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정치 무관심, 이대로 괜찮을까?
대학생 정치 무관심, 이대로 괜찮을까?
  • 김현정 기자, 박상준 기자, 천정우 기자
  • 승인 2014.06.30 17: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 대학생들의 정치 무관심

 ◆왜 우리는 정치와 멀어졌나=2010년에 열린 제5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투표율은 54.5%였다. 지방선거는 자신이 사는 지역의 삶의 질을 좌우하는 공직자를 선출하는 국가 4대 선거 중 하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표율이 60%가 채 되지 못했다. 당시 세대별 투표율을 살펴보면 20대 전반의 투표율이 45.8%를, 20대 후반의 투표율이 37.1%를 기록하고 있다. 20대 후반의 투표율이 연령대 중 가장 낮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는 20대들의 정치 무관심은 18대 대선 투표에서도 여실히 나타났다. 전국 투표율이 75.8%였던 18대 대선의 연령대별 투표율을 살펴보면 50대가 82%로 가장 높은 투표율을 보였다. 반면 가장 낮은 투표율을 보인 연령대는 65.2%에 그친 20대였다. 이는 투표에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한 50대와 비교했을 때, 큰 차이를 보여주는 결과다. 이제 갓 투표권을 얻은 만 19세의 투표율은 20대 투표율 보다 높은 74%에 이르렀다.

 그렇다면 20대가 정치에 무관심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배지은 씨(지역및복지행정2)는 “정치가 국민들의 의견을 생활에 잘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는 뜻을 보였다. 실제로 한국정치에는 20대의 입장을 대변하는 정당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의견이 많다. 때문에 대학생들의 주된 관심사인 등록금, 학자금을 의제화하기 힘들다. 이러한 현상은 대학생들이 정치에 자신들의 의견이 반영되고 투영되는 것을 느끼지 못하게 해 정치에 대한 대학생들의 무관심을 심화시킨다. 이에 대해 구춘권 교수(정치외교학과)는 “대학생들이 계속해서 자신의 요구를 표출해야 한다”며 “대학생들의 목소리를 높여야만 중앙정부의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대학생들이 정치에 무관심한 근거는 사회구조에서도 찾을 수 있다. 과도한 경쟁사회에서 살아가는 대학생들은 나날이 ‘스펙 쌓기’에 여념이 없다. 취업이 하늘의 별따기인 지금, 대학생이 정치에 참여하고 이끌어가는 것은 불안정한 미래 때문에 자연히 멀어지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익명을 요구한 김 씨(정치외교3)는  “대학생들은 정치 이외에 관심을 가질 것이 너무 많기 때문에 학생들이 정치에 관심이 없는 것 같다”는 입장을 밝혔다.

 ◆권위주의 정권시기, 민주화를 열망한 대학생들의 움직임=EIU(Economist Intelligence Unit)가 2010년 157개의 국가를 대상으로 민주화정도를 측정한 결과 한국은 세계 20위, 아시아 1위로 순위가 매겨졌다. 그러나 처음부터 우리나라가 민주화를 원활히 이룩한 것은 아니었다. 우리나라는 수차례 시민운동을 거치면서 점진적으로 민주화를 이뤄왔다. 주목할 점은 이러한 과정에서 대학생들의 집결과 대항이 민주화에 큰 공을 이뤘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는 대학생의 정치 참여가 전만큼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지 않다. 그렇다면 과거 권위주의 정권시기에 민주화를 이룩하기 위한 대학생들의 움직임에 대해 알아보자.

 ‘민주공화국’을 향한 걸음마를 뗀 시기에는 공무원들의 부정부패와 소수의 기득권층을 중심으로 비민주적인 정치가 이뤄졌다. 이 때 학생들은 정치에 저항, 투쟁하는 중요한 세력이었다. 1960년 4월 19일, 전국 대학생과 고등학생들은 부정선거에 대한 반부정(反不正)·반정부(反政府)시위를 시작했다. 그들은 ‘학생들은 더 이상 현실을 좌시할 수만은 없으며 정의와 민주수호를 위해 궐기해야한다’며 전국에 시위의 움직임을 확산시켰다. 뿐만 아니라 5.18민주화운동, 6월 민주항쟁에서도 학생들은 권위주의 정부의 비민주적 정치를 타도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이처럼 학생들의 정치참여는 국민들이 열망했던 대통령 직접 선출과 개헌이라는 민주화를 이루는데 이바지했다. 이에 대해 구 교수는 “당시 대학생들은 지식인으로서 사회적 책임감, 사회적 약자를 보호해야한다는 도덕적 의무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며 “이로 인한 적극적인 사회참여가 대한민국의 민주화를 진전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현재는 학생들의 집단적 정치 참여 움직임을 찾아보기 어렵다. 민주화를 갈망하던 학생 운동이 시대가 흐름에 따라 일부 급진적이고 주변화됐기 때문이다. 가령 일부는 북한과의 통일을, 일부는 사회주의를 주장했다. 이러한 학생 운동은 국민들이 원하는 시민운동과는 이질적인 것이었으며, 이에 점점 소외되어 학생들이 주류가 되는 운동을 계속해 나갈 수 없게 된 것이다.

 ◆왜 우리는 정치에 참여해야 하는가?=대학생들은 수동적인 20대, 정치에 무관심한 20대로 치부되기도 한다. 또한 현세대는 민주화를 이룩하기 위해 노력했던 기성세대들과 달리 변화된 사회 속에서 취업을 준비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 이러한 시대 상황으로 인해 기성세대와 똑같은 잣대로 지금의 20대를 평가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대학생들의 정치참여는 개인의 자유라고 주장한다. 정치에 관심을 가져서 자신에게 이득이 없다면 굳이 정치에 관심을 둘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백승대 교수(사회학과)는 “요즘 젊은 세대들은 취업에 모든 관심을 기울이고 있고, 사회 전체의 흐름과 맞물려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강하다 보니
골치 아픈 정치 문제에 대해 관심이 없는 것 같다”고 답했다.

 그럼에도 우리가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우리나라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만 19세 이상의 대한민국 국민은 대통령,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의 의회의원 및 장의 선거권이 있다고 명시돼 있다. 이는 국가에서 보장한 국민의 권리이자 자격인 것이다. ‘자유는 책임을 의미한다’는 말이 있듯이 무엇보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 대의민주주의 사회에서 선거에 참여하는 것이 한 국가 시민으로서의 역할이자, 정치 참여의 시작이다.

 두 번째는 비난이 아닌 비판을 위해서다. 지난해 ‘안녕들하십니까’라는 대자보에서도 알 수 있듯이, 현재 사회에 대한 대학생들이 불만이 적지 않음을 드러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대학생들의 의식을 깨우기 위한 움직임에 대해 온갖 유언비어가 SNS를 통해 나타나기 시작했고, 대학생들의 사회에 대한 순수한 저항의 의미가 퇴색되기도 했다. 또한 현세대는 사회에 어떠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무작정 비난을 하는 것이 아니라, 평소에도 관심을 가지고 비판을 할 수 있는 정신이 필요하다. 이에 구 교수는 “대학생들이 무관심 할수록 기득권층은 자신의 이득만 취할 것이다. 평소에도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자신들의 노력으로 문제를 공론화 시켜 사회에 관철시킬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지금의 대학생들이 하루아침에 정치에 열정적인 세대로 바뀔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정치에 무관심한 지금의 20대가 앞으로 30대, 40대가 될 것이고 우리 사회를 이끌어갈 기성세대가 된다. 이에 백 교수는 “지금 젊은 세대가 나이가 들어 사회적 지위를 갖게 되면, 사회적 의사결정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그때에 시대가 요구하는 것에 맞게 우리 사회를 더욱 밝은 사회로 만들 수 있는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며 “우리 자신의 삶과 후손들을 위해 지금부터 정치에 대한 꾸준한 관심과 여러 경험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우리 대학교 학생들에게 선거란?

 본지는 다가올 6·4 전국동시지방선거에 대한 우리 대학교 학생들의 인식을 알아보기 위해 앙케이트를 실시했다. 질문 항목은 ‘6·4 전국동시지방선거 후보자를 아시나요?’와 ‘6·4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얼마나 관심이 있으신가요?’의 2가지다. 이에 총 372명의 학생이 참여했으며 결과는 아래의 표와 같다.

 

 정치에 참여하고 있는 우리 대학교 학생

 
 김병래(국제통상2)

 Q. 지금 하고 있는 정치활동은 무엇인가?

 A. 새누리당 대학생위원회와 중앙미래세대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Q. 정치 활동에는 언제부터 관심을 가지게 됐나?

 A. 중학생 때부터 관심을 가졌다. 그런데 정당 활동은 성인부터 할 수 있기 때문에 대학교 입학 후 정당에 가입했다. 처음에는 굳이 정당에 들어가서 정치 활동을 할 생각은 없었는데, 지난 대선에서 내 손으로 뽑은 후보가 더 잘 될 수 있도록 도움이 되고자 가입하게 됐다. 또한 대부분 대학생들은 어떤 사회문제에 부딪혔을 경우 자신의 작은 힘이라도 기울여 바꿔보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 그러면서 사회 탓이나 남 탓을 하고 현실에 안주해 버린다. 그렇기 때문에 국가경쟁력도 떨어지고 있다.

 Q. 정당 활동을 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A. 정치에 단순히 관심만 가지고 지켜보기만 한다면 우물 안 개구리가 될 수 있다. 정당 활동을 하면서 나와 같은 정당이지만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만나고, 다른 성향의 사람들과 만나면서 나의 생각이 100% 옳지는 않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런 사람들을 만나면 나의 생각과 가치관을 정리하는 등 배울 점이 많다. 또한 정부 사람들과 만날 기회도 있는데, 나의 건의사항이 직접적으로 정책에 영향이 가는 것은 아니지만 청년의 눈으로 조언을 해줄 수 있었다. 한 사람의 힘이 결코 미약하지 않다고 느낄 수 있었다.

 Q. 대부분 학생들이 정치에 무관심해 보인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A. 우리는 보다 나은 나라를 후손들에게 물려주기 위해 더욱 성숙하고 발전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또한 개인적으로 선거권은 권리인 동시에 의무라고 생각하는데 정치에 무관심하면서 어떻게 투표를 할 수 있을까. 그리고 관심을 가지더라도 사실에 기반을 둬야 한다. SNS를 통해 대부분 학생들이 잘못된 사실에 ‘댓글’을 달고 ‘좋아요’를 누르는데 마치 자신들이 깨어있는 시민인 것처럼 착각을 한다. 진정으로 관심이 있다면 자신의 전공과 관련된 국가 부처에도 관심을 가지고 관련된 정책도 보며 더 나은 국가로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남가희(정치외교3·휴)

 Q. 지금 하고 있는 정치활동은 무엇인가?

 A. 김부겸의 파란 캠프에서 수행 및 홍보를 담당하고 있다. 우리 대학교 UBS 방송국에서 3년 간 일했기 때문에, 장점을 살려 선거캠프에서 촬영 및 영상 편집을 하고 있다.

 Q. 정치 활동에는 언제부터 관심을 가지게 됐나?

 A. 개인적으로는 아버지가 정당 활동을 했기 때문에 어릴 적부터 자주 봐왔다. 그래서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게 됐다. 또한 이런 정치 활동을 하면 무엇이든 배울 것이 있다고 생각했다.

 Q. 활동을 하면서 느끼신 점은?

 A. 아직 어리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다른 학생들이 대학생위원회로 선거캠프에 참여하는 것과 달리 나는 본 캠프에서 어른들과 함께 일한다. 모든 선거캠프 사람들이 맡은 일에 책임감과 열정이 있다. 나도 무엇인가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다. 다들 자신의 목표를 위해 열심히 사는 것을 보면서 나도 더 힘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Q. 대학생들이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A. 투표를 하지 않는 세대는 정치적 힘이 없다. 최근 ‘안녕들하십니까’등의 대자보를 보면 대학생들도 사회에 불만이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전체연령 중에서 가장 투표율이 낮다. 대학생들이 원하는 반값 등록금과 같은 요구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투표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정치인들이 대학생들을 우습게 본다.

 내가 선거에 무관심한 이유는 [      ] 다?

 개인의 신념, 국민이 원하는 국론에 의해서 정치적 행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당에 의해서 행동하는 모습이 싫다. 문성원 (기계1·휴)

 관심을 가져도 변하는 게 없고, 시대 흐름에 맞게 공약만 바뀔 뿐 자신의 신념이 있는 정치인이 없다고 생각한다. 황정민(경영4)

 정치인들에 대한 깊은 실망 때문에 의견 통합이 불가능해 보인다. 양문석(경영06·졸)

 정치인들의 비리와 관련한 사건을 많이 접하면서 정치에 대한 신뢰도가 부족해졌다고 느낀다. 또한 국민들이 정치인들에게 바라는 점이 신속하게 개선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김산(국제통상2)

 학점관리, 취업준비 등 준비할 것이 많은데, 정치까지 관심을 가질 여력이 없다. 이동희(경제금융4)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