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대학교 학생회는 투명한가
우리 대학교 학생회는 투명한가
  • 여현정 기자, 이형선 기자
  • 승인 2013.05.26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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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수도권 지역 대학교의 총학생회 리베이트 논란, 우리 대학교는?

서울·수도권 일부 대학,
행사 금액의 10~30%
리베이트 받아

생활비·유흥 등
개인 용도로 사용해
총학생회 리베이트 사건 논란
올해 초, 대학가가‘리베이트’사건으로 인해 발칵 뒤집혔다. 지금까지 공공연한 비밀로 여겨졌던 일들이 수면 위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대학 축제 등의 행사를 단독 수주하는 조건으로 학생회 간부가 1인당 500만 원에서 많게는 4천만 원까지 받은 혐의가 발각됐다. 이들은 커피숍이나 학생회장실에서 직접 현금으로 리베이트를 받았으며, 계좌이체를 하더라도 법인통장이 아닌 개인명의 통장을 사용하는 등 증거를 남기지 않기 위해 주도면밀한 모습을 보였다.
이 사건에 연루된 이벤트 업체 대표는 전직 총학생회 간부 출신으로 총학생회장에게 축제 행사 수주권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리베이트를 준 것으로 드러났다. 뿐만 아니라 유흥업소 접대 등을 제공하기도 했다.
이렇듯 공공연한 비밀로 진행되었던 대학의 총학생회장 간부들과 업체와의 리베이트는 제보로 인해 수사가 확장되는 과정에서 덜미가 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경제범죄특별수사대 관계자 김모 씨는“실제 학생회 측에서 업체에 직접적으로 요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며,“행사금액의 10~30%를 리베이트한 경우가 많았다”고 밝혔다. 리베이트에 연루된 학교는 서울 수도권 6개 대학을 비롯한 경인지역의 대학들이다. 국립대나 큰 규모의 대학은 리베이트가 거의 없었다.
이러한 리베이트가 문제인 이유는‘부정한 청탁’이기 때문이다. 경찰청 관계자 김모 씨는“공무원이 부정한 청탁을 할 경우 뇌물공여·수수로 구속되며, 기업체 간에  제약사 리베이트도 이와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이렇듯 한 업체와 계약하는 조건으로 청탁하고 돈을 주고받는 것은‘부정한 청탁’이다”고 했다. 이렇게 부정한 청탁을 통해 리베이트를 받은 총학생회 간부들은 개인부채를 갚기도 하고 생활비로 쓰는 등 개인용도로 사용했다고 한다.
수사는 500만 원 이상의 돈을 받은 학교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이에 경찰청 관계자 김 모 씨는“사실상 200만 원에서 300만 원 정도를 받은 학교가 많았지만 수사선상에서는 제외시켰다”고 수사 과정에 대해 밝혔다. 이와 함께 10군데 가량의 대행사가 함께 연루된 것이다. 현재 수사에서 리베이트를 한 것으로 밝혀진 총학생회와 리베이트를 제공한 대행사 관계자는 불구속 입건됐다.  
누구보다 솔선수범하고 모범을 보여 귀감을 사야할‘총학생회’가 부정부패를 저지른 것은 자신들을 믿고 한 표를 찍어준 학생들에게 등을 돌린 것과 마찬가지다. 이러한 리베이트와 관련된 학생회 측 간부는“수고비 명목으로 그쪽이 준다기에 받았다”,“관례인 줄 알았다”고 리베이트를 받은 이유에 대해 밝혔다.

지금,
우리 학교는?

총학  의혹 해소 위해 노력할 것

총여  학생회비 신중히 사용할 것

중감위  징계 사항 추가돼 신뢰도
제고 기대  

총학생회
◆단독 결정 아니야=일반적인 대학교의 축제 진행 업체, 물건 납품 업체 등의 선정 과정은 총학생회 집행부에 집중돼 있다. 때문에 이 과정에서 리베이트 등의 비리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 부분에 대해 금진욱 총학생회장(건축공학4)은“업체를 선정할 때 각 단과대 회장 등 간부들에게 지금의 업체보다 가격적인 면 등에서 더 나은 업체가 있다면 통보해달라고 말하고 있다. 이것을 어떻게 단독 결정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고 했다. 총학생회의 단독 결정이 아니라 각 단과대 회장들을 비롯해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수용한다는 것이다. 또한 학교 측이 개입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학생회의 임기는 1년인데 비해 학교 측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리베이트 등의 위험이 더 커질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또한 행사 진행 업체 선정 기준에 대해 금 회장은“첫 번째는 지역 경제 개발을 위해 대구·경북 지역의 업체, 두 번째는 학생회비를 최대한 절약하기 위해 가격, 마지막으로 해당 업체에 대한 소문을 우선순위로 정해두고 있다”고 밝혔다.
얼마 전 있었던 총학생회 주최의 클럽 ‘파샤’에서 있었던 개강파티 역시 학생회비가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있었다. 실제 우리 대학교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서도 이로 인해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에 대해 금 회장은“학생회비는 전혀 들어가지 않았다. 파샤 측에서 먼저 우리 대학교에 연락을 취해 이름만 빌려달라고 한 것이다”고 일축했다.
◆홍보 위해 지속적 노력 중=학생들이 총학생회에 신뢰를 가지지 못하는 것에 대해 금 회장은“우리가 어떤 사업들을 하고 있는지 학생들에게 제대로 알려주지 못해 생긴 결과라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그런 의혹들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 2011년 런투유 총학생회 때부터 총학생회 소식지를 배부하고 있으며, 일주일에 적어도 하루는 부총학생회장이 직접 발로 뛰는 홍보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지난 2011년 부총학생회장 시절 내가‘외제차를 끌고다닌다’는 소문이 있었다. 하지만 사실 나는 운전면허증 조차 없다”고 우스갯소리로 말했다.
총여학생회
◆중요한 행사에만 학생회비 사용=지난달 14일 총여학생회에서 화장품 샘플을 나눠주는 여성의 날 행사를 주최했다. 이번 행사는‘아모레 퍼시픽’에서 먼저 연락을 해 행사 주최를 제안한 것으로 학생회비 사용은 없었다. 이렇듯 이벤트성 행사에 학생회비 사용을 최소화 한다는 것이 총여학생회 측의 입장이다. 지난해 생필품을 나눠주는 행사도 업체에 요청을 해서 제공받은 경우다.
김수미 총여학생회장(경제금융4·(야))은“이러한 행사는 보통 담당 업체에 연락을 취해 기획안을 만들고 업체에 제출하면 업체 측에서는 홍보 효과 때문에 동의를 하는 편이다”고 했다. 총여학생회 측에서‘우리 대학교는 여학생들이 많아 어느 정도의 홍보효과가 날 것 같다’는 등의 구체적인 사항들을 제시하면 업체 측은 홍보효과를 염두에 두고 협찬을 해준다는 것이다. 축제 같은 큰 행사에 있어서는 학생회비 사용과 함께 액수가 부족할 경우 학생지원팀에 요청하는 경우도 있다.
◆‘자궁경부암 주사’업체선정은 직접 하지 않아=지난해 12월 4일 있었던‘총여학생회 존폐 여부’에 관한 토론회에서 총여학생회 임원들이 자궁경부암 예방접종 입찰 과정에서 리베이트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입찰 업체의 직원에게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대접받으며 업체 선정에 대해 논의했다는 것이다. 이에 김 회장은“업체 선정을 위해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한 것이 아니라 설명을 듣기 위해서라고 알고 있다”고 했다. 이에 덧붙여“직접 입찰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총여학생회 측에서 계약체결을 하면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계약 체결은 영대병원 가정의학과 과장님과 업체 사이에서 진행된다. 총여학생회는 여학생들에게 홍보를 하는 것이 주 역할이라고 밝혔다. 또한 김 회장은“업체와의 계약체결 후에 식사 제의가 들어왔으나 작년과 똑같이 하면 생각 없는 행동인 거 같아 거절하고 총여학생회실에서 설명을 들었다”고 했다. 이번 자궁경부암 주사 접종 가격이 타 대학에 비해 비싸다는 데서 제기된 논란에 대해 김 회장은“대구 지역의 산부인과만 몇 군데 알아보고 가격에 대해 조금 덜 알아본 것은 부족했다. 하지만 이 가격이면 나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답했다.
총학생회는 우리 대학교의 모든 학생들을 대표하는 조직이다. 따라서 학생들은 매 학기마다 학생회비를 납부하고 있으며 총학생회에서는 그 돈을 학생들의 권익 신장을 위해 쓰게 된다. 하지만 일부 학생들의 경우 학생회비의 사용처 또는 그 밖의 다른 금전적 문제에 대해 신뢰를 가지지 못하고 있다. 물론 중앙감사위원회를 통해 감사를 받고 있고 그들 스스로도 계약서류 공개 등 노력을 하고 있지만 학생들의 이러한 의심은 계속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일들에 대해‘2013 런투유 총학생회’와‘ON총여학생회’와 학생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그들의 생각을 들어봤다.
중앙감사위원회
중앙감사위원회(이하 중감위)는 각 학생회를 감사하는 역할을 통해 학생 자치권을 강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쉽게 말해 학생회 등의 자치기구가 투명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학생회와 별도의 조직으로 구분돼 직무에 관해 독립의 지위를 보장받고 있다. 하지만 중감위 역시 일부 학생들에 의해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존재감’문제로 지적=가장 크게 지적되고 있는 부분이 중감위의‘존재감’ 문제이다. 중감위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심지어는 그 존재조차 모르는 학생들도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백운기 중앙감사위원장(건축공학4)은“인정하는 부분이다”고 했다. 이어 그는“그런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올해의 경우 신입생들의 새내기 배움터, 오리엔테이션 등에 참여해 중감위에 대해 알리고 학생총회 때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밝혔다. 또한 중감위에서 학생회에 대한 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1년에 두 차례 발행하는‘감사백서’에 대해서는‘신뢰도’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학생회의 영수증 제출, 사업결산서 등에 문제가 있어도‘앞으로는 좀 더 잘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식으로 처리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부분에 대해 백 위원장은“이번에 총학생회 회칙이 개정되면서‘징계’에 대한 사항이 추가됐다”며 앞으로 중감위에 대한 신뢰도가 제고될 것을 기대했다.
◆간선제 유지될 것으로 보여=중앙감사위원회 (부)위원장은 당해 2학기 전학대회 대의원과 각 단과대학·독립학부 감사위원장의 투표로 선출된다. 이 부분에 있어 일부에서는 직접적인 감사대상자는 아니라 하더라도 학생회를 감사하는 기구를 학생회 임원들이 뽑게 되는 것이므로 이치에 맞지 않다고 비판한다. 이에 지난해 9월 3일 중앙운영위원회 회의를 통해 직선제에 관한 건이 논의되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에는 찬성 5표, 반대 11표, 기권 1표로 투표 제도에 대한 변동이 없었다. 때문에 지금까지 중감위는 계속해서 이러한 비판을 받아왔다. 이러한 비판에 대해 백 위원장은“이번 전학대회를 통해 연임을 위해 직위 사퇴한 사람의 투표권을 없애기로 했다”며“앞으로 공정성에 관해 지속적으로 숙고할 것이다”고 했다.
◆“다른 대학교에 비해 깨끗하다”고 말해=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서울·경기 지역 총학생회장의 리베이트 사건에 대해 백 위원장은“있어선 안 되는 일이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어 그는“전국의 대학교 중에 중감위가 존재하는 학교가 많지 않고, 있다 하더라도 우리 학교와 달리 중감위원장의 선출이 감사대상자에 의해 이뤄진다”며“그러한 점에 비춰 볼 때 우리 학교는 다른 학교에 비해 깨끗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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