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가혹행위, 해결방안은 없는가?
군대 가혹행위, 해결방안은 없는가?
  • 성유진 기자
  • 승인 2014.09.18 16: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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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대의 남성들에게는 병역의 의무가 주어져 육군과 해병대의 경우 21개월, 해군의 경우 23개월, 공군과 공익 근무요원의 경우에도 24개월의 복무기간을 거쳐야 한다. 그러나 군대는 대다수가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의무적 복무를 해야 하므로 개별 구성원에게 관심이 필요한 조직이기도 하다. 이렇듯, 전우애를 중요시해야 할 군대가 원래의 의미를 잊은 채 가혹행위로 얼룩져 그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

 원인과 해결책은?

 얼마 전, 윤 일병 사건으로 군대 가혹행위 논란이 일면서 군 내부 폭력의 실태가 드러났다. 지난 7월에 잇따라 발생한 육군 28사단 윤 일병 사건과 12일에 같은 사단에서 발생한 관심병사 동반자살 사건은 군내 가혹행위 문제를 여실히 드러냈다. 이로 인해 군대를 믿을 수 없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군 내부에서 일어난 의문사에 대한 관심도 증폭되고 있다. 

 ◆군 내 폭행,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가?=최근 GOP 총기난사 사건이나 윤 일병의 죽음 등 군 내 사건·사고가 잇따라 발생함에 따라 군 내 가혹행위가 부쩍 늘어난 것으로 보이나 실제로는 군내에서는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는 문제였다. 열린군대를위한시민연대 박석진 상임 활동가는 “군에서 1년에 사망하는 군인의 70%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는 사실은 군대라는 조직이 우리 사회에서 정상적이지 못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계속해서 발생하는 군 내부 문제로 인해 버티고 있던 병사들마저도 사기가 급감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가혹행위 문제에 대해 군사학과 황보식 교수는 “군내 구타·가혹행위는 전투력을 약화시키는 암적인 존재이며 왜곡된 군대문화이다”고 입장을 밝혔다. 

 작년 모 방송사에서 방영 시작한 모 프로그램을 통해 군대 지원율을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으나 잇따른 군대 사건·사고로 인해 병역을 기피하는 남성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에 대해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일련의 불미스러운 사건들로 인해 곧 군대에 와야 하는 청년들의 시름이 더욱 커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점에 대해 국방부가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답했다. 

 ◆군대 가혹행위, 원인은?=그렇다면 군내 가혹행위가 일어나는 원인은 무엇일까. 윤 일병 사건은 군 밖으로 알려지기까지 4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그동안 군 내부의 폐쇄적 시스템으로 인해 부당한 행위들이 은폐될 수 있었다. 가혹행위에 대해 황보식 교수는 “구시대적·비민주적 관행으로 리더십보다는 강압에 의한 잘못된 계급질서 행태이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그는 가정에서부터 잘못된 교육이 학교와 군대로 이어져 온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가정과 학교, 군대 전역 후가 모두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군내에서 일어나는 수직적 인간관계도 가혹행위를 당할 수밖에 없는 여건을 형성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이에 대해 박석진 상임활동가는 “부당한 명령이나 지시에 대한 정당한 문제 제기는 설 자리를 잃게 되고 대신 무조건적인 복종만이 강요되게 된다”며 “군기를 잡기 위한 주요 수단으로 폭력이나 가혹행위가 동원되는 것이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폭력의 대물림과 간부들의 사병관리 부실 문제, 내부 고발자를 용서치 않는 군내부의 폐쇄적 시스템 등의 문제점이 계속해서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다. 

 또한 현역판정 비율이 갈수록 높아져 작년의 경우 91%에 달했으며 2022년에는 98%의 군 지원자들이 현역판정 결과를 받을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입대자원이 부족한 만큼 필요한 병력을 채우게 되고 이 때문에 인성검사에서 부적합자를 가려내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황보식 교수는 “인성검사에서 설문항목에 고의를 가지고 허위로 작성을 하면 정확한 데이터가 나오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더 정밀 분석할 수 있는 인성검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지난해 현역 입영자 32만 2천여 명 가운데, 2만 6천여 명이 심리이상자에 해당했으며 524명이 범법 전과자라는 통계가 있었다. 이러한 문제는 군 간부 인성검사 현황에서도 나타났다. 8만 1천여 명의 군 간부 중 6.7%에 해당하는 5천 4백여 명이 이상자 판정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러한 통계는 병사나 군 간부의 인성검사가 제 역할을 못 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결과이기도 하다. 

 ◆그들은 왜 가혹행위의 피해자·가해자가 되는가?=가혹행위는 지휘관과 병사 사이에서 발생하거나 병사 간에 이뤄지며 대부분의 경우 선임병사가 후임 병사에게 가혹행위를 해 적발되는 경우가 가장 많은 실정이다. 또한 가혹행위는 부대 내 환경적인 요인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병사들 간의 소통 문제로 자주 발생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참으면 윤 일병’, ‘못 참으면 임 병장’이라는 말도 생겨날 정도로 가혹행위 문제의 심각성이 대두되고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에 대해 ‘피해자들의 이야기는 극소수의 문제이다’, 혹은 ‘군내에서 따돌림을 당하는 사람에게도 문제가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황보식 교수는 “따돌림받는 병사는 
국방의 의무를 망각하고 어떻게 하면 휴가나 외출을 나갈까와 같은 생각을 하게 된다”며 “애대심 부족은 물론 매사에 수동적이고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자기 수치심 혹은 열등감에 사로잡혀있는 지극히 내성적인 사람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박석진 활동가는 “군대 내 인권상황의 개선을 위한 노력은 내버려 둔 채 피해자 개인의 부적응으로 책임의 화살을 돌리는 것은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회피하는 태도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모병제=군대 내 가혹행위와 병사들의 자살 사건이 연달아 발생하면서 병력자원을 충원하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논의가 일어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특수한 상황에 의해 징병제를 시행하고 있으나 잇따른 사건·사고에 대한 새로운 대안으로 모병제가 떠오르고 있다. 모병제란 국민들을 징병하지 않고 본인의 지원에 의한 직업군인들을 모병해 군대를 유지하는 병역 제도를 말한다. 현재 군 생활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는 청년들을 입대시켜서 부적응자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모병제가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휴전 상황에서 모병제는 시기상조라며 반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에 대해 황보식 교수는 “모병제와 징병제 혼합구성에는 찬성한다”며 “전투병과는 징병제로 하고 기술·행정병과는 모병제로 하는 것이 국방 예산에도 기여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반면 박석진 활동가는 “주요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나 우리사회 구조상 모병제로 바뀔 경우, 사회적 약자가 병역의무의 대부분을 채울 
수 있다는 우려가 있고 군이 더 폐쇄적인 조직으로 변질될 수도 있다고 우려도 있다”는 의견을 보였다. 

 이에 대해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모병제에 대해서는 국방부에서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군대 가혹행위, 해결방안은?=그동안 군내에서 가혹행위 사건이 나올 때마다 대안을 세웠지만 현실과는 동떨어져 실효성이 없었다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황보식 교수는 “군의 경직된 사고는 병영이나 생활관까지 비공개로 일관하고 소통이 막혀버린 구조는 범죄나 비리의 악순환을 키우는 데 일조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에 따라 실현 가능한 대안이 떠오르고 있는데 그 내용은 징병제 과정에서 입대자를 대상으로 철저한 인성검사를 해 적합·부적합 여부를 가려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황보식 교수는 “징병제 과정에서 군 입대자에 대해 철저한 인성검사 및 정밀 분석해 입대시켜야 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에 국방부는 지난 8월 6일부터 ‘민·관·군 병영문화혁신위원회’를 발족해 국방부 내에 국방인권협의회를 설치하기로 하는 등 군내 인권상황의 개선을 위한 방안을 내놓고 있다. 그 예로 부대와 부모, 병사 간 24시간 소통보장, 경계부대 휴일 면회 및 일반부대 평일 면회 시행, 병 자율휴가 선택제 시행, 열악한 생활관 개선 등에 대한 방안이 현재 논의 중에 있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현재 군에 대한 신뢰가 바닥으로 떨어져 있어 어떠한 노력을 해도 국민들의 반응은 부정적이다”면서도 “이번 사건들을 계기로 병영문화 전반을 진단하여 개선사항을 찾아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군 문제, 우리는 이렇게 생각한다 

 군대에 다녀온 학생들의 증언을 통해 잇따라 발생하는 군대 내 사건·사고의 문제점을 짚어본다. 

 Q. 가혹행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육군 50사단 정치외교 10학번 이수빈 (24세): 부대마다 다 다르기 때문에 경험에 빗대어 이야기를 해보자면 제 경우는 입대를 2011년에 했었는데 제가 자대배치를 2011년 3월 26일 날 받았다. 요즘은 이등병 기간이 많이 짧아졌던데 그때는 6·6·7·2였으니까. 이등병이 6개월이었다. 저도 이런 일을 겪을 줄은 몰랐는데 스킨·로션을 관물대 거울을 보고 바른다고 맞았다. 선임의 생각은 ‘이등병이 스킨·로션을 거울을 보고 바른다는 게 말이 되느냐’는 것이었다. 이런 사소한 것 일들이 많았다. 

 K2공군 11전투비행단 송명수(26세): 갑을 관계라고 보면 된다. 사회에서도 느끼게 돼 있다. 남자들이 수직적인 관계를 좋아한다. 아직도 힘을 따지는 그런 것들이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수직적인 관계를 깨지 않는 이상 가혹행위 근절은 불가능이다. 

 육군 50사단 김정안(27세): 저 같은 경우는 08년대 입대했다가 10년대 전역을 했다. 말년 즈음에 내 밑으로 관심 병사가 하나 들어왔는데 장비가 똑바로 안 돼 있어서 폭언을 하면서 훈련에 참여하지 말고 올라가 있으라고 했는데 자살을 하러 가서 한바탕 난리가 난 적이 있었다. 한 시간 반 만에 찾았는데 화장실에서 유서를 쓰고 있었다. 
 그때는 몰랐다. 왜 이걸 이렇게 못 버틸까 생각했었는데 요즘 사건이 많이 터지는 걸 보면 아, 이게 사람마다 받아들이는데 있어 차이가 크겠구나 하고 생각한다. 사실 이게 거의 가혹행위를 예방하거나 줄이자고 하는데 이거는 단절은 제가 봤을 때는 사실상 불가능인 것 같다. 사실 없어서도 안될 것 같다. 

 K2공군 11전투비행단 김용희(23세): 저 같은 경우에 올해 5월에 전역했는데 처음에 입대해서 대구로 자대를 배치 받았을 때는 우리 같은 경우에는 체육복이 있었다. 위로 올리는 거, 하루는 더워서 내렸다. 내렸는데 왜 내리냐고 맞고 어쩌다가 걷다 보니 슬리퍼를 질질 끌 수도 있는데 그걸 가지고도 맞았다. 나는 당해보기도 많이 당해봤지만 피의자가 돼 보기도 해봤다. 우리 사무실에 사람이 전입해 왔는데 기수는 어린데 나이는 나보다 훨씬 많은 사람이었다. 그 사람도 어떤 사연이 있었는데 그 얘기를 들으니까 나도 그 사람을 좋게 대하기 싫어지더라. 일을 가르쳐주기는 가르쳐주는데 조금이라도 모르면 좀 심하게 뭐라고 하고 했었다. 

 해병대 하용대(23세): 일단은 남자는 기 싸움, 공동체를 지키기 위한 , 체계유지를 위한 다툼 같은 것은 어딜 가나 있다고 생각한다. 어디에나 있는 건데 정치적으로 이용돼서 이슈화된 것은 아닌가 생각하는 부분도 있고 개인의 성격이나 성품에 따라서 강도나 빈도에 있어서 많은 차이가 난다고 생각한다. 

 미필자 신동엽(22세): 속된 말로 ‘개죽음’이라고 생각을 한다. 이러한 사건·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좀 더 제도적으로 보완을 한다 던지 아니면 병영문화 같은 것들이 좀 더 개선돼야 미필자인 내가 군에 
입대할 때도 ‘진짜 나라를 지키러 가는구나’하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김정안: 하용대 씨, 해병대를 나왔다니 궁금한데 나도 친구 중에 해병대 나온 친구가 있는데 제일 표면적으로 사고가 많이 일어나는 건 사실적으로 육군이 맞다. 그런데 내부적으로 파고들면 해병대가 더 심할 것 같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부대 자체 규율이라고 해야하나? 해병대 같은 경우 기수가 정해져 있다 보니 처음부터 행동에 제약이 있을 것 같다. 그래서 해병대가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건 없지만 내부적으로는 더 심할 것이라고 예상된다. 어떤지 궁금하다.

하용대: 이슈화가 왜 안 됐는지는 궁금한데 어느 정도 해병대의 존폐위기가 한 번 달린 적이 있었다. 총기 난사사건이 일어났는데 이런 사건을 역사상 처음이었다. 전우를 쏜다는 것이, 전우애 때문에 유지가 되고 있는 부대였는데 총기 난사가 일어남으로써 국회의원들이 해병대를 없애려고 했다. 그런데 제1연평해전이 터지면서 해병대가 연평해전을 성공적으로 막아냈다는 평가를 받으니까 그래도 ‘놔둬 보자’하고 위기를 잠깐 넘기고 유지가 되고 있는 거라서 사고가 일어나도 은폐하려는 시도도 많고 지원병이기도 하므로 소원수리 안하고 버티는 자부심을 가지는 경향이 있기는 있다. 

 Q.실제로 소원 수리제도는 어떤지 궁금하다.

 이수빈: 소원 수리는 실제로 아무 도움이 안 된다. 쓸모가 없다. 경험상 지휘관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대대에 있으면서 대대장이 2번 바뀌었었는데 한번은 소원수리를 익명이긴 한데 전 대원이 있는 앞에서 이야기를 한다. 읽는데 읽고 치우면 모르겠는데 ‘이건 아니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해버린다. 그리고 어떻게 아는지는 모르겠지만 다 알아내더라 왜냐하면 그걸 관리하는 사람이 대대장이기 때문에 심지어 필체대조까지 다 해본다. 그래서 소원 수리는 안 하는게 맞다. 

 신동엽: 그럼 이메일로 받으면 되지 않는가? 

 김정안: 소원수리는 안하는 게 맞다. 이등병의 경우 자기가 힘들어서 썼다고 하면 어느 정도 용인이 되겠지만 선임이 돼서 쓰게 되면 대대장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움직여야 하니 힘든 건 본인들이다. 그리고 선임들은 쓸 이유가 없다. 왜냐하면 그만큼 계급이 되기 때문에 군 생활을 편하게 하기 때문이다. 안 써도 이 생활에 녹아들었으니까 내가 굳이 계급사회에서 누리고 있는데 쓸 필요가 없는 것이다. 

 하용대: 군대에서 이런 것들을 막는 행위는 무조건 보상심리라고 보는 게 맞는 것 같다. 내가 편한데 왜 얘는 나를 편하게 안 해주지 그런 것 때문에 발생하는게 거의 90%이고 지금 뉴스에 이슈화되고 있는 부분도 다 이런 것 때문인 것 같다. 진짜 윤 일병 가해자 같은 경우는 완전 싸이코스러울 정도로 정신적으로 이상한 친구들이고 그런 사람들은 사회에서 이슈가 됐어도 됐을 사람이다.

 Q. 가혹행위의 현 문제와 가혹행위 근절을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이수빈: 간부들 사이에 부조리가 더 많은 것 같다. 신임 소대장 신임하사 같은 경우에는 연장근무를 다 자신한테 떠맡기니까 스트레스를 병사들에게 풀어버리는 것이 아닐까. 이번 사건 같은 경우에는 병사들 사이에서 문화개선을 한다고 하는데 문제는 간부들이 가장 많은데 가장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 해결을 못 하고 있고 접근 자체를 잘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송명수: 사실 간부 문제에 있어서 공감을 많이 하는데 똑같다고 본다. 원칙적으로는 계급차이가 얼마 나지 않더라도 상호존대를 해야 한다. 실질적으로 그렇지 않다. 지위가 높으면 높을수록 지위나 권한이 높다는 것도 있겠지만 책임이 따르게 된다. 어떻게 보면 일선 간부가 욕을 많이 젤 많이 먹으면 가장 마지막 하급 계급이 고생을 하는 것이다. 수직적인 관계이다 보니 계급 간에 소통이 안 되는 부분도 많다. 그러다가 사고가 터지면 바꾸는 척하다가 원상 복귀되는 것이다. 

 하용대: 가혹행위 사건이 문제가 되는 것은 선임들이 보상심리를 어느 정도 가지고 자신의 계급에 의해서 정당성을 부여받기 때문이다. 영화 ‘명량’을 보면 이순신 장군이 도망간 부하의 목을 베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부분에서 굉장히 전율이 돋았다. 군대는 엄밀히 따지자면 군기가 잡혀야 하는 곳이기 때문에 보상심리와 정당성에 의해서 가혹행위가 발생하는 것이다. 

 김정안: 이번에 뉴스를 보니까 새로운 대안이 훈련소 동기생들끼리 생활관에서 생활하는 거더라.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애당초 위에서 밑으로 내려오는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게 군대인데 그 동기들이 아무리 돈독하고 하더라도 학교 폭력도 마찬가지이듯이 똑같은 라인끼리 거기서도 분명히 고무관이 있어요. 그럼 또 똑같이 자살하고 그렇게 되는 것이다. 똑같다. 동기한테 맞는 게 더 굴욕이지. 너무 단순화하려고 하면서 대책을 내놓으니까 계속 문제가 되는 것이다. 솔직히 윤 일병사건 일어났지만 시간 좀 지나면 똑같은 것이다. 기본적인 근절에 대한 생각 없이 그냥 단순화 하려는 하는 움직임만 있기 때문이다. 

 이수빈: 나는 비슷한 사건이 잇따라 발생한다는 부분에서는 가혹행위 문제가 수면위로 잘못 떠올랐다고 생각을 한다. 윤 일병 같은 경우는 진짜 근성이 대단한 사람이었다. 40여 일을 두드려 맞으면서도 참았다는 거는… 이걸 참을 정도면 이건 어떻게 해서든 문제가 됐을 텐데 죽음으로써 이게 보도가 되니까 기존에 버틸 수 있는 사람들도 사기 전체가 급감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근데 급감을 한 상태에서 훈련을 집어치우고 인성교육을 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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