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Y, 나만의 제품을 만들다
DIY, 나만의 제품을 만들다
  • 조민주 기자
  • 승인 2014.03.14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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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IY(DO IT YOURSELF)는 소비자가 반제품을 구입해 자신이 원하는 물건으로 직접 조립하거나 제작한 상품을 뜻한다. 서양보다 약 40년 늦게 우리나라에서 인기를 끌기 시작한 DIY 제품들은 현재 다양한 분야에서 찾아볼 수 있다.

 ◆DIY가 생활이 되기까지=DIY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영국에서 물자와 인력 부족으로‘자신의 일은 자신이 스스로 해야 한다’는 운동에서 시작됐다. 1950년대 미국에서 DIY 상품이 처음으로 출시되고 스스로 가구를 만들 수 있는 자재들이 마트에서 판매되기 시작했다.
 특히 세계 최대의 조립식 가구업체 ‘이케아(IKEA)’는 1963년에 생겨나 현재 미국과 호주, 유럽 등 전 세계 35개국에 253개의 매장을 내놓았으며 신세대 감각에 맞는 디자인과 저렴한 가격으로 전 세계의 젊은이들이 열광하는 브랜드로 자리 잡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DIY 제품이 1980년대 처음 출시된 후 인기가 높아 다양한 DIY 제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정명택 교수(생활제품디자인학과)는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에 들어서 우리나라에 DIY 제품의 인기가 상승한 이유는, 소득수준이 증가됨에 따라 사람들이 취미생활로 독특하고 희소성을 가진 제품을 만드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최근 온라인 오픈마켓 11번가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와 비교해 DIY 인테리어 제품의 매출이 20% 증가했다. 이러한 조사결과는 우리나라의 DIY 제품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 교수는 “젊은 세대가 저렴하고 뛰어난 기능을 가진 제품을 선호해 조립식 가구의 수요가 증가했고, 더불어 직접 가구를 만들고 배울 수 있는 공방도 많아지고 있다”고 했다. 현재 영남이공대학교 평생교육원 ‘DIY 생활가구반’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영남이공대학교 권장 교수(산업디자인과)는 “가구를 만든 후기를 인터넷 블로그에 올리는 블로거들이 많아지면서 DIY 가구가 인기를 끌게 됐다”며 “재료만 있으면 원하는 모양으로 제품들을 쉽게 만들어 낼 수 있어 취미활동 혹은 창업을 위해 수업을 들으러 오는 사람들이 많다”고 밝혔다.
 한편 오는 13일부터 4일간 경남 창원에서 열리는‘제4회 DIY·핸드메이드 박람회’에서는 전시와 체험을 통해 다양한 DIY 제품을 접할 수 있다. DIY·핸드메이드 박람회 권인명 대표는 “미성숙한 단계였던 국내 DIY 시장이 단순 만들기의 개념에서 벗어나 그 영역을 확장해 일반 대중들이 DIY에 대한 개념을 폭넓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박람회를 개최했다”며 “전시 규모가 2011년과 비교했을 때 4배가량 증가했고, 이는 DIY 제품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 준다”고 밝혔다.

 ◆집안 곳곳의 물건을 DIY로 만들 수 있다?=손으로 직접 만드는 DIY 제품이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 이로 인해 직접 만든 DIY 제품으로 집안 곳곳을 꾸밀 수 있게 됐다. 우리가 생활 속에서 접할 수 있는 DIY 제품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집안 곳곳을 살펴보자.

 ◆초콜릿, 직접 만들어 선물하는 것이 대세=밸런타인데이나 화이트데이 혹은 특별한 날 사랑하는 사람에게 초콜릿을 직접 만들어 선물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소셜커머스 티몬이 지난달 밸런타인데이를 앞두고 초콜릿 매출을 분석한 결과 전체 매출에서 DIY 제품의 비중이 30%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수치 15.7%보다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직접 초콜릿을 만드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것을 보여준다. 친구들의 추천으로 직접 초콜릿을 만들게 됐다는 정혜리 씨(국제통상2)는 “한번 초콜릿을 만들어 보니 가격도 저렴하고 뿌듯해서 이제 기회가 될 때마다 초콜릿을 직접 만들어 선물하곤 한다”고 했다.

 ◆천연재료 피부에 양보하자=천연재료를 내세운 화장품 광고가 증가하면서 소비자들은 화학성분이 들어간 화장품에 대한 경계심이 강해지고 있다. 따라서 아토피나 여드름, 습진 등 피부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이미 천연재료로 직접 화장품을 만들어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나만의 향기’를 강조하며 향수와 비누 체험장이 곳곳에서 생겨나고 있다. 지난달 22일 대구 약령시의 한의약 박물관에서는 독특한 한방비누 만들기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처럼 DIY 화장품은 기초 화장품뿐만 아니라 비누와 향수, 입술보호제 등 그 종류가 다양해지고 있으며 인터넷을 통해 만드는 과정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직접 만들어 마음을 전하다=손수 액세서리를 만들어 선물하는 연인들도 많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액세서리를 만들 수 있는 재료를 파는 곳도 많아졌고 수제 액세서리 전문점도 증가하고 있다. 또한 공중파 인기 방송 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의 연인들을 통해 직접 반지나 팔찌를 만드는 체험이 알려지면서 이색 데이트 코스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저렴한 가격에 원하는 모양의 액세서리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 젊은 세대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다. 이주은 씨(한국회화2)는 “마음에 드는 재료로 직접 액세서리를 만들어 생일 같은 특별한 날 지인들에게 나눠 준다”며 “선물을 받은 상대방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만족스럽다”고 했다.

 ◆나에게 꼭 맞는 옷 입기=옷을 살 때 자신의 체형에 꼭 맞는 옷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또한 자신의 취향에 맞는 옷을 찾는 것도 어렵다. 따라서 직접 천으로 옷을 만들어 입거나 입지 않는 옷을 리폼해 자신만의 개성을 추구할 수 있는 옷을 만들어 입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권기범 씨(의류패션2)는 “원하는 모양으로 직접 디자인을 하고, 체형을 고려한 바지를 만들어 입었다”며 직접 만든 DIY 바지에 대해 만족해했다. 한편 옷이나 가방에 그림을 그려 넣어 예술을 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지난 5일에서 6일 이틀간 대구 패션디자인개발지원센터에서 개최된 ‘2014 직물과 패션의 만남전’에서는 패션쇼와 더불어 에코백(친환경 쇼핑 가방) 페인팅 체험 자리가 마련됐다. 에코백 페인팅은 섬유전용물감과 천연 염색제를 이용해 에코백에 자신이 원하는 색과 문양을 그리는 작업으로, 친환경적이고 개성 있는 나만의 가방을 만들 수 있다.

 ◆DIY 가구로 직접 집을 꾸미다=최근 집을 직접 꾸미는 1인 가구나 소규모 가족이 늘어나면서 개인의 개성과 감각을 살리는 일명 ‘셀프 인테리어’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따라 원하는 가구를 직접 제작하거나 조립식 가구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국내 도료업체 조광페인트는 목공용 친환경 페인트가 인기를 끌면서 DIY 대표 브랜드가 됐다. 조광페인트는 겨울 비수기에 무료 DIY 강좌를 운영해 다양한 DIY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있다.
 DIY 가구가 생겨나기 전에는 겨울에 인테리어를 바꾸는 것이 어려웠으나 조립식 가구가 생겨나면서 가구를 이동할 필요 없이 원하는 시기에 인테리어를 바꿀 수 있게 됐다. 지난 겨울방학 중 조립형 침대를 구입한 이현정 씨(영어교육3)는 “완성된 침대를 사는 것 보다 저렴하고 만드는 것도 어렵지 않아서 구입하게 됐다”며 “직접 가서 제품을 구입하지 않고 재료만 주문해서 조립할 수 있어 편하다”고 말했다.
 ※도료: 페인트나 에나멜과 같이 고체 물질의 표면에 칠하여 고체막을 만들어 물체의 표면을 보호하고 아름답게 하는 유동성 물질

 기자가 직접 만들어 본 DIY 제품

 
 가구 공방이나 가구 판매점에 가지 않아도 DIY로 원하는 가구를 만들 수 있다. 재료비와 원하는 제품에 대한 구상만 있다면 DIY 가구를 손쉽게 만들어 볼 수 있다. 기자는 나무판자를 이용해 다용도 보관함을  만들어 봤다.
 ① 원하는 제품모양을 스케치한다. ② 나무판자를 실톱을 이용해 적절한 크기로 자른다. ③ 글루건(혹은 접착제)으로 나무판자를 붙인다.  ④ 다용도 보관함 완성

나도 DIY 목수다

 ◆좁은 자취방에 나만의 가구를 만들다(호혜수, 생활제품디자인4)=학교 근처에서 자취를 하다 보니 공간이 그리 넓지 못해 적당한 가구를 찾기 어려웠습니다.  시중에 원하는 모양과 크기의 제품을 찾기 힘들었고 인터넷으로 주문하자니 화면에서 보던 것과 다른 상품이 종종 오기도 해서 직접 만드는 것이 더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학교 수업시간에 배운 여러 가지 기법을 이용해 적당한 크기의 가구를 만들기로 결심했습니다. 원하는 모양의 의자와 테이블을 만들다 보니 재미있었고 직접 만들었다는 성취감도 느낄 수 있어 뿌듯했습니다. 이렇게 DIY 가구를 만들고 나니 가구 이외에 생활용품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여러 가지를 생각해 보다가 나무자재를 이용해 모니터나 키보드 받침대를 만들게 됐습니다. 이렇게 집안에서 필요한 생활용품을 DIY로 직접 만들어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은 뿌듯하고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못쓰는 가구에 생명을(김세엽, 경영2)=누나가 DIY 가구를 만드는 것을 좋아했고 누나의 영향을 받아 저도 직접 가구를 만들어본 경험이 있습니다. 누나가 직접 가구를 만드는 것을 보니 그리 어렵지 않게 집에 있는 물건으로 새로운 가구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발견한 것이 부서진 나무 책장이었습니다. 이 망가진 책장으로 새로운 책상과 의자를 만들기로 결심하게 됐습니다. 먼저 책장을 뜯어 나무판자로 만들고 뼈대를 세운 뒤 전동드릴을 이용해 나무를 붙이고 색칠을 하거나 시트지를 바르는 과정을 거쳐 새로운 책상과 의자를 완성해 낼 수 있었습니다. 직접 가구를 만들고 나니 가격도 저렴하고 원하는 모양으로 가구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 좋다고 느꼈습니다. 완제품을 구입하는 것 보다 자신의 개성을 살린 DIY 제품을 만드는 것은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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