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그만 받고 싶어요!
스·트·레·스 그만 받고 싶어요!
  • 박상준 기자
  • 승인 2014.07.05 18: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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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부분의 학생들이 대학교에 들어오면서 자유로운 생활을 마음껏 누릴 수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도 잠시 우리는 자유로운 생활보다 각박한 현실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쳐야 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취업난에 따른 치열한 경쟁과 압박감, 미래에 대한 불안, 인간관계 등으로 인해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이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 몸에서는 여러 가지 호르몬이 분비된다. 이러한 호르몬은 어떠한 작용을 하고 있으며 만병의 근원이라 불리는 ‘스트레스’가 우리 몸에 어떠한 영향을 줄까? 스트레스에 대해 영남대학교 의료원 구본훈 교수(정신건강의학과)를 통해 들어봤다.

 내 몸의 적, 스·트·레·스

 
 ◆코르티솔, 두 얼굴의 스트레스 호르몬=스트레스와 같은 위험한 상황이 닥치면 우리 몸은 이를 이겨내기 위한 호르몬을 분비한다. 교감 신경계가 활동하기 시작하고 부신에서 에피네프린(epinephrine), 노르에피네프린(norepinephrine), 스테로이드(steroid) 계열의 호르몬이 분비된다.
 에피네프린은 흔히 아드레날린(adrenaline) 이라고도 불리며, 스트레스를 받으면 뇌나 뼈대 근육 부분의 혈관을 확장시켜 근육이 스트레스에 잘 대처하도록 한다. 노르에피네프린 역시 에피네프린과 비슷한 작용을 한다. 스테로이드 계열의 호르몬인 코르티솔(cortisol)은 부신피질에서 분비되는 당질 코르티코이드이다. 코르티솔은 지방산과 단백질을 분해하여 혈중 포도당 농도를 증가시켜 우리 몸을 스트레스로부터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또한 포도당은 뇌로 공급되어 기분 조절에도 도움을 주고 면역 작용을 억제해 염증의 원인이 되는 물질을 감소시키는 기능을 한다.
 이렇게 우리 몸을 보호하기 위해 분비되는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때로는 악영향을 주기도 한다. 장시간 동안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코르티솔이 과다 분비되고, 이로 인해 우리 몸은 피로를 느낀다. 또한 코르티솔 과다 분비는 자율신경 조절에 이상을 주며 면역력 저하, 비만, 고혈압, 당뇨, 피로, 우울증 등을 발생시키기도 한다. 특히 인간의 기억과 감정을 담당하는 부위인 해마에 독작용을 한다.
 이 외에도 카테콜라민(catecholamine), 엔돌핀(endorphin) 등의 많은 호르몬이 분비된다. 카테콜라민은 신경전달물질로서 심박 수를 증가시키고 혈관을 수축시켜 혈당을 올려 우리 몸이 추위를 느끼거나 피곤함과 같은 상황들을 조절할 수 있도록 해준다. 엔돌핀 역시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뇌에서 분비된다.

 ◆스트레스에 반응하는 몸=스트레스를 받으면 우리는 많은 피로감을 느끼고 심하면 두통, 복통에 시달리기도 한다. 이뿐만 아니라 심리적으로 예민해지기도 하고, 식욕 저하나 증가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리 신체는 어떻게 반응할까?
 지난 19일 본지는 우리 대학교 학생 342명을 대상으로 스트레스로 인한 신체적 변화에 대해 앙케이트를 실시했다. 그 결과 51%(176명)가 ‘심리적인 변화(짜증, 예민, 우울)가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세로토닌, 도파민, 노르에피네프린 등 감정을 조절하는 뇌의 신경전달물질이 불균형하게 발생하기 때문이다. 또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지속적으로 받으면 코르티솔은 과다 분비된다. 이로 인해 긴장상태가 장기간 유지돼 집중력이 떨어지고 신경이 예민해 진다.
 더불어 스트레스가 일시적인 것이 아닌 오랜 기간 동안 지속되는 경우 당질코르티코이드가 오히려 기억과 관련된 해마와 뇌세포의 미토콘드리아 에너지 생산을 억제해 우울증이나 치매를 불러올 수도 있다. 우울증에 걸리면 우울증 자체가 스트레스로 작용해 우울증을 더욱 악화하기도 한다.
 또한 17.8%(61명)가 ‘급격한 체중변화’를 느꼈다고 응답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식욕이 증가하는 경우가 많다. 코르티솔이 스트레스로 인해 분비되면 에너지 소모를 높이는 렙틴(leptin)의 작용을 둔하게 만들어 식욕을 왕성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지방이 늘어나 체중이 증가하고 근육량은 줄어들게 된다. 근육량은 줄어드는 반면 체중과 지방은 늘어날 수도 있다.
 당뇨병 위험도 무시할 수 없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인슐린은 더욱 많이 분비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스트레스 호르몬(코르티솔, 글루카곤, 성장호르몬, 카테콜아민)이 나오고 당 수치를 높인다. 그러면 우리 몸은 올라간 당 수치를 낮추기 위해 인슐린을 분비하고 혈액 속에 당을 세포로 집어넣어 혈당 수치를 낮춰준다. 그러나 오랜 시간동안 스트레스를 받으면 당 수치를 낮추기 위해 인슐린 분비 양도 장기적으로 올라간다. 문제는 인슐린 수치가 장기적으로 올라가면 세포들이 인슐린 신호를 거절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인슐린 저항증으로 인해 혈당량이 높아져 당뇨병에 걸리게 되는 것이다.
 스트레스는 성 호르몬에도 영향을 준다. 스트레스중추가 지나치게 활성화돼 스트레스 물질이 성 호르몬에 직접 작용하여 성기능을 억제할 수도 있다. 스트레스는 체내 성 호르몬과 카테콜라민 등 신경 전달물질의 농도를 변화시켜 대뇌에서 성욕을 억제한다. 결국 성적 자극에 대한 성 기관(Sexual Organ)의 혈관 확장과 신경 흥분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스트레스 없이 살 수 없다. 개개인마다 스트레스를 받는 정도에 차이가 있으며, 스트레스를 줄일 수는 있어도 완전히 해소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그렇다 해서 스트레스가 없는 삶이 무조건 좋고 건강한 것은 아니다. 장시간 유지되는 스트레스가 아닌 적절한 스트레스라면 자신감을 키워주고 일의 생산성과 창의력을 높여 주는 등의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

 
 

 ◆스트레스를 받는 원인은?=누구나 스트레스를 받아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초등학생, 중학생 때는 부모님의 잔소리, 고등학생 때는 성적과 대학 입시가 스트레스의 주된 원인이다. 대학생은 취업이라는 요인 때문에, 취업을 하고서는 직장을 가지면 직장 상사와 가정 문제 등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러한 이유 외에도 대인관계나 이성친구 등의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실제 우리 대학교 학생 360명을 대상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원인에 대해 실시한 앙케이트에서 38%(137명)가 ‘취업에 대한 압박’, 27.5%(99명)가 ‘성적 관리’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손혜진 학생상담센터 연구원은 “대학교를 다니며 결과물을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과 부담감으로 인해 스트레스가 나타날 수도 있다. 스펙도 쌓아야 하고 취업의 문은 좁아 현실적인 상황이 스트레스를 준 것 같다”고 밝혔다.

 스트레스,  나는 이렇게 풀어요!
 아르바이트 구인·구직 포털 알바천국에서 대학생 495명을 대상으로 2008년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대학생들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 중으로 38%가 ‘음주’를 한다는 결과가 나타났다. 음주와 같은 해소법은 극단적일 경우 자살 충동까지 불러 올 수 있다. 우리는 스트레스를 단순히 술과 담배로 단기간 해결하려 하기 보다는 근본적인 원인을 먼저 찾는 것이 필요하다. 구본훈 교수는 “술과 담배는 일시적으로 완화시키는 효과를 일으킬 수 있어 본인에게 맞는 스트레스 해소방법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스트레스의 근본적인 원인을 찾기 위해서는 우선 상담을 받아보는 것도 좋다. 우리 대학교에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스트레스와 관련한 상담을 하는 상담센터가 있다(위치: 학생지원센터 2층). 또한 앞으로 집단 상담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며 프로그램 중에 하나로 스트레스 상담과 관련된 것도 있다. 여러 학생들이 모여 공감대를 형성해 자신이 스트레스를 받는 원인을 찾고 이해해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

 그렇다면 실제 학생들은 어떻게 스트레스를 풀고 있을까? 본지는 지난 19일 우리 대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앙케이트를 진행해 나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에 대해 들어봤다.
 정성학(경제금융2): 평소에 못했던 과소비를 한다. 먹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 가고 싶은 곳에 가서 돈을 쓴다.
 신세인(작곡3): 우리 대학교 자연자원대 연못, 거울못과 같은 조용한 곳에 가서 산책을 하며 생각을 정리한다.
 김지원(경제금융2): 집에 남아 있는 유통기한이 지난 계란을 던지거나, 소리를 지른다.
 김유경(경영3): 참고 참고 또 참다가 가끔씩 눈물을 흘린다.
 김도형(기계4): 심장이 터질 듯이 운동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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