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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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
  • 승인 2014.07.05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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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남대학교 학생이 된지 이제 1년이 조금 넘었다. 그 동안 대학생으로서 많은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었고 대학 생활의 긍정적인 면을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하지만 1년이라는 시간 동안 씁쓸한 일도 많이 지켜볼 수 있었다. 지난해 8월경, 온라인을 통한 총여학생회 존속여부 설문조사에 참여한 절반 이상의 학생들이 폐지를 찬성하였으나 학생들의 뜻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결국 존속으로 결정되면서 또 다시 이번 학기에 총여학생회가 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 10월경에는 학교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을 통해 공대 학생회 회식비 문제가 드러나면서 언론의 취재를 통해 그 문제가 외부로 드러나 대외적으로 적잖은 망신을 샀다. 책임을 지기로 한 사람이 그 금액을 변상하겠다고 했지만 도대체 언제 그 변상이 이뤄질지는 모르겠다. 이뿐만이 아니다. 본부 측에 의한 문과대 통폐합 구조조정 소식이 알려지면서 문과대 학생들이 어려운 상황에 빠졌고, 설상가상 그 상태에서 문과대 학생회장 선거에까지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면서 문과대는 더욱 곤경에 처했다. 나도 문과대 학생으로서 며칠 전 문과대를 위해 나의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지만 결과적으로 학생회장 자리는 공석이 됐다. 자유게시판이나 영남대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도 이런 문제들로 떠들썩했지만 결국 며칠 지나지 않아 아무도 더 이상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공금운용문제, 선거 관련 문제, 이런 단어들은 지금까지 신문이나 뉴스에서만 봐왔던 단어들이었다. 이런 일들이 내 주변에서 일어날 줄은 상상도 못했었다. 내가 이런 문제점들을 지켜보면서 한 가지 느낄 수 있는 것이 있었다. 바로 문제의 원인을 제공한 것이 바로 우리 학생들이라는 것이다. 대학교도 하나의 공동체 사회이다. 쉽게 말해서 하나의 작은 국가인 것이다. 국민들은 투표 등 여러 가지 형태로 정치에 참여를 하며 자신들이 원하는 사람을 지도자로 만들고 자신들이 원하지 않는 후보를 탈락시킨다. 이렇게 국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를 해야만 정치인들은 국민을 두려워하게 되고 국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사회를 이끌어 나갈 수 있다. 하지만 국민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사회는 발전하지 않는다. 이렇게 평소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으면서 일이 커진 후에야 분노를 하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사실 이 부분에서는 나도 반성을 하는 중이다. 그동안 참여할 수 있는 투표엔 참여를 했지만 그 외에 직접적으로 학생회에서 활동을 한다는 등의 활동은 해본 적이 없었다. 사실 실제로 주변 학우들을 보면 학교가 어떤 상황인지 모르는 학우들이 적지 않다. 학생들이 있기에 학교가 유지되는 것이고 학생회라는 조직도 존재 할 수 있는 것인데 어떻게 보면 우리는 우리의 정당한 권리조차 찾으려고 하지 않았던 것이다. 우리 모두는 동등하게 한 학기 분의 등록금을 지불했고 그에 따라 정당한 권리, 혜택을 행사할 수 있고 누릴 수 있다. 우리가 원하지 않는 대로 상황이 흘러간다는 것을 알아챘을 때, 우리는 그것에 대한 진실규명과 올바른 방법으로의 처리를 유도할 수 있다. 하지만 방금 말했듯이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 그저 하루하루 축제가 언제 시작되고, 오늘은 어떻게 꾸미고, 입어야 하는지 등의 문제들에 관심을 가지는 경우가 많다(그렇다고 이런 것들이 필요 없고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영화 ‘브이 포 벤데타’중에 이런 대사가 있다.

 “국민이 정부를 두려워해선 안된다. 정부가 국민을 두려워해야한다”이 상황과 어울리는 말이 맞는지는 모르겠으나 그 만큼 학교 내에서 권한을 가진 자들이 함부로 그 권한을 남용해 자기들 마음대로 일을 할 수 없게, 그리고 앞으로 다시는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 학생들은 끊임없이 감시하고 비판하고 견제해야한다. 우리는 학교에 대한 주인의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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