.

 절주와 주도는 필수=흥겨운 분위기에 취해 과도하게 술을 마시면 흥도 잃고 건강도 잃을 수 있다. 말 그대로 ‘술자리에 혹 떼러 갔다가 도리어 혹을 붙인 격’이 되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절주와 주도(酒道)는 술자리에서 필수 조건이다. 

 ‘절주’는 과도한 음주의 위험성을 인식하고 술을 마시는 양을 알맞게 조절하는 것이다. 특히 절주는 술자리를 즐기는 대학생들이 간과하기 쉬우므로 자신의 주량을 정확히 확인하고 과음으로 인한 불상사를 대비해야 한다. 

 음주 예절을 뜻하는 주도는 성인이라면 누구나 지켜야 할 기본예절이다. 하지만 서양의 편이한 주법이 자리를 잡고, 갓 스무 살이 된 학생들끼리 술을 처음 접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어른을 공경하는 기본적인 주도가 사라지고 있다. 변 교수는 “기성세대의 음주 예절이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니나, 형식 없는 술자리에 익숙해지면 사회생활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라며 우려를 표했다. 실제로 우리 대학교에서 주도를 실천하고 있는 동아리도 있다. 토론 동아리 ‘청탑’의 동아리원들은 초면인 선배들과 술을 마실 때 주도를 지키도록 교육을 하고 있다. 김승률 청탑 동아리 회장(군사2)은 “기수가 높은 선배들과 함께 술자리를 가질 때 자기소개를 하고 술을 따라드리는 등 예의를 갖추려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캠퍼스 내, 건전한 음주 문화 정착을 위한 노력=우리 대학교에서는 건전한 음주 문화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 추연우 철학과 학회장(철학4)은 “선배가 일방적으로 후배에게 술을 강요하는 등의 행위를 금지하겠다고 공개적으로 공지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일방적으로 절주 및 금주를 강요할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정용교 교수는 “학생들끼리 갖는 모임에서 강제적인 제도를 적용할 수는 없다”며 “학생들 본인이 건전한 음주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밝혔다.

 타 대학교에도 음주 문화 정착을 위해 새로운 시도를 선보이고 있다. 가천대학교는 올해부터 축제 명칭을 대동제에서 ‘가천제’로 바꾸면서 무알코올 대학 축제를 선언했다. 축제 기간에는 무알코올 칵테일과 학생 1인당 1일 한 잔(300cc)의 생맥주로 제한하고 패션쇼, 학술제 등 참여 프로그램을 확대해 새로운 축제를 진행했다.

 또한 보건복지부와 대한보건협회가 운영, 지원하는 절주동아리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절주 동아리는 캠퍼스 내 건전한 음주 문화 정착 및 음주 피해 예방을 위한 정책 및 제도 마련을 위해 생겨났다. 지난해 절주 동아리 종합실적평가 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대구대학교 절주 동아리  ‘HELC’에서는 절주 캠페인을 펼치고 절주 팔찌를 제작해 판매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김교언(대구대·건강증진학과4) 회장은 “대학생들 사이에서 술을 잘 마시면 대단한 것처럼 생각해 생겨난 폭음 문화가 가장 문제”라며 “자가 음주진단을 통해 적정수준의 음주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밝혔다.

과음 피하는 방법, 내가 알려줄게

블랙아웃 없이 술마시는 법

 우리는 술자리에서 과음하는 경우 블랙아웃, 일명 필름 끊김을 경험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우리 학교 학생들에게 술자리에서 과음을 피하는 방법에 관해 이야기를 들어본다.

 김무진(경제금융2)
 나는 술자리에서 항상 주위 친구들을 챙기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그래서 주위 사람들과 대화를 많이 해서 정신을 차리기 위해 노력한다. 또한 술을 마시기 전, 후로 물을 많이 마시는 편이다. 물을 마시면 포만감도 들면서 같은 양의 술을 마셔도 물을 마시지 않았을 때보다 덜 취하기 때문이다.
 또 저녁 7시 이후로는 술을 마시지 않으려고 한다. 인터넷 서핑 중 저녁 7시 이후에 술을 마시면 더 취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래서 실제로 저녁 7시를 피해서 술을 마시려고 노력하고 있다. 

 최대웅(식품자원경제4)
 나는 술자리에서 잔을 들 때 눈치껏 조용히 일어나 화장실을 다녀온다. 화장실에 자주 가서 계속 볼일을 보는 것이 아니라 손을 씻거나 정리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화장실에 가면 술도 깰 수 있고 술도 덜 마시게 된다. 
 하지만 화장실을 자주 가면 술을 피할 순 있지만 ‘화장실 자주 가는 친구’로 낙인찍혀서 그 또한 고민이 됐다. 지인들이 “대웅아 화장실 안 가고 싶어?”하며 화장실에 따라가 달라고 부탁해서 귀찮을 때도 있다. 

 이상제(입체미술1)
 술을 마시기 전 밥을 챙겨 먹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평소 나는 술자리에 가기 전에 꼭 밥을 먹는다. 또 식사나 안주로 기름진 음식을 먹지 않는다. 기름진 음식은 혈중 알코올도수를 더 높여 술에 더 빨리 취하게 하기 때문이다. 특히 도수가 높은 소주를 마실 땐 과일이나 샐러드를 먹는다.
 만약 식사를 하지 못하고 술자리에 가게 되면 밥 대신 크림빵이나 저지방 우유를 먹는다. 크림빵은 위에 코팅 작용을 해서 좋다고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