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자체의 스펙
‘나’자체의 스펙
  • 영대신문
  • 승인 2014.02.27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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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캠프에 참가한 적이 있다. 대학생이 멘토가 되어 200여 명의 학생과 함께 1박 2일의 시간을 보내는 캠프였다. 긴 시간 동안 대학생들이 허둥지둥 대거나, 혹은 아이들 앞에서 핸드폰을 만지는 일이 빈번하자 캠프 기획자분께서 이런 말씀을 해주셨다.‘프로그램이 잘 진행되기 위해서 너희가 할 일은 다른 게 아니야. 너희 앞에 떨어져 있는 쓰레기를 줍는 것, 너희가 앉았던 자리만 치우는 것, 그게 프로그램을 이끌어 가는 거야’라고 말이다.
적어도 나에겐 충격적인 말이었다. 나 역시 캠프를 다녀오기 이전에는‘나만 아니면 되지 뭐’라는 생각에 사로잡혀있었다. 일을 시켜도 대충 했고, 누군가 도움을 요청하면‘다른 사람이 도와주겠지’라는 생각이 컸던‘별로’인 사람이었다. 하지만 캠프 이후, 사람을 대하거나 조직 속의 일원으로서 등 적극적으로 행동하게 되는 마음가짐이 생겼다. 매사에 최선을 다하게 되고, 그런 행동이 모여 지금의 나를 있게끔 만들어 주었다. 나의 바뀐 모습은 많은 사람들 속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스토리’가 되어가는 것이었다.
이전의 나처럼 많은 대학생들은 여전히 수동적인 삶을 살고 있다. 동아리에서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거나, 수업시간에 발표는 커녕 대답도 하지 않는 학생들이 많다. 이런 학생들이 4년이란 시간을 대외활동과 공모전 등 소위 말하는‘스펙’으로 자신을 포장하고 있다. 과연 대외활동을 많이 한다고 해서, 혹은 공모전에 많이 참가한다고 해서 자신의 알맹이가 달라질 수 있을까?
하루하루를 진정성 있게 살면 4년이라는 자신의 청춘을 쉽게 허비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그‘스펙’이라는 것에 얽매여 많은 학생들은 후회되는 삶을 사는 것이다.‘난 스펙을 갖추려고 4년이라는 시간을 낭비했어’라고 말이다. 스펙과 스토리로 하루하루를 채울 수 있으면 되지 않겠는가.
최근 많은 기업의 면접방식이 다양해졌다. 가령 1박 2일로 면접을 진행하면서 그 사람의 실제 모습을 파악하는 면접처럼 말이다. 실제 내 모습이 스스로 나서지 못하고 책임감 없이 행동하는 사람이라면 과연 이러한 곳에서 인정받을 수 있을지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진정한 내 모습을 보여줄 수 없고, 나에게 만족스럽지 못하다면, 매일 자신의 삶을 바꾸려 노력하는 것이 진정한 스펙을 쌓는 게 아닐까 싶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속담이 있다. 대외활동이나 봉사활동으로 자신을 포장하고 거짓말을 늘어놓는 사람보다, 자신의 삶 속에서 모인 작은 습관과 행동이 모여‘나’를 보여 줄 수 있는 영남대 학생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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