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을 이끄는 힘,‘EU 기구’를 둘러보다
유럽을 이끄는 힘,‘EU 기구’를 둘러보다
  • 이형선 편집국장
  • 승인 2014.02.27 19: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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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유럽’이라고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복지가 잘 돼 있는 북유럽, 그리스와 로마의 수많은 유적지, 영국과 독일 같은 강대국을 떠올리는 등 긍정적인 느낌을 품고 있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 생각된다. 실제로 우리나라 국민들은‘유러피안(European)’이라는 말이 각종 의류나 가구 등의 제품 명칭으로 사용될 정도로 유럽에 대해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느끼며, 나아가 일부 사람들은 막연한 동경심을 갖고 있기까지 하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만 국한된 일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듯 유럽이 세계 각국의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브랜드 가치를 확고히 다질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다양한 요인들이 많겠지만,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를 꼽자면 세계 어느 대륙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총 28개국의 회원국을 가진‘유럽연합(EU)'이라는 하나의 커다란 중심축이 존재하기 때문일 것이다.
필자는 지난달 13일부터 17일까지 총 4박 5일간, 우리 대학교 YU-EU 센터에서 주최한‘2014 YU-EU Centre Winter EU Camp’에 참가해 유럽을 이끄는 힘이라고 할 수 있는 유럽연합의 기구들을 직접 방문해봤다.

EU캠프

◆국내 캠프와 해외 캠프의 연계=이번 EU 캠프의 경우 유럽연합 기구들을 직접 방문하기 전 본교에서 이뤄지는 국내 캠프를 통해 사전 교육을 시행했다. 국내 캠프의 경우 지난해 12월 26일과 27일 이틀에 걸쳐 진행됐다. 첫째 날은 박인수 YU-EU 센터장(법학전문대학원)이 유럽연합 기구들의 조직과 활동에 대해 직접 교육하는 시간을 가졌으며, 둘째 날은 윤종욱 교수(독어독문학과)가 유럽의 문화에 대해 소개했다. 더불어 학생들이 출국하기 전 국내 캠프에서 미리 만나 서로가 가진 정보에 대해 공유하는 시간을 가짐으로써, 해외 캠프에서 좀 더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활동을 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다.
또한 이번 해외 캠프의 경우 우리 대학교 학생들뿐만 아니라 계명대학교, 부산외국어대학교 등 타 대학교의 학생들도 함께했으며, 중·고등학생도 참여했다. 비록 소속된 학교는 다르지만, 함께 먼 이국땅으로 떠난다는 것이 우리에게 묘한 동질감을 느끼게 했다.
국내에서의 캠프 일정이 끝난 후, 15명의 학생과 4명의 연구원은 브뤼셀에서 만나 해외 캠프 일정을 시작했다.
◆해외 캠프=해외 캠프 기간 동안 우리는 총 네 곳의 유럽연합 기구들을 방문했다. 그중 벨기에의 수도 브뤼셀에 있는 것이‘유럽의회(European Parliament), 유럽연합 이사회(Council of the European Union),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로 총 세 곳이다.

처음으로 방문한 곳은 유럽의회다. 유럽의회는 입법 권한, 감독 통제권, 예산권을 갖고 있으며 유럽연합 이사회와 함께 최고 의사결정 기구로서의 역할을 한다. 올해 5월 개최되는 선거에서 총 751명의 의원을 선출할 예정이며 현재는 736명의 의원이 활동하고 있다.
우리는 건물 내의 이곳저곳을 둘러본 후, 유럽의회의 입법 절차 등에 대한 강의를 들을 수 있었다. 강의는 두 시간 내내 이어졌는데, 영어로 진행됐음에도 불구하고 강연자의 열띤 모습에 우리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깊게 몰입할 수 있었다. 강의가 끝난 후 질의응답 시간에도 질문과 답변이 긴 시간 동안 이어졌다.

두 번째로 방문한 곳은 유럽연합 이사회였다. 이 기구는 유럽연합 회원국의 분야별 장관들이 참석하는 회의로 유럽연합의 주요 정책들을 결정한다. 유럽연합 이사회는 회원국들의 경제 정책에 대해 막대한 조정권을 행사하는 곳으로서, 이러한 특성 때문에 정치적 중요성을 갖고 있다.
우리는 역시 담당자의 안내를 받으며 여러 곳을 둘러본 후 한 회의실에 자리를 잡았다. 회의실에는 유럽연합 회원국들의 이름이 적힌 명패가 있었다. 각자 마음에 드는 국가를 선택해 자리를 잡은 우리는, 사회자의 설명을 통해 회의가 언제 얼마나 열리는지, 어떻게 진행되는지 등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 실제 회의가 이뤄지는 곳에서 강의를 들으니 나 자신이 유럽연합 회원국의 장관이 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

브뤼셀에서 마지막으로 방문한 곳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다. 이는 행정부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곳으로, 정책 및 법안을 제안하고 개발하는 곳이다.
우리는 집행위원회 건물의 규모에 압도당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깊게 생각해보면, 유럽의 수많은 나라에 적용될 정책 및 법안에 대해 연구하려면‘이 정도는 돼야 하겠다’마음도 들었다.
이형선 편집국장    bbambbaram@ynu.ac.kr

부산외대로부터 온 편지

저는 부산외국어대학교 EU지역통상학과에 재학 중인 장지석이라고 합니다. 저는 지난 2008년 부산외국어대학교 EU지역통상학과에 입학해 유럽연합과 유럽의 문화, 그리고 역사에 대해 공부하고 있습니다.
작년 가을 저희 학과 담당 교수님께서 수업 중 영남대학교 EU 센터에서 브뤼셀의 EU 기구를 방문하는 프로그램을 주최하고 있으니 관심이 있는 학생은 지원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사실 학점을 얻기 위한 치열한 경쟁 가운데 그러한 프로그램에 지원하는 것은 사치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시간에 차라리 취업에 필요한 자격증을 하나 더 취득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가슴 한편에서는 3년 동안 교과서로만 봤던 곳을 실제로 방문하는 상상을 하는 것이 흥분됐고 곧 그와 같은 흥분은 간절한 바람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교수님께서 저에게 한번 EU 캠프 프로그램에 신청해 보지 않겠느냐고 권유하셨고 결국 지원서를 내밀게 됐습니다.
4박 5일의 캠프 기간 동안 저희 일행은 브뤼셀과 룩셈부르크에 위치한 4개의 EU 기관(유럽 이사회, 유럽 의회, 유럽 집행위원회, 유럽 사법재판소)을 방문했습니다. 책 속에만 있던 유럽연합에 직접 가보니 그곳은 너무나 컸고 장엄했으며 저에게 있어서는 감탄의 연속이었습니다. 눈으로 다 담기 힘들 정도의 규모에 놀랐고 각 기관, 각 부서 등이 그 거대한 기구를 체계적이고 원활하게 운영하는 것에 또 한 번 놀랐습니다. 그리고 그곳의 모든 직원의 미소와 태도는 유럽연합의 구성원으로서 일한다는 것에 굉장한 자부심과 긍지를 가진 것 같아 감동을 하게 했습니다. 동시에 유럽연합 통상전문가를 꿈꾸는 저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이번 기회는 평범한 대학생인 저에게는 너무나 큰 도전이 됐고 오랫동안 간직할 소중한 자산이 됐습니다. 많은 학생에게 이 프로그램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우리나라의 많은 대학생이 이러한 프로그램에 참여해 견문을 넓히는 기회를 가졌으면 합니다.
끝으로 4박 5일 동안 다른 대학교에서 왔음에도 오랜 친구처럼 스스럼없이 반겨준 영남대학교 학생 분들과, 캠프의 안전과 원활한 진행을 위해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을 신경 써주신 센터장님을 비롯한 두 분의 연구원님 덕분에 더욱 알차고 의미 있는 캠프가 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파란 바탕에 열두 개의 별이 목걸이처럼 그려져 있는 유럽연합(EU).‘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우리나라의 속담처럼 유럽연합이야말로 언어와 민족, 문화와 역사가 다른 국가와 국민을 하나로 연결해 주는 밝게 빛나는 목걸이와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이번 기회를 통해 너무나 아름다운 목걸이를 봤고 또 그것을 실제로 만져 봤습니다. 이번 캠프를 통해 저는 이 빛나는 목걸이를 가질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다짐하게 됐고, 일상에 쫓겨 무작정 앞만 보고 달리기만 했던 저에게 더 먼 곳을 바라보며 나아갈 수 있도록 더 큰 꿈을 갖게 하는 좋은 계기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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