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등에 불 떨어졌는데 자기 밥그릇 찾기에 바빠서야 되겠는가
발등에 불 떨어졌는데 자기 밥그릇 찾기에 바빠서야 되겠는가
  • 정은송 문화부장
  • 승인 2013.03.27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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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이‘불바다’이야기로 어수선하다. 지난 5일에는 서울과 워싱턴을 불바다로 만든다고 하더니 11일부터는 북한이 정전협정을 백지화 하겠다고 한다. 그리고 판문점 남북 연락사무소 간의 직통전화인 적십자 채널까지 차단하고 불바다를 운운하는 등 핵 도발의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전국 곳곳에 대형 산불도 일어나면서 불바다 이야기는 어디서도 들린다.
정전 협정을 백지화한다는 것은 바꿔 말하면 언제든지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한국인들은 북한의 도발에 익숙해져 별 반응이 없다. 내성이 생겨버린 것이다. 오히려 외국이 핵 위기에 대해 더 걱정하고 있다. 주변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을 해야 하는 한국인들은 아무런 걱정 없이 어제와 똑같이 생활하고 있다.
위험이 생겨도 그러려니 하고 앉아있는 한국인들, 안전불감증인 한국인이“빨리빨리”를 외쳐가며 부실 투성인 아파트를 만들어 대형 참사가 일어나도 그때뿐이다. 철저한 안전 점검 없이 부실·날림 공사와 같은 잘못을 지금 와서도 똑같이 되풀이하고 있다. 먼 미래를 내다보지는 못할망정 바로 한치 앞도 못 내다보는 것이다.
바로 옆 나라인 일본을 봐도 그렇다. 큰 규모의 지진과 산불, 태풍이 와도 우리보다 피해 규모가 작다.‘괜찮겠지’라고 생각해서 준비를 안 하는 바람에 비슷한 규모의 지진이 일어나도 일본에 비해 한국은 아수라장이 되고 만다. 이는 위험에 대한 철저한 대비책이 있어서 그렇다. 유비무환(有備無患)이라고 했다. 미리 준비가 되어 있으면 걱정할 것이 없다는데 가까운 미래도 못 내다봐서 한국인들은 걱정거리만 가득하다.
평소 재난·사고를 대비하기 위한 교육 정책을 봐도 그렇다. 일본에서는 지속적으로 안전 교육과 같은 대피 훈련을 한다. 이에 반해 한국은 일 년에 한번이라도 지진 교육을 하는 곳도 거의 없는 실정이다. 고등학생 시절 전교생이 화재 대피 훈련을 받았을 때의 기억은 훈련이 장난스러웠고 마치 캠프파이어를 하러 온 것 같은 분위기와 이벤트성 대피 훈련뿐이었다. 이에 반해 일본은 초등학생이라도 실전같은 지진·화재 대피훈련을 하고 선생님과 학생들도 진지하다. 그래서 같은 재해가 생겨도 일본은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것이다.
현재 우리의 상황은 어떠한가. 북한은 계속해서 우리 국민을 볼모로 위협하고 있고 어린 중학생의 불장난에 많은 사람들이 집과 가정을 잃어버렸다. 국민의 어려움을 돌봐야 하는 정부는 더 어수선하다. 가장 긴 공백 기간을 가졌고 국무회의도 국정 공백으로 몇 번이나 무산됐다. 아직 정부조직개편안도 통과되지 않아 장관도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게다가 이런 시급한 상황에 안보 실무를 담당하는 국가안보실장이 없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정부는 자기 밥그릇 찾기에 몰두할 것이 아니라 국민 안전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정은송 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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