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하는 대학생
침묵하는 대학생
  • 김현정 기자
  • 승인 2014.05.12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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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와 학생이 적극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수업이뤄져야
  “The important thing is not to stop questioning. Never lose a holy curiosity”세기의 천재, 아인슈타인이 한 말이다. 이는 호기심의 중요성과 끊임없이 던지는 질문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끊임없는 질문과 호기심에 관대하지 않다. 호기심이 있다고 질문을 하는 적극적인 분위기는 찾아보기도 어렵다. 사회의 축소판이라는 대학에서도 그 현상은 나타난다. 교수가 질문이 있느냐고 물어도 질문을 하는 학생은 극소수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가 한국에 만연한 원인에 대해 알아보고 대학생들에게 ‘질문과 대답’이란 무엇인지 알아보자. 

무엇이 대학생을 침묵하게 하나?

 ◆대학생, 우리가 공부하는 방법=한국 대학의 강의실은 어떤 모습일까. 시종일관 교수가 자신의 지식을 쏟아내느라 바쁘다. 학생은 자리에 앉아 교수의 말을 듣는다. 필기도 하고 중요한 부분에 별표도 하지만 듣기만 한다. 1시간 15분 동안의 경청이 끝나면 공부도 끝난다. 수업 중 궁금증이 생기면 책을 찾아보거나 친구에게 물어본다. 교수님께 여쭤보고 싶지만, 수업 중 질문하는 것은 유별난 학생으로 찍힐 수 있으니 보류한다. 수업을 마치고 물어보리라 결심했지만, 왠지 이마저도 쉽지 않다.
위의 모습은 대부분의 학생이 공감할만한 내용일 것이다. 교육현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면서 조별 학습, 체험 학습, 토론 학습 등을 통해 교수와 학생 사이 쌍방향적 소통이 이뤄지는 추세다. 그러나 여전히 대부분의 수업은 교수는 설명하고 학생은 수용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우리 대학교 학생에게 질문과 대답이란=우리나라에서 수업시간에 질문하는 것은 많은 용기가 있어야 하는 일이다. 수업이 끝난 후 교수님께 개별적으로 묻는 것은 비교적 부담이 덜하다. 교수님이 한 질문에 대답하는 것도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질문과 대답’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우리 대학교 학생의 의견을 들어봤다.
 평소 질문을 잘하느냐는 질문에 ‘아니다’고 대답한 학생에게 질문이 꺼려지는 이유에 관해 물어봤다. 박리리 씨(건설시스템3)는 “쉬운 내용을 물어보면 교수님이 타박하실까봐 걱정이 된다”고 대답했다. 이어 임석규 씨(행정3)는 “자기 생각을 말하는 것이 좀 꺼려진다”는 의견을 밝혔다. 또한 김태형 씨(사회2)는 “혹시나 바보 같은 질문을 하면 어쩌나 하는 부끄러움 때문에 질문을 피하게 된다”고 응답했다. 이처럼 학생들은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는 것이 두렵고 창피해 매 수업시간마다 입을 굳게 다물어 버리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심리학과 정봉교 교수는 “학생들이 던지는 질문은 수업시간에 휴식시간 같은 존재다”며 “질문이 수업의 필요과정으로 이뤄져야 하는데 학생들은 튄다는 식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는 의견을 밝혔다.
 또한 수업시간에 질문을 하는 것에 대해 박선영 씨(생명1)은 “질문이 수업의 흐름을 끊는 것 같아 안하는 편이지만, 용기내서 질문을 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는 긍정적인 의견을 보였다.

 ◆우리가 질문을 해야 하는 이유=21세기 정보화시대는 창의적 인재를 요구한다. 이것이 우리가 질문을 해야 하는 이유다. 질문은 지적호기심에서부터 생겨나며 활발한 지적호기심은 끊임없는 질문을 만들어 내고 나아가 질문은 창의적 사고를 가능하게 한다. 가까운 예로 우리 대학교의 Y형 인재는 창의성과 진취성을 강조하며 국가도 경제 공약의 모델로 창조경제를 강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사회학과 백승대 교수는 “앞으로 학생들이 원하는 좋은 일자리는 창의적 능력을 갖춘 인재를 요구할 것이다”라며 “창의적 사고 없이 좋은 일자리를 가지기는 것은 어렵다”는 의견을 밝혔다.
 또한 수업시간에 질문과 대답을 한다는 것은 교수와 학생사이의 소통이 잘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교수가 아무리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어도 학생이 그것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있지 않으면 무용지물인 것이다. 실제로 송해인 씨(경제금융4)는 “학생들이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수업보다 학생들의 참여가 활발한 수업에서 더 배워가는 것이 많았다”고 했다. 효과적인 학습을 위해서도 교수와 학생사이의 소통이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학생이 자신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수업은 서먹서먹한 학생들이 친밀한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김영석 씨(가족주거3)은 “지난 학기 조별수업과 조별토론이 많았던 사랑학개론을 들었다”며 “다른 수업과 달리 조별활동이 많아 조원들과 친해질 수 있었고, 수업시간에 인맥을 쌓을 수 있어서 좋았다”는 의견을 보였다.
 이 외에도 대학생으로서 끊임없는 지적 호기심은 자신을 성장시키는 동력이며 주체적인 학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우리나라 대학생은 왜 질문과 대답이 어렵나=질문과 대답이 어려운 것은 대학생들만의 특징이 아니라 한국사회 전체에 걸쳐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는 여러 가지 측면으로 설명할 수 있다. 과거의 학습경험에 인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입시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한국에서 효율성을 위한 교육은 주입, 암기를 얼마나 잘하느냐를 평가했다.
 이러한 교육은 학생들에게 생각할 기회를 제공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교육환경이 수직적 위계 구조로 구성돼 배우는 사람이 가르치는 사람에게 질문하기가 어려운 환경이 조성됐다.
 뿐만 아니라 잘난체하면 비난받는 집단적 문화의 특징, 남을 의식하는 문화도 사람들이 질문하지 않도록 하는 사회적 원인이다.
 개인적 측면으로 학생의 성격이 적극적인가, 외향적인가 같은 특성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는 학습에 대한 동기부여가 부족할 경우 지적 호기심이 발생하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지적 호기심이 없다면 질문은 당연히 없는 것이다. 과거 질문에 대해 부정적인 피드백도 자신감을 결여 시켜 더 이상 질문을 하지 않도록 만든다.
 그러나 정 교수는 “과거 질문을 함으로써 부정적인 경험을 했더라도 이는 쉽게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어 그는 “부정적 경험에 대해 성공경험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관건이다”고 덧붙였다. 즉 과거에 습득한 발표불안과 같은 사회적 불안은 칭찬과 격려와 같은 좋은 피드백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것이다.

질문, 제가 한번 해 보겠습니다

 지난 2일 본지는 수업시간에 질문할 경우 사람들의 반응을 살펴보기 위해 실험을 실시했다. 기자가 직접 한 수업에 참여해 2개의 질문을 던졌다. 실험한 수업의 평소 분위기는 학생들의 참여가 잘 이뤄지지도 아주 저조하지도 않은 수준이었다.
 질문자: 평소에 질문을 잘 하지 않는 학생이라서 질문을 하는 것이 부담스러웠다. 다만 질문을 잘 하지 못하는 내 자신이 안타깝다고 생각한다.
 김태형 씨(사회2): 수업 도중에 질문을 하는 모습이 처음에는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자신의 생각을 주고받는 것을 보고 이것이 진정한 대학교의 수업 모습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질문함으로써 다른 사람들도 수업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서 좋았다.
 서연진 씨(사회1): 나는 생각하지 못한 부분인데, 다른 사람의 생각을 통해 더 많이 배울 수 있었던 것 같다. 질문을 통해 분위기가 활기차졌다고 생각한다.
 백승대 교수(사회학과): 학생들이 평소에 교수에게 질문을 많이 했으면 좋겠지만, 교수가 질문해도 대답도 잘 하지 않는 분위기다. 이번 실험을 통해 학생들이 질문을 잘 할 수 있도록 좋은 영향을 줬으면 한다. 

적극적인 수업 분위기, 이렇게 만들어요 

적극적인 수업 분위기를 위해서는 학생들의 참여뿐만 아니라 이를 이끌어 낼 수 있는 교수법이 필요하다. 교육개발센터 유동희 연구교수에게 학생들의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는 교수법과 학생들이 진취적 학습 태도를 가지는 방법을 들어보자. 

<교수법>

①아이컨택, 학생의 이름 불러주기: 교수와 학생이 소통할 수 있는 가장 쉽고 기본적인 방법이다. 많은 학생의 이름을 외우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단점이다.
②학생들이 대답할 수 있는 질문하기: 가뜩이나 질문을 어려워하는 학생들에게 어려운 내용을 물으면 위축될 수밖에 없다.
③학생들이 생각하고 이야기할 시간을 줘라: 단독으로 학생에게 질문을 던져 대답하게 하는 것보다 친구 또는 조원끼리 이야기를 나눌 시간, 생각할 시간을 줘야 한다. 이는 학생들의 긴장감을 풀어주는 데 효과가 있다.
④학생들의 학습상태를 파악해라: 지식 전달, 수업 진도보다 학생들의 학습상태를 확인하고 이해해야 한다.
⑤의사소통 전문가가 되라: 교수는 지식을 전달하기도 하지만 학생과 상담도 필요하다. 이럴 때, 인생선배로서 소통하려 해라. 

<학습태도>

①질문도 연습해라: 질문을 안 해본 사람은 질문하는 방법도 모른다. 평상시에 질문을 자주 해봐라. 
②교수를 어렵게 생각하지 마라: 교수는 선생님이자 인생선배다. 무섭고 어렵게 생각하지 마라.
③입을 다물고 있던 습관을 버려라: 6년간의 중·고등학교는 주입식 수업이었다. 질문하면 눈치 보는 수업환경에 길든 습관은 벗어나라.
④본인을 칭찬하는 시간을 꼭 가져라: 학생들이 자신에게 비난은 하지만 칭찬하는 시간은 부족하다. 본인이 잘한 것에 대해 칭찬하는 시간을 반드시 가져라. 당신의 자존감을 높여줄 것이다.
⑤수업에 임하는 태도를 적극적으로 바꿔라: 가장 쉬운 방법은 지각하지 말고 강의가 시작하기 전에 들어가서 앞자리에 앉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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