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전쟁, 무엇이 우리를 애달프게 하나?
취업전쟁, 무엇이 우리를 애달프게 하나?
  • 성유진 기자
  • 승인 2014.09.18 17: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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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의 절반이 백수 (이·태·백)

 이달 초부터 주요 기업들의 하반기 공채가 본격적으로 시작돼 졸업을 앞둔 4학년 학생도, 상반기 취업에 실패한 취업 준비생도 하반기 취업을 바라보고 있는 실정이다. 날이 갈수록 높아지는 경쟁률과 스펙으로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의 시름은 깊어 간다.

 한국노동연구원의 발표에 따르면 올 3월 기준 대학을 졸업한 노동시장 신규진입자 중 40.4%가 구직에 실패했다. 2014년 신규대졸자가 약 48만5천여 명인 것에 비하면 20만 명가량이 실업자로 경제활동을 시작한 것이다. 여기에 실업률 통계에 포함되지 않는 청년 인력들도 노동시장에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졸업 유예 확산, 우리 대학교 취업 준비생 약 7천7백여 명으로 추정돼=최근 심각한 취업난 탓에 졸업을 늦추는 대학생도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취업하지 못할 경우 차라리 졸업을 미뤄 재학생 신분으로 있는 것이 취업에 더 유리하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졸업을 미루게 되면 재학생만 지원 가능한 각종 인턴이나 공모전에 나갈 수 있고, 영어 등 부족했던 스펙을 끌어올릴 시간도 벌 수 있다. 

 우리 대학교의 취업률은 올해를 기준으로 50.8%이며 55.8%에 달하는 남학생의 취업률에 비해 여학생의 취업률은 45.4%로 10%가량 낮은 상태이다. 그러나 2015년 취업 준비생 수를 예상해봤을 때 2014년 8월 졸업하는 1천6백29명과 2015년 5천1백 34명을 합치면 6천7백63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2014년 이전의 졸업자 중 좋은 곳에 취직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자발적인 실직자’들을 약 1천 명으로 두었을 때 우리 대학교의 취업 준비생은 약 7천7백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스팩에 쫓기고 경쟁률에 허탈=바늘구멍과 같은 취업문을 통과하기 위해 취업 준비생들은 스펙 쌓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토익과의 전쟁 및 자기소개서와의 전쟁, 기업의 요구로 갖춰야 할 스팩 등 아무리 해도 끝나지 않은 경쟁에 상대적 박탈감마저 늘어만 가는 실정이다. 권오상 취업지원팀장은 “취업은 절대적인 기준도, 수치도 없기 때문에 학생들이 더 힘들어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한편 기존에 존재하던 인·적성 검사가 구체화·다양화되면서 기업마다 다른 인·적성 검사문제를 출제하고 있다. 또한 경쟁률이 치열해지고 다양한 스펙을 가진 지원자들이 속출하면서 자신만의 스토리, 자신만의 강점을 살리는 데 주력을 해야 하기에 자신이 희망하는 진로에 맞는 스팩을 설정하고 어필해야 한다. 

이에 대해 권 팀장은 “내가 생각한 기업과 직접 일해 봤을 때의 기업은 다르다”며 “의외의 곳에서 생각하지 못했던 행운을 가질 수도 있으니 시야를 좀 더 넓혀서 다양하게 지원을 했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취업 전쟁,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가

 취업 준비에 관해 임선희 취업고용센터 담당자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서류전형 준비하기=임선희 담당자는 “우리 대학교 학생들의 문제점은 미리준비를 하지 않는 것이다”라고 답변을 시작했다. 그는 마감일에 앞서서 학생들이 급하게 서류를 준비하는 것이 문제점인 것 같다고 하면서도 실제로 영남대 학생들이 서류전형에서는 많이 붙는 편인데 인·적성에서 우르르 떨어지고 면접에서는 더 심하게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는 인·적성이나 면접을 급하게 보려고 하니까 완성이 안 되는 것이라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자기소개서 같은 경우에도 쉽게 생각을 하는데 막상 적어보면 정말 손이 많이 가고 어려운 작업이라고 강조하며, 자기소개서 같은 경우에는 경력사항들에 대해서 마인드맵을 그려봄으로서 많이 작성을 해봐야 실력이 늘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스팩에 있어서는 직무와 관련된 인턴이 제일 좋고, 그런 것이 없다면 아르바이트나 교육을 받은 경험이라든지 공모전을 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또 직무 선택을 2학년 때 해놓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며 준비 전략을 미리 잘 세우면 취업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면접 준비하기=면접은 요즘 거의 다 인성을 보는 추세이다. 예를 들어 현대자동차에서 최종면접에서 떨어진 친구가 있는데 그 학생을 들여다보면 답변은 잘하는데 겸손함도 없고 자신의 주장만을 강하게 내세우는 친구였다. 이와 같은 학생의 경우에는 보수적인 기업 문화나 조직에서 잘 어울릴 수 있도록 자신의 인성이나 이미지를 메이킹할 필요가 있다. 요즘은 면접도 세분화돼서 PT 면접이나 토론면접, 임원 면접 등으로 지원자의 끈기나 열정을 보려고 하기 때문이다. 현대 같은 경우는 도전적이고 어려움을 극복했던 노하우에 대해 많이 묻기 때문에 그러한 정신들이 많이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 되고, SK의 경우에는 창의적인 질문을 많이 하는 편이라 뻔한 질문에 대해서 준비를 해가서는 안된다.‘지원자의 소개를 색깔에 비유해서 해보아라’고 하기 때문에 기업에 맞게 잘 준비를 해야 한다. 

 ◆결점 감추기=면접에서 지원자들의 가장 큰 약점은 표정관리이다. 본인은 자신에 대해 ‘긍정적이다’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사실은 웃는 표정에서부터 그것이 드러나지 않는다. 자주 웃고 항상 밝은 사람은 표정에서부터 드러난다. 
 또한 ‘해요’체를 써서는 안된다. 남학생들 같은 경우에 군대에 다녀오면 ‘다나까’체를 자연스럽게 잘 쓰는데 이것도 평소에 습관을 잘 고쳐둬야 한다.
 내 행동에 있어서 단점이 뭔지 빨리 파악을 해서 고쳐야 하는데 자신의 눈에는 그런 점들이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제3자의 눈을 통해서 파악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목소리도 연습을 해서 신뢰가 가는 목소리로 바꿀 필요가 있다. 
 성적이 안 좋았던 학생들도 다양하게 지원을 해야 한다. 교내 추천을 이용한다든지 지역중소기업이나 스타기업을 이용해서 본인이 셀프 마케팅을 할 필요가 있다. 학점이 좋지 않다면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것이 있어야 한다. 

【 취업 성공사례 】

 홍승빈(국제통상 07졸) 삼성카드 취업 
 아무래도 다른 취업준비생들보다 스펙 부분이 많이 떨어진다고 느꼈기 때문에 다양한 업무 경험을 통해 실전에서 바로 활동할 수 있는 인재라는 점을 자소서나 면접 때 부각시켰다. 이 점이 실제로 면접에서 좋은 영향이 있었던 것 같다.
 처음에는 어디서부터 출발해야 할지 몰라 초반에는 끝없는 벽에 부딪히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그럴 때 일수록 여유와 자신감을 가지고자 마인드 컨트롤을 했고, 급할수록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생활의 활력을 찾아가면서 준비했다.
 무엇보다 취업에 관한 정보를 남들보다 더 빨리, 많이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기업에 대한 정보뿐만 아니라 자기소개서, 면접 동향 등 기업에 어필할 수 있는 스킬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스펙이 필요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절대적이진 않으므로, 어느 정도 준비가 된다면 혼자서 준비하기 보다는 학교 프로그램이나 스터디 등을 적극 활용하면 좋다. 사람들과 함께 호흡하며 이러한 부분을 준비하시면 자신이 어디서 부족한 지 빨리 파악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유정우(건축공학부 06졸) 한국수력원자력 취업
이번 9월에 합격을 했다. 취업 준비할 때 학교의 청년고용센터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취업 준비 기간은 졸업 유예 3번을 거쳐 2년 반 정도 했던 것 같다. 전공을 살리려는 노력을 많이 했다. 
 평소에 웃는 연습을 많이 하는 것도 중요하고 토론 면접 때는 공격적이거나 튀어 보이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의견을 당당하게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기소개서는 청년고용센터 컨설턴트 선생님께서 첨삭을 해주셨다.
 면접은 취업스터디가 많은 도움이 되는데 저는 그걸 못해서 컨설턴트 선생님과 함께 하기도 했다. 토론 면접 같은 경우에는 자신의 의견을 내세우지 않아야 하고 제한시간 내에 결론을 도출해야 한다. 
 하루 일과 자체가 아침에 일어나 독서실에 가서 밤 11시에 들어오니까 쓸쓸하기도 했는데 누가 그랬다. ‘더 즐겨야 한다고’, ‘지금 노는 순간 평생 논다’는 말이 떠올랐고 내가 잘 돼야 할 수 있는 것들을 모두 챙길 수 있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하반기 취업 전선에 뛰어들 후배들도 목표 없이 대기업에 집중에서 내지 말고 목표를 설정해서 조건에 맞춰서 다양하게 지원해보는 것이 좋겠다.

 정재현(행정학과 08졸) 한국산업인력공단 취업
 
과가 행정학과다보니 사기업은 생각하지 않고 공기업 생각을 했다. 지방 7급을 준비하다가 적성검사를 준비하던 중에 공기업을 몇 군데 써봤는데 그러다 합격하게 됐다. 준비과정은 지난 3월에 졸업해서 한 2개월 정도 취업스터디를 했던 것 같다. 또한 자기소개서와 면접 준비에 청년고용센터를 통해 조언을 많이 들었다. 
 공모전은 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평소에 학점 관리나 토익에 신경을 많이 따뒀다. 자격증은 한국사 1급과 KBS한국어능력검정시험과 사무자동화 자격증을 땄다. 취업에 급급해서 준비한 것이 아니라 방학 때 꾸준히 했다. 
 취업을 준비하면서 가장 많이 했던 생각은 ‘나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내가 되자’라는 좌우명에 걸맞게 미래를 생각을 했을 때 후회하기가 싫다는 것이었다. 
 모두들 대기업만 생각을 하는데 대기업만 볼 필요 없이 주위에 알려지지 않는 좋은 곳들이 많기 때문에 그런 곳에도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 직접 가서 보면 대기업만큼 잘 돼 있는데 단지 알려지지 않았을 뿐인 것이다. 

우리 대학교 학생들의 취업 준비 이야기

 본지에서는 지난 12일 중앙도서관 1층 로비에서 취업 준비에 대한 학생들의 생각을 듣기 위해 앙케이트를 실시했다. 그 결과 ‘대기업과 외국계기업, 중견·중소기업, 공사·공단 중 어디로 취업하기를 희망하십니까’라는 물음에 앙케이트에 참여한 321명의 참여자 중 공사·공단이 113명으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외국계기업이 93명, 대기업이 86명을 차지했다. 
 또한 중견·중소기업에 희망하는 학생이 29명으로 가장 적었다. 다음으로 실시된 앙케이트는 ‘취업 준비를 어떻게 하고 있는가’에 대한 물음과 ‘취업 준비에 대한 고민은?’이라는 문항이었다. 먼저 취업 준비를 어떻게 하고 있는가 에 대한 물음에 대해 우리 대학교 학생들은 학점과 어학 성적 위주로 준비하고 있다는 답변이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취업스터디와 스펙 쌓기가 그 뒤를 따랐다. 또한 면접, 자기소개서, 그리고 인·적성 검사 그리고 인문학적 소양 기르기가 뒤를 이었다. 
 취업준비에 대한 고민에 대해 김설아 씨(경제금융3)는 “숨만 쉬고 일하며 남는 시간 공부하고 있다. 부모님 지원 없이 나처럼 스스로 독립한 학생은 공부하기 어려운데 우리 대학교는 그런 복지시스템이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또한 박민찬 씨(법학4)는 “휴학 기간 동안 시간을 제대로 활용하기 못해 공모전, 봉사활동 같은 것들을 해 보지 못한 것이 많이 후회된다”고 털어놨고 임지영 씨(경영4)는 “인문학적 소양, 한국사, 필기시험 등 준비할 것이 너무 많다”는 의견을 보였다. 김양희 씨(사학4)는 “무기력하고 피곤하고 우울하다, 더 많은 사람에게 기회가 열려있다면 젊은이들이 좀 더 행복해지지 않을까 싶다”는 의견을 말했다 최성열 씨(국어국문4)는 “남들이 하는 방법을 따라 하는 것이 정답이 아니라는 것은 알지만 나만의 방법으로 하면 도태되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그 외에도 “학과 공부와 다른 분야로의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불안하고 초조하고 긴장의 연속이다”는 의견, “주변 어른들의 기대와 취업 준비 중인 친구들의 영향에 휩쓸려 가는 것 같아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뭔지 모르겠다”는 다양한 의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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