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생활 보고서
자취생활 보고서
  • 조민주 기자
  • 승인 2014.05.12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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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대학교 근처에서 자취를 하는 학생 중 3명을 선정해 그들의 자취 생활에 대해 들어봤다.

 ◆요리를 좋아하는 두 여대생=고등학교 동창인 김마리(가명) 씨와 조아라(가명) 씨는 둘 다 기숙사를 지원했으나 탈락해 같이 자취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들에게 문단속은 필수이며 밤늦게 가로등이 없는 어두운 길을 걸을 때는 CCTV에만 의존한 채 걸음을 재촉하곤 한다.
밥을 챙겨 먹어야 든든하다는 김 씨는 매일 아침을 챙겨 먹지만 조 씨는 잠을 청한다. 자취생활 2개월째. 지난 3월, 요리를 좋아하는 그들은 매일 장을 보러 가서 저녁에 새로운 음식을 자주 해먹곤 했지만 4월이 되면서 요리 횟수는 줄었고 부모님이 주시는 반찬 수는 늘었다.
부모님의 경제적 지원을 받고 있는 그들은 처음 가스비 9만 원을 내고 나서부터 적정온도를 낮추고 보일러를 최대한 자제했다. 또한 평소 전기세를 아끼기 위해 안 쓰는 전기 스위치를 뽑거나 전등을 끄고 다니는 것이 습관이 됐다.

 ◆통학시간 때문에 자취 결정=본가가 대구인 이정훈 씨(국제통상3)는 학교에 상주하는 시간이 많아 이동시간을 줄이기 위해 자취를 택했다. 자취 1년 차인 그는 대외활동비나 공모전수상금 등으로 주거비를 마련하기 때문에 저렴한 방을 구하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였고 꼼꼼하게 방을 살핀 후 현재 방에 살기로 마음먹었다.
아침은 집에서 먹고 점심이나 저녁은 나가서 외식을 하는 편이다. 아침에는 밥에 김, 계란, 통조림 햄을 가장 자주 먹고 일주일에 한 번 반찬가게에서 반찬을 구입하곤 한다. 건강보다는 조리의 편의성을 중요시하는 그는 음식을 골고루 먹지 못하더라도 빠르게 요리할 수 있는 식단을 택한다.

 ◆다섯 명이 한집에 산다는 것=김선희 씨(중국어통번역3)는 자신을 포함해 5명이 모여 자취를 하고 있다.
주위에 자취하는 친구들은 대부분 혼자 살거나 두 명이 같이 거주하지만 그녀는 4명의 동생들과 함께 살기 때문에 주위 친구들과는 조금 다른 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여자 5명이 살고 있기 때문에 그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방범’이라고 말했다. 그들은 사고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일부러 높은 층을 선택했다. 또한 되도록 12시 안에 들어오도록 규칙을 정해놓았다. 또한 밤에 다닐 때 혼자 다니기 보다는 주로 같이 다니는 편이다.
그녀들은 요일별로 아침 당번이 정해져 있다. 당번인 날 평소보다 1시간 일찍 일어나 아침을 준비한다.

 자취생의 고민은?

 자취생활을 하는 대학생들은 대부분 사회에 처음 발을 내딛는 사회 초년생들이다. 자취를 하는 대학생들은 학교생활과 식사, 생활비, 방범 등 의식주 전반적으로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아져 빠듯한 하루를 보낸다. 자취생들이 겪고 있는 고충은 무엇일까? 우리 대학교에서 자취를 하고 있는 학생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그리고 보다 나은 자취생활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 알아봤다.

 ◆자취생들의 스트레스 ‘돈’=자취생 대부분이 겪는 어려움은 금전적인 문제다. 지난해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부모 비동거 대학 재학생의 주거유형 및 주거비 부담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부모와 함께 살지 않는 대학생은 한 달 평균 소비의 약 3분의 1을 주거비로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보고서 결과는 대학생들이 주거비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음을 보여준다. 학교 앞에서 자취를 하고 있는 이원재 씨(중어중문3)는 “자취의 유일한 단점은 금전적으로 부담되는 것이다”라며 “돈을 보내주시는 부모님께 항상 죄송한 마음이 든다”는 의견을 밝혔다.
기숙사비는 한 학기당 식비를 포함해 약 120만 원 상당으로 평균적인 자취생의 약 두 달 생활비에 해당하는 비용이다. 하지만 자취를 하는 학생의 경우 주거비와 가스비, 수도세, 전기세, 식비 등 지출 내용이 다양하다. 이에 안옥희 교수(가족주거학과)는 “학교에서는 기숙사 수용률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시에서는 학생들에게 쾌적하고 안전한 주거환경을 공급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한 예로 지난 3월 31일 비영리단체 해비타트는 서울 서대문구에 대학생 임대주택 ‘꿈꾸는 다락방’준공식을 열었다. 꿈꾸는 다락방은 등록금과 주거부담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지방학생들의 경제적인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대학생 임대주택이다. 주택의 내부에는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주차장과 공용시설이 갖춰져 있고, 이곳에 거주하는 학생은 인근 지역 청소년을 대상으로 1:1 멘토링을 실시한다. 이에 안 교수는 “대학생들의 금전적 부담을 줄임과 동시에 지역사회를 위한 사업이 활성화돼야 한다”고 밝혔다.

 ◆위태로운 자취생 식단=밖에서 끼니를 때우는 날이 많은 자취생은 크고 작은 질병에 노출되기 쉽다. 제대로 된 식사를 하지 않고 급하게 끼니를 때우거나 식사를 아예 거르는 등의 습관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윤경영 교수(식품영양학과)는 “20대는 건강을 잃을 위험이 적지만 식사를 거르거나 영양가를 충분히 섭취하지 않는 식습관이 이어지면 추후에 고지혈증, 골다공증, 비만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많은 자취생들이 영양가보다는 입맛에 초점을 맞춰 식단을 결정한다. 자취생들이 주로 먹는 배달음식, 편의점음식, 식당음식 등은 우리의 몸에 요구되는 5대 영양소를 균형 있게 섭취하기 어렵다. 이와 관련해 윤 교수는 “자취를 하는 학생들이 영양소를 생각해서 외식을 할 때라도 나물 반찬을 챙겨 먹는 등 스스로 인지해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자취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대학생의 주거형태는 크게 자취, 통학, 기숙사, 기타(하숙) 등으로 나눠진다. 이에 따라 자취를 바라보는 시선이 다양하다. 통학시간 때문에 자취를 희망하는 학생들도 있다. 통학을 하고 있는 이정민 씨(작곡1)는 “학교에서 집까지 가는데 1시간 30분가량 소요된다”며 “자취를 하면 공강 시간에 가서 쉴 수 있어서 좋을 것 같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기숙사에 거주하고 있는 학생은 통금시간이 없는 자취생활에 대해 긍정적이다. 또한 기숙사 보다는 식사 시간에 제약이 없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는다. 이에 황윤아 씨(신소재1)는 “기숙사 급식을 신청하지 않아서 평소 컵라면이나 삼각 김밥을 주로 먹는다”며 “기숙사 급식은 3끼를 모두 신청해야 하지만 자취를 하면 원하는 시간에 식사를 해결할 수 있어서 좋다”는 입장을 밝혔다.
자취생활과 관련해 안옥희 교수는 “대학생들이 자취 생활을 통해 시간과 돈을 관리해보는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며 “자취생활은 여태껏 해보지 못했던 독립적인 생활을 연습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자취의 달인이 소개하는 유용한 TIP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자취생활을 위해 자취생들은 어떠한 노력을 해야할까? 현재 ‘한누렁이네 자취방’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 한정민씨 (휴학·23)로부터 자취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생활정보를 들어봤다.

 
 1)물건 정리하기 장을 보고 오거나 편의점에 갔다 오면 매번 생기는 비닐봉지는 잘 보관해 뒀다가 필요할 때 찾으면 참 유용하게 쓰입니다. 하지만 묶어서 보관해 놓아도 먼지나 머리카락이 꼬여 보관하기가 생각보다 귀찮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페트병과 칼 하나로 간단하게 비닐봉지 보관함을 만들어 사용해요.
페트병 중앙을 칼로 세 군데 잘라내기만 하면 완성이에요. 완성된 페트병에 비닐봉지를 넣고 필요할 때마다 하나씩 꺼내서 사용할 수 있어요.
또한 화장대가 없는 자취생들을 위해 저렴한 구급상자를 추천해요. 자취생들 대부분이 수납공간이 넉넉하지 않아 물건을 정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죠. 자신이 가지고 있는 화장품 크기에 맞는 구급상자를 구입해 사용하면, 칸이 나뉘어 있어 화장품을 크기 별로 정리하기 좋아요. 특히 구급상자에 매니큐어를 정리해 두면 보기 좋고 깔끔합니다.

 
 2)식료품 보관하기 평소 양파를 살 때 한 망을 구입해 놓는데 여름철에는 그대로 망에 넣어두면 물러서 쉽게 상합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비닐 팩이나 스타킹에 양파(혹은 깐 양파)를 넣고 공기가 들어가지 않도록 매듭을 지어줍니다. 이렇게 공기와의 접촉을 차단한 양파를 냉장보관 하면 쉽게 무르지 않고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습니다.
또한 다진 파나 마늘, 고추 등은 겨울철에 가격이 많이 오르기 때문에 저렴할 때 한 번에 다듬어서 냉동실에 보관해두면 경제적입니다. 이런 야채류는 얼리고 나서도 크게 맛이 변하지 않고 물기만 제대로 제거하면 오랜 시간 냉동보관 할 수 있어요. 야채류 말고도 오래가는 베이컨 등도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비닐 팩에 넣어 냉동실에 보관하면 됩니다.

 
 3)음식물 쓰레기 처리하기 자취생들은 항상 음식물 쓰레기 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요. 음식물을 더욱 깔끔하게 처리하는 방법 3가지를 소개해 드릴게요. 첫 번째는 평소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을 고려해 적절한 용량의 쓰레기봉투를 구입하는 건데요. 이렇게 하면 음식물 쓰레기를 금방 처리할 수 있죠. 두 번째는 냉동보관인데요. 음식물 쓰레기를 냉동 보관해 버리면 악취나 벌레가 생기는 일을 쉽게 막을 수 있어요. 마지막은 초파리 쫓아내기입니다. 음식물 쓰레기를 하루 정도 버리지 않고 방치해 두면 입구를 잘 막아놓아도 초파리가 꼬이기 시작합니다. 음식물 쓰레기 위에 원두가루나 베이킹소다, 주방 세제를 부어놓으면 초파리가 덜 꼬입니다.

 
 4)돈 아끼기 평소 생활비를 아끼기 위해서는 가계부 쓰기를 생활화하고 장을 볼 때는 마감 시간대를 맞춰서 떨이 상품을 구입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대량으로 필요한 제품은 인터넷 공동 구매사이트를 이용하면 원하는 제품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1인 가구의 비율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여서 1인 가구 전용 제품과 가구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자취를 하는 자신에게 딱 맞는 제품들을 구입해 사용하는 것이 생활비를 아끼는 방법입니다.
 또한 가스비를 줄이는 방법으로는 겨울에 일명 ‘뽁뽁이’라고 불리는 단열재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뽁뽁이를 사용하면 난방기 적정 온도를 낮춰도 찬바람을 막아줘 체감온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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