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과 인성(人性)교육
취업과 인성(人性)교육
  • 영대신문
  • 승인 2014.07.05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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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문, 주당 강의 시수 평균 13시간 이상, 취업스터디 지도, 학과장, 취업담당교수, 기타 보직 겸직, 교수법, 각종 위원회 회의, 학회, 연구소, 외부 강의, 기업방문 등. 아마도 대부분의 교수들은 이 중 최소 너뎃 가지 정도는 해당될 것이다. 그 중에서도 요즈음 대학이 원하는 부분은 취업관련 부분이 아닐까? 이제 곧 5월이 지나면 상반기 취업률 전쟁이 막을 내린다. 주요 대학평가에서 6월 1일자 건강보험 DB에 올라온 취업자를 기준으로 삼기 때문이다. 교육부의 대학평가뿐만 아니라 각종 언론사에서 실시하는 평가에서도 빠지지 않는 것이 취업률이다. 그렇다보니 각 대학마다 각종 제도와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취업관련 부서가 가장 중요한 부서 중의 하나가 되었다. 우리대학도 예외는 아니다. 각 학과마다 취업담당교수가 있으며, 취업률집계 결과와 학과 구성원별로 취업지원 활동실적을 보고해야한다. 이 뿐만 아니라 매주 모든 학과의 취업률을 공시하고 목표취업률을 달성한 학과와 그렇지 못한 학과를 구분한다. 이 모두가 취업률을 높이고자 하는 뜻에서 비롯된 것이다. 취업률을 높여야한다는 것은 이제 거부할 수 없는 한국 대학사회의 숙명처럼 되어 버렸다.

 최근 언론에 등장하는 취업관련 기사 제목을 보면 다음과 같다. “취업 전엔 영어, 취업해보니 인성이 중요”, “취업 시 외국어보다 인성 중요”. 여기서 공통점은 인성(人性)이다. 기업 인사담당자들이 ‘최악의 꼴불견 면접자 유형’으로 꼽은 항목들을 보더라도 대부분 구직자의 인성과 관련된 것이 대부분이다. 우리대학에서 발표된 ‘커리어 로드맵 개발 연구보고서’를 보더라도 기업체 설문결과 ‘인성교육’의 중요성이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났음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지난 3월에 지역의 강소기업 2군데서 인재추천을 요청받았다. 기업에서 원하는 스펙을 알려주면서 빠지지 않고 요청하는 것이 ‘가능하면 성격 좋고 착실한 학생’을 추천해달라는 것이다. 기업들은 학생들이 선호하는 해외 어학연수, 학점, 영어성적, 인턴 경험과 같은 스펙보다는 인성을 더 중요시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인성은 요즘 유행하는 말하자면 ‘인문학적 소양’에서 비롯된다. 그렇다보니 대기업이나 금융권에서는 아예 스펙을 일절 배제하고 인문학적 소양만으로 신입사원을 채용한다고 공고하기도 한다. 물론 그것을 어떻게 따져볼 것인가에 대한 문제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그렇다면 우리 대학은 인문학적 소양과 인성을 갖춘 인재를 키우는데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을까? 인성교육에 양적, 질적인 투자를 한다면 좀 더 당당하게 취업률 전쟁에 임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취업의 질 또한 당연히 높아질 것이다. 예부터 우리는 ‘인재(人材)’의 개념을 선비와 같은 인문적인 ‘문화인’에서 찾았다. 이것은 서구에서 인재라 여기는 기능적인 ‘전문인’과는 다른 우리 방식의 인재양성 개념일 것이다. 우리 대학이 이러한 마인드로 학생들의 진로개발에 접근한다면 ‘사람이라는 재목을 키우는’진정한 교육기관이 될 것이다.

 최근 우리대학은 ‘Y형 인재육성’의 일환으로 학생들을 ‘인성을 갖춘 인재’로 길러내고자 안동에 있는 한국국학진흥원 및 도산서원선비문화수련원과 협약을 맺었다. 향후 두 기관은 △전통문화 체험 프로그램 △선비정신 교육 △기술과 인문 융합교육 △영남지역 역사문화 이해 △리더십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그간 지역에서 많은 인재를 배출한 우리대학이 이제는 인성교육에까지 관심을 기울여 제대로 된 인재를 길러내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이러한 프로그램들은 우리대학 학생들이 다양한 경험과 교육을 통해 훌륭한 인성을 함양하고 이를 바탕으로 창의성과 진취성을 갖춘 우리사회의 핵심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을 제공할 것이다. 이제 학생들의 취업도 인성교육처럼 대학의 본분인 교육적인 측면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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