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의 원인과 사회적 비용
비만의 원인과 사회적 비용
  • 김명아 기자, 안수영 준기자
  • 승인 2013.11.18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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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의 원인과 사회적 비용

현재 국내의 20세 이상 인구 중 고도비만 환자(남성은 3.7%, 여성은 4.6%)가 140만 명에 달한다. 그 숫자는 매년 증가했고 그 원인은 더 이상 특정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다. 비만은 심장병과 뇌졸중, 2형 당뇨병, 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질병의 원인 질환으로 작용하며 이로 인해 천문학적인 사회적 비용의 지출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비만의 근본적인 원인과 사회·경제적 비용  등에 대해 알아보자.

비만의 근본적인 원인,‘호르몬’

우리 주위에는 체중 감량과 관련된 책과 안내서, 민간요법 등 수많은 정보와 특정 원하는 부분을 날씬하고 보기 좋게 만들 수 있다는 헛된 희망을 갖게 하는 방법들이 있다. 그러나 무리한 다이어트는 빠른 체중 감량을 얻어낼 수 있지만 다시 체중이 원래 상태로 돌아오거나 오히려 살이 더 찌는 등의 요요현상을 일으킬 수 있다.
이에 대해 정승필 교수(가정의학과)를 찾아가 비만을 유발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인지 알아봤다. 
◆비만을 유발하는 원인은 바로 호르몬=지방을 줄이는 방법으로 신체활동과 식이요법이 우선적이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보통 사람들보다 많이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 사람을 우리 주변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에 대해 정 교수는“호르몬은 비만을 유발하는 데 있어 큰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신진대사(Metabolism)와 체중에 영향을 주는 호르몬은 내분비계를 구성하고 있으며, 호르몬을 분비하는 선(腺)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호르몬을 분비하는 선으로 갑상선(갑상선 호르몬)과 부신(코티솔), 췌장(인슐린) 등이 있다. 이러한 호르몬의 과잉과 부족은 비만을 유발하는데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갑상선에서 분비되는 갑상선 호르몬은 지방을 태우는 속도에 영향을 미친다. 갑상선호르몬이 과잉 분비될 시, 지방을 너무 빨리 연소하게 돼 극단적인 경우 과도한 신진대사로 심장근육이 약해질 수 있다. 반대로 갑상선 호르몬의 분비가 적을 시에는 신진대사율이 느려져 갑상선 기능 저하증(체중의 증가와 무기력감)에 걸린다.
또한 시상하부가 생산하는 부신피질자극유도호르몬(CRH)에 의해 조절되는 부신은 스트레스와 같은 외부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코티솔을 분비한다. 정 교수는“부신에서 분비된 코티솔은 스트레스 호르몬으로 CRH의 분비를 억제해 빠른 속도로 음식을 섭취하게 된다. 이는 지방과 단백질의 신진대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체중이 증가하게 된다”고 했다.
췌장에서 분비된 인슐린은 이자에서 만들어져 포도당을 글리코겐으로 바꾸는 호르몬 단백질이다. 즉, 혈액 속에 남아 있는 포도당을 근육으로 만들어 신체활동을 하는데 에너지로 소모되게 하거나 소모가 안 된 근육은 지방으로 축적되도록 돕는 호르몬이다. 이 호르몬은 렙틴(뇌에서 분비되는 식욕 억제 호르몬)의 기능과 유사해 식욕을 통제하지만, 세포에서 인슐린 저항성이 발생하면 식욕 억제 기능이 저하된다.
◆복부비만은 성호르몬과 관련돼 있어=성호르몬은 성별과 관련돼 있으며 우리의 뱃살에 영향을 끼치는 호르몬이다. 테스토스테론은 남성과 여성 사이에서 서로 다르게 작용한다. 남성의 테스토스테론은 성장 호르몬과 지방 분해 호르몬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말초 지방 세포의 교감신경인 베타-아드레날린 수용체의 수와 호르몬 민감성 지방 분해 효소의 수를 증가시켜 지방 분해를 촉진한다. 반면에 여성의 테스토스테론은 남성 호르몬의 과다 분비로 인해 복부비만을 일으킨다.
우리의 주위에 남성처럼 골격이 크거나 체모가 많은 외모를 가진 여성을 볼 수 있다. 이들은 다낭성 난소증후군(PCOS: Polycystic ovary syndrome)일 가능성이 크다. 다낭성 난소증후군이란 여성의 비만 원인 중 약 10~20%를 차지하며 증상으로는 불규칙한 생리주기와 복부비만, 얼굴 등에 남성처럼 털이 나는 신체적 반응을 일으킨다. 이 병에 걸린 여성의 에스트로겐은 과도하게 분비되고 일부는 남성호르몬인 안드로겐으로 전환된다. 이는 식욕 증가로 복부비만을 일으키게 되고 체모가 자라는 등의 현상을 보인다.

비만으로 야기되는 사회·경제적 비용 2005년부터 연간 약 1조8천억 원에 이어 지속적으로 증가

국내의 비만 인구율이 20세 이상의 경우 남자는 35.2%, 여자는 28.3%로 10명 중 4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결국 비만 인구의 증가는 재정 부담을 가중시킨다. 그리고 비만인을 바라보는 사회의 부정적 인식으로 자신감이 하락해 결국 기업 생산성 저하 등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안병철 교수(경제금융학부)를 만나 비만으로 야기되는 제반 비용과 비만이 유발하는 숨은 비용 등 비만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으로 무엇이 있는지 살펴봤다.
◆비만으로 인한 사회적 손실은?=비만이란 탄수화물과 단백질, 지방, 당 등이 함유된 음식의 과다한 섭취와 신체활동량 부족으로 에너지 소비가 감소해 열 발생률이 낮아짐에 따라 발생하는 것이다. 비만은 그 자체로도 만성 피로와 호흡 곤란, 관절통 등의 증상을 보이며 당뇨병이나 관절염, 성 기능 장애, 심혈관계 질환 등과 같은 합병증을 발생시킬 수 있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경제적 비용으로 2005년부터 연간 약 1조8천억 원에 이어 지속해서 증가해 2011년에는 약 3조4천억 원으로 국민의료비의 2.2%를 차지했다. 비만으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경제적 비용의 직접비용을 유형별로 살펴볼 수 있다. 먼저 비만과 관련된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소요된 진료비는 약 5천415억 원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병간호로 지출되는 비용은 약 591억 원으로 분석됐다. 비만으로 발생한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병원에 입원하게 될 경우, 환자의 손실된 작업 일수를 비용으로 계산해본 결과 생산손실비용은 약 1천711억 원으로 집계됐다. 또한 비만은 근로자의 생산성에도 영향을 미쳐 기업의 추가적인 비용부담을 낳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대해 안 교수는“회사에서 사원을 고용했지만 신체의 움직임 둔화로 인해 업무처리가 지연된다. 또한 비만으로 인해 유발되는 질병을 앓게 될 경우, 잦은 결근과 조퇴를 반복해 회사의 이익 창출에 손해를 끼친다”고 했다.
비만으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경제적 비용을 줄이는 방안에 대해 안 교수는“비만은 개인과 사회가 함께 노력해 해결해야 할 문제다”며“개인적으로 신체활동 시간을 확보해 섭취한 열량을 운동을 통해 소비하려는 노력이 필요하고, 사회적으로는 이러한 신체활동을 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줘야 한다”고 했다. 예를 들면 산책로를 만들고 인도를 확보해 걸어 다니는 분위기를 조성해 준다거나 체육시설을 증설하는 방법이 있다.

우리 대학교 학생들의‘비만세’에 대한 인식은?
비만세에 대한 반대 의견 10명 중 8명 꼴

최근 비만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이 증가하자 비만을 유발하는 식품에 세금을 부과하는 비만세 도입문제가 거론되고 있다. 이미 덴마크를 비롯한 프랑스, 헝가리 등 유럽 국가들이 이 제도를 도입했으며 최근 멕시코 정부도 탄산음료에 세금을 부과한다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성인 비만율이 증가해 올해 5월 초 문대성 의원(무소속)이 비만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패스트푸드, 탄산음료 등에‘비만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에 대해 우리 대학교 학생들의‘비만세 도입’에 대한 의견을 들어보았다.
본지는 지난 1일 중앙도서관에서 우리 대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비만세 도입과 관련해 앙케이트를 실시했다. 그 결과 총 350명 중 비만세 도입에 대해‘찬성한다’고 답한 사람은 59(16.6%)명,‘반대한다’고 답한 사람은 291명(83.4%)으로 뚜렷한 양상을 보였다.

반대 측
◆비만 유발의 원인을 식품의 성분으로만 보기 어렵다. 단지 열량이 높은 식품을 섭취하는 것보다 외적 요인이 더 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이를 테면 과식과 같은 잘못된 식습관으로 인해 발생하는 비만이 더 많다. 또한 비만 유발 성분의 기준치를 정하는 것도 애매한 것 같다.(가족주거2 이재욱)
◆음식을 섭취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에 따라 하는 것이지 열량이 높은 식품이 비만을 유발한다고 해서 세금을 더 부과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발상이다. 비만을 유발한다는 기준 또한 어떻게 정할 수 있나? 최근 정부의 세수 부족을 채우기 위한 하나의 일환으로 필요성과 당위성이 부족해 보이는 정책인 듯하다.(언론3 우태규)
◆비만세가 비만을 예방하기 위해 도입된 것으로 보이나 이러한 세금정책은 그리 많은 효과를 보이지 않을 것 같고, 오히려 물가 상승만을 유발할 것 같다.(경영1 이창준)
◆‘비만을 감수하고 좋아하는 음식을 먹을 것인가?’와‘비만을 원치 않아 음식을 가려먹을 것인가?’하는 문제는 전적으로 개인의 문제이고 인체에 심각하게 유해한 음식성분이 아닌 이상 국가가 기업과 개인의 선택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경영2·야 함기훈)
찬성 측
◆요즘 비만 문제는 남녀노소 구분 없이 사회문제로 도래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담배’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처럼 비만을 일으키는 몇몇 음식들에 대해 국가에서 관리할 필요가 있다.(영어영문2 김다은)
◆보통 길거리 음식이나 패스트푸드 같은 경우 살이 찌기 쉬운 음식인데 따로 세금을 거두게 되면 식품 값이 인상돼 소비가 줄어들 것이다.(행정3 이유진)
◆비만세도 결국 국민의 건강을 고려해서 도입하고자 하는 취지이다. 오늘날 비만이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인 만큼 비만세를 도입해 국민건강에 기여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 이는 담배나 주류에 소비세가 많이 붙는 것과 비슷한 맥락인 것 같다.(국문2 권혁진)
◆비만세 도입에 찬성한다. 비만이 요즘 세계적인 문제가 되고 있으며 개인의 건강을 해치기 때문에 강제로라도 비만세를 거두어 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격이 오르면 구매력도 저하되고 개인의 건강도 증진시킬 수 있어 결국 좋은 사회가 될 수 있다.(사회1 한준희)
김명아 기자 ma9306@ynu.ac.kr
안수영 준기자 terawkd@y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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