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노랫소리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노랫소리
  • 조민주 기자, 강신애 수습기자
  • 승인 2014.07.01 10: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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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음악의 꽃 버스킹을 찾아서
 

 그들이 길거리에서 노래하게 된 사연은?

 ◆우리나라에서 아직 정착되지 않은 인디음악=인디음악이란 음악가가 상업화에 동조하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을 즐기는 것을 말한다. 인디음악은 특정한 장르로 통칭되지 않고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창작성, 자율성에 치중해 활동하는 문화현상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대 이후부터 뮤지션의 개인 작업실에서 소규모나 제약된 범위로 이뤄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인디음악은 인디음악의 탄생지인 미국, 거리공연의 중심지인 일본과 차이점이 있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일본에 비해 아직 방송에서 인디음악을 공연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 있지 못한 실정이다. 이에 계명문화대학교 생활음악학부 이동욱 교수는 “2005년에 공중파 생방송 도중에 발생한 일명 ‘카우치 사건’으로 인디뮤지션들은 방송 출연 기회를 대부분 상실했다”며 “이로 인해 인디음악이 대중들에게 알려지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반면 우리나라의 인디음악도 록(Rock)을 기반으로 하고 독립성과 다양성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미국과 일본의 인디음악과 공통점이 있다.

 

 

 ◆버스킹 문화의 발전=인디밴드들이 하는 버스킹은 ‘길거리에서 공연하다’라는 의미의 버스크(Busk)에서 유래됐으며 버스킹 공연을 하는 사람을 버스커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오래전부터 버스킹이 행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 교수는 “버스킹이 탄생 된 계기는 단정 지어 말할 수 없지만, 인디 뮤지션은 특정 공간에서 일부 관객을 위해 공연을 하거나 자신들을 알리기 위해 버스킹을 한다”고 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국내 인디음악을 중심으로 인디음악과 주목할 만한 버스커를 소개하여 버스킹 문화를 알리는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 한 예로 디지털 오디오 방송 Digital Radio KISS에서는 우리나라 최초로 인디 음반 유통사와 기획사가 협력해 3년 전부터 ‘인디 뮤직 스페셜'을 진행하고 있다. 인디 뮤직 스페셜은 24시간 동안 인디뮤직을 방송하는 국내 유일한 전문 채널이다. 이와 관련해 Radio KISS 편성제작부 이광훈 부장은 “홍대를 중심으로 버스킹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인디음악에 대한 관심은 지속적이지 않다”며 “꾸준히 버스킹을 하며 인디음악을 알리고 있는 뮤지션들을 소개할 매개체가 필요해 보였다. 그래서 이번 프로그램을 제작하게 됐다”며 의견을 전했다.

 ◆대구·경북지역의 버스킹=요즘 들어 대학가 주변으로 버스킹 문화가 확산돼 가는 추세다. 특히 서울 홍대 주변은 우리나라의 대표적 버스킹 장소로 알려져 있다. 이에 비해 대구·경북 지역은 버스킹 문화가 널리 퍼져있지는 않지만 김광석 길과 동성로, 경북대학교와 우리 대학교 등에서 버스킹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이응밴드의 황인규 씨(물리4)는 “대구·경북지역이 예전보다 버스킹할 여건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진 많이 부족하다”며 “버스킹을 할 수 있는 공간이 확보돼 다양한 공간에서 많은 사람을 만나며 공연을 하고 싶다”고 했다.

 

 그에 반해 대구·경북지역에서 버스킹이 잘 이뤄지고 있다는 의견을 보이는 버스커도 있다. 버스킹 팀 비글스에서 기타를 담당하고 있는 김준환 씨는 “서울이 버스킹문화가 더 발달된 곳이라는 의견에 회의적이다”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서울은 대구보다 인구가 많아 상대적으로 관객의 수도 더 많아 보이는 것이지 관객의 호응은 공연자의 역량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다”라고 했다. 지난 14일 우리 대학교 앞에서 이뤄진 버스킹을 공연을 본 염승호 씨(기계2)는 “버스커와 관객이 소통하는 모습이 재밌었다”며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공연을 즐길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카우치 사건: 2005년 7월 30일, 문화방송의 생방송 음악캠프에서 밴드 럭스와 함께 무대에 올랐던 20여명의 펑크인들 중 ‘카우치’멤버 2명이 바지를 벗고 하반신을 드러낸 장면이 2초에서 3초간 방송된 사건

버스커, 그들을 만나다

 

 

 서울 홍대 버스커

 Q1. 버스킹을 언제부터 시작했나요?
 A1.
노래를 시작하기 전 홍익대학교에서 음악과 관련 없는 기계공학을 공부했다. 그런데 대학교를 다니면서 노래 부르는 것에 관심이 생겨 결국은 가수가 되기로 마음먹게 됐고 25살 때부터 가수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가수 활동을 하면서 ‘분리수거’라는 버스킹 팀을 만나 거리공연의 매력을 느끼게 됐다. 그때 거리 공연이 얼마나 재밌고 뜻깊은 일인지 알게 됐다.

 Q2. 버스킹을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2.
대형 기획사에 소속된 가수들은 홍보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 홍보할 수 있는 수단도 별로 없고 공연을 관객에게 직접 보여주는 방식 외에는 홍보 효과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버스킹을 하며 사람들을 만나 자신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Q3. 홍대의 버스킹 문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3.
우리나라에서는 버스킹을 할 수 있는 곳이 그렇게 많지 않다. 서울에서도 홍대나 신촌 외에는 버스킹을 할 만한 곳이 마땅히 없다. 그런데 홍대에는 많은 사람이 버스킹 공연을 즐기고 있다.

 Q4.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무엇인가요?
 A4.
버스킹을 할 때 즉석에서 사람들에게 노래를 만들어 주기 때문에 에피소드가 많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라면 휴가를 나온 군인을 위해 노래를 만들어 준 일이다. 당시 휴가를 나온 한 군인이 전날 여자 친구와 헤어졌다고 눈물을 흘리며 조언을 청했다. 그래서 그를 위해 노래를 만들어 위로를 해줬던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Q5. 버스킹을 하는데 어려운 점은 없나요?
 A5.
근처 상가에서 민원이 발생해 경찰의 제재를 받기도 한다. 이 점은 나 자신과 관객들이 주의하고 맞춰 나가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대구·경북 버스커

 Q1. 버스킹을 하게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1. 버스킹에 대해 관심은 있었지만 사람들 앞에 나설 용기가 없어 시작하지 못했었다. 그런데 후배 선우를 만나 같이 기타를 치며 놀다가 관객이 있는 곳에서 제대로 한번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우리 대학교 천마아트센터 앞에서 버스킹을 시작했다. 처음 공연을 시작했을 때 관객들의 반응이 꽤 좋아 흥미를 느끼게 됐고 그 후 청년 문화벤처기업 ‘온문화’에서 소개해 준 행사장에서 자주 공연을 하게 됐다.

 A2. 현재 ‘온문화’라는 청년 문화벤처기업에서 일하고 있다. 주로 대구 인디밴드를 모아 공연을 진행하는 일이다. 이 일을 맡아오면서 나도 버스킹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Q2. 서울지역과 대구·경북지역을 비교했을 때 버스킹을 즐기는 분위기에서 차이점이 있습니다. 버스킹을 할 때 관객의 호응도 등 분위기는 어떤가요?
 A1. 서울의 홍대나 신촌 길에는 버스킹을 하는 팀이 많아 음악을 즐기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조성된다. 또한 서울에서는 관객들이 길거리에 같이 앉아 구경한다. 그에 비해 대구 사람들은 같이 즐기고 싶어 하지만 부끄러워 수동적인 자세를 가지는 것 같다. 그래서 공연을 자유롭게 즐기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 편이다. 

  A2. 서울은 관객과 버스커 사이에 허물이 없고 자유로운 분위기다. 그런데 대구는 버스킹 문화가 자리 잡힌 지 얼마 되지 않아 관객들이 낯설게 느끼는 것 같다.

 Q3. 버스킹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최근 페이스북에 올릴 동영상을 찍기 위해 2.28 공원에서 연습을 하고 있었다. 그때 어린아이와 어머니가 찾아와 신청곡을 부탁했었다. 우리의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아이와 기뻐하는 어머니를 보니 뿌듯했다.

 Q4. 관객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그저 지역 인디밴드에게 많은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 또한 관객들과 페이스북을 통해 많은 소통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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