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학과 자취 사이…그리고 주거비용 주거문제로 골머리 앓는 대학생들
통학과 자취 사이…그리고 주거비용 주거문제로 골머리 앓는 대학생들
  • 성유진 기자
  • 승인 2013.05.26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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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주거문제는 오랜 시간동안 문제시 돼 왔으나 아직까지 학생들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대책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 새 학기에 등록금을 내고 난 뒤에 부담해야 하는 주거비용은 학생들에게도, 부모에게도 큰
  대학생 주거문제는 오랜 시간동안 문제시 돼 왔으나 아직까지 학생들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대책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 새 학기에 등록금을 내고 난 뒤에 부담해야 하는 주거비용은 학생들에게도, 부모에게도 큰 부담으로 작용될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거주지가 먼 학생들은 매학기 마다 주거비용이 많이 드는 자취와 등?하교에 불편을 겪어야 하는 통학을 저울질 하며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주거난과 부담되는 주거비용=“등록금도 부담이 되는데 월세 33만 원, 용돈 40~50만 원 적어도 한 달에 약 70만 원 이상이 나간다. 부모님께 돈 얘기를 또 꺼내자니 죄송스럽고 알바를 하기엔 공부에 지장이 있고 등록금 뿐만 아니라 주거비와 생활비도 엄청난 부담이 된다”라며 엄보라 씨(일어일문2)가 토로했다. 이처럼 대학생의 주거비용은 제2의 등록금이라 불릴 만큼 비싸서 주거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등록금 문제는 사회적으로 이슈화 돼 부담을 완화하고자 하는 노력이 많이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주거비용과 관련한 정책에 대한 대책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이에 대해 정용교 교수(사회학과)는“지방학생이 수도권대학으로 진학하는 경우가 많은데다 많은 비용이 드는 중요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공론화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덧붙여 문경시청 총무과 교육지원담당 박상환 씨는“대학생들에 대한 주거비는 현재 거의 지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학생들에게 더욱 큰 부담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주거문제에 대한 경제적인 부담은 비단 학생들의 상황만은 아니다. 부모와도 직결된 문제다. 신학기를 맞으면 자녀를 대학에 보내야하는 부모들의 부담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이 씨(자취생)의 어머니는“학교 앞 원룸촌의 임대 방식은 전세보다 월세를 추구하다보니 방을 구하기도 어렵고 등록금에 주거비용이 연이어 지출돼 경제적으로도 부담 된다”며 어려움을 내비췄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서지은 교수(가족주거학과)는“인간의 주거는 심신의 피로를 치유하고 휴식을 하는 것인데 먹고 지낼 곳이 마땅치 않으면 원활한 대학생활을 하는데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이어 그는“등록금 문제에 주거비까지 가중됨에 따른 부담감으로 가정의 화목을 깨트리는 결과를 야기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본지에서는 우리 대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앙케이트를 실시했다. 이는‘자취생들에게 묻는다’라는 주제로 부담을 느끼는 이유와 학생주거난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묻기 위함이었다. 앙케이트에 참여한 50명의 학생 가운데 46명이‘부담을 느낀다’고 대답했고 4명의 학생이‘적정 수준이다’고 답했다. 부담을 느끼는 이유에 대해서는‘식비가 가장 부담이 된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는 학생들의 해결방안으로는‘기숙사를 늘려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이외에도 장필수 씨(경영3)는‘지자체를 통해 미입주 아파트를 적정 가격 선에서 학생들에게 기숙사와 같은 형식으로 제공하면 미분양아파트 처리와 동시에 기숙시설 부족을 해결 할 수 있다’며‘재정적으로 새로 건물을 지을 수 없다면 기존 시설을 활용하는 것이 최우선이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어느 부분이 가장 부담이 되나=이러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학생들은 알바를 해 주거 및 생활비용을 충당해야만 한다. 이에 대해 김동욱 씨(경영4)는“월세나 용돈 등을 충족시키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면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난다”며“통학시간을 줄이고 공부에 열중하고자 방을 계약했지만 생계를 위해 일을 하고 공부할 시간은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이처럼 등록금과 주거 및 생활비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하게 일을 하지만, 학업과 일을 병행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러한 입장에 대해 민달팽이 유니온 권지웅 사무국장은“현 우리나라의 상황은 양질의 교육 이전에 불평등에 맞닿아 있는 실정이다”며 한 달 주거비 46만 원을 벌려면 90시간을 넘게 일해야 한다”며 대학생들의 처지에 대한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우리 대학교 기숙사 수용률은 10%= 10%를 웃도는 기숙사 수용률로 학생들은 새학기가 다가올수록 노심초사해야 한다. 기숙사 합격여부에 따라 주거비용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우리대학교 앞 원룸가격의 최고치는 보증금 200만 원에 월세 39만 원이며 평균적인 원룸은 보증금 100만 원에 월세 30만 원이다. 여기에 그 외 공과금과 식비까지 합하면 대략 한 학기에 대략 240만 원 선이다. 이에 비해 기숙사 비는 한 학기(110일)당 식비포함, 약 120만 원 상당으로 자취비용에 비해 매우 싼 편이다. 그러나 문제는 기숙사 수용률이다. 재학생 수용인원 2천492명으로 이는 전체 재학생 수의 10% 정도에 그친다, 따라서 나머지 90%에 해당하는 대다수의 학생들이 통학과 자취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실정이다. 이뿐만 아니라 신입생 위주의 선발기준에 대한 불만도 적지 않다. 이에 대해 모재경 씨(경제금융2)는 “기숙사 선발 기준을 재학생들도 많이 수용할 수 있도록 바꿔야 한다”며“보통 1학년 때 기숙사에 살던 대부분의 대학생이 2학년이 되면 쫓겨나오듯 기숙사를 나와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고 토로했다.
◆주거부담 해소를 위한 제도, 재정비 필요해=학생들의 주거비 부담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도 이뤄지고 있다. LH 대학생 임대주택제도는 대학기숙사 수준의 저렴한 임대조건으로 임대주택을 지원한다는 취지에서 지난해부터 시행됐다. LH 대학생 전세임대주택 신청자 수는 총 1만4천605건으로 4.9:1의 경쟁률을 보였다. 올해는 전년도 신청자 수(2.3:1)보다 많은 수의 학생들이 신청했다. LH 대학생 전세임대주택 최연준 과장은“지난해 1만456호를 제공한데 이어 올해 3천호를 추가로 공급해 연말까지 총 1만3천456호의 대학생 전세임대주택을 공급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LH 대학생 전세임대주택 제도가 시행됨에 따라 주거비가 절감되는 효과를 낳기도 했으나 신청과정과 계약과정이 복잡해 학생들이 불편을 겪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에 대해 우리 학교 부근의 H부동산의 한 관계자는“원룸 주인들이 사글세 형태로 방을 내놓다보니 전세 형태의 방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며“계약을 하는 과정에서 서류작성이 번거롭다는 이유로 원룸주인이 세입자에게 불만을 표출하거나 갑자기 계약을 취소하는 경우가 많아 난감하다”고 토로했다. 이는 첫 시행보다는 신청과정과 계약과정이 간소화 된 편이지만 아직도 부족한 점이 많다는 것이 그의 의견이다. 대학공공기숙사 건립도 현재 추진 중에 있다. 시행 취지에 대해 문경시청 총무팀 교육지원담당 박상환 씨는“서울시와 지자체가 협력하여 공공기숙사를 건립한다고 해서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마저도 대학생 주거난 해결을 위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대학생 공공기숙사의 비용이 대학가의 일반 원룸 월세보다 비싸서 실효성이 없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어떤 차원의 노력이 필요한가?=주거문제 해소를 위한 노력에 대해 서지은 교수는“학교에서 우선적으로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학교 주변의 원룸들과 협력해 학생들이 싼 값에 살 곳을 마련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박상환 씨는“학교뿐만 아니라 정부·지자체에서 재원을 마련하여 더 많은 기숙사 시설을 갖추는데 노력해야 할 것이다”고 밝혔다. 한편 권지웅 사무국장은“기숙사를 확충하는 방안이 장기적인 시각에서 가장 효과적인 해결방안이긴 하지만 여건상 기숙사 확충이 어렵다면 주거보조 장학금, 대학 주변건물 임대 등도 좋은 방안이다”고 밝혔다. 이러한 의견에 대해 서 교수는“국가적인 차원에서도 지원을 해줘야 한다. 예를 들자면 대학생과 일반인이 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거나 민자 기숙사를 짓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하며 비슷한 의견을 보였다. 정용교 교수는“수도권의 대학도 수요과잉 상태이기 때문에 수도권 대학주변에 집값을 비롯한 모든 물가가 오르게 되는 것이다”며“가장 근원적인 해결책은 지방대학의 경쟁력을 높여 서울로 집중되는 입시교육을 완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정 교수는 대학생 전세임대주택이나 공공기숙사 건립사업에 대해“단기적으로 좋은 방안일 수는 있으나 지역대학이 낙후되고 격차가 벌어질 수 있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취했다. 반면 서 교수는“학생들이 대학생활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살 곳을 선택해야 하기 때문에 이제는 지역과 학교 또는 정부가 협력하여 대학생들의 주거문제에 있어 보다 다양한 선택권을 줄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고 했다.
이처럼 대학생의 주거난 문제는 기숙사 수를 늘려 보다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해결이 필요하다. 주거비 또한 등록금만큼 대학생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제대로 된 해결책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학생들의 주거문제? 우리가 나서야할 때!= 우리가 나서야할 때!= 주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선 이들도 있다. 껍데기가 없는 달팽이를 민달팽이라고 부른다. 그래서 집을 구하지 못하는 대학생들의 처지를 민달팽이에 비유해‘민달팽이 유니온’이라는 이름을 지었다. 2010년 5월 5일에 출범한 민달팽이 유니온은 청년들의 주거문제와 모든 주거소외계층에게 최소한의 주거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이 민달팽이 유니온 권지웅 사무국장은“나를 포함한 많은 청년들이 임대료 부담에 알바를 하고, 열악한 곳에서 생활하고, 한 곳에 머물지 못하고 떠돌아 다녀야 하는 현실을 보면서 이것이 단순히 개인의 잘못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권 사무국장은 어떠한 성과를 거뒀냐는 기자의 물음에“청년들의 주거문제가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임을 알리고 사회적 논쟁을 시작하게 만든 것이 성과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앞으로도 민달팽이 유니온은 청년주거협동조합을 설립해 조합원들이 임대인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하고 주거문제로 인해 일하면서 겪는 부당대우를 줄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주거문제 때문에 피해받고 있는 것은‘우리 대학생들’이다. 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받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앉아서 불평만 할 것이 아니라 주거문제에 대한 문제점을 알리고 사회적으로 공론화 하는 것이 시급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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