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선거’논란, 본질에 주목해야
‘부정선거’논란, 본질에 주목해야
  • 이형선 편집국장
  • 승인 2014.07.05 2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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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부로 영남대 문과대학 학생회 및 과 학생회는 사망했다고 알리고자 합니다’
이는 자신을 졸업생이라고 밝힌 한 학생이 우리 대학교의 자유게시판에 문과대학 전 학생회의 부정선거에 대해 폭로한 글의 제목이다. 이 글에서 그는 우리 대학교 학생 사회가 거꾸로 가고 있다며, 이미 부정선거로 인해 자격이 박탈당한 문과대학 전 학생회장이 아직까지도 여전히 학생회장을 사칭하고 다니며 학과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 밖에도 문과대 일부 학과의 학회장들 역시 선거 시행 세칙에 어긋나는 부정 선거 행위를 저질렀다며 규탄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야간강좌개설학부의 경제금융학부 학회장에 대해서도 부정선거 의혹이 일고 있다. 야간강좌 경제금융학부의 학회장이 지난 2학기에 학생회비를 납부하지 않고 선거에 출마해 당선된 후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우리 대학교 자유게시판을 비롯해 제2과학도서관, 상경관 게시판에 게시된 대자보를 통해 드러났는데, 해당 대자보는 야간강좌 경영학부 학회장이 작성한 것이다.

 부정선거. 일반 대학생이라면 부정선거라는 말은 주로 신문이나 뉴스를 통해서만 접하던 말일 것이다. 필자 역시 신문사 생활을 한 지 어느덧 3년 차에 접어들고 있지만, 부정선거라는 꺼림칙한 말을 이리도 자주 듣게 될 줄은 생각지 못했다. 대학을 두고 흔히 ‘지성의 전당’이라고 말하곤 한다. 아직 완전한 사회인이 되기 전, 비교적 순수한 마음을 갖고 학문이라는 본업에 충실해야하는 곳이라는 의미에서 붙여진 명칭일 것이다. 그런데 지금 그 내막에 어떠한 문제가 도사리고 있든지 간에, 이러한 문제가 계속해서 불거지고 있다는 것은 우리 대학교의 학생 사회에 대해 우려를 표하게 한다.

 이번 부정선거 논란을 두고 교내에서는 여러 가지 말들이 많았다. 학생회 파벌 간의 세력 다툼이라든지 또는 개인 대 개인의 감정싸움이라든지 하는 식의 소문이 일파만파 퍼지기도 했다. 문과대학과 야간강좌개설학부의 일부 학생회가 부정선거를 저질렀다는 논란이 일자, 일각에서는 해당 문제에 대해 들춰내려 하는 학생들을 비난하는 사람들도 생겨났다. 부정선거를 자꾸 문제 삼는 것에 숨은 의도가 있지는 않나 의심하는 것이다. 실제로 자유게시판에서는 모 단과대학의 학생회 이름이 호명되기도 하는 등 파벌 싸움을 조장하지 말라는 식의 논쟁이 오가기도 했다.

 위와 같은 소문의 사실 여부와 그 근원지를 확실히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에서 우리가 무엇보다 주목해야 할 것은 논란의 본질이다. 부정선거 논란에 대해 계속해서 언급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또는 해당 문제를 수면 위로 떠오르게 한 것에 어떠한 의도가 있는지 보다, 우리 대학교의 학생회에 부정선거가 일어났다는 사실 자체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부차적인 문제들을 신경 쓰다가 본질을 제대로 돌보지 못한다면 이는 돌이킬 수 없는 실수로 이어질 것이다.

 지금의 논란이 어디서부터 누구에 의해 시작됐는지는 문제가 해결된 후에 생각해도 늦지 않다. 학생들이 신뢰할 수 있는 학생회가 되기 위해서는 해당 학생회를 선출하는 과정에서의 투명성이 전제돼야 하며, 이를 위해 지금 불거지고 있는 부정선거 논란을 깨끗이 씻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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