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아는 것을 그때 알았더라면
지금 아는 것을 그때 알았더라면
  • 이경림 준기자
  • 승인 2012.11.29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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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주 아나운서
학력: 한양대 대학원 교육학 석사
데뷔: 2003년 KBS 29기 공채
진행: 상상플러스(2006~2007)
        KBS월드뉴스(2008)
       사랑의 리퀘스트(2012)
낭독의 발견(2012)
바른말 고운말(2012)

 

◆콤플렉스 덩어리 어린시절=“나는 태어난 것 자체가 콤플렉스였다”고 하며 백승주 아나운서는 그의 어린시절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는 어머니의 뱃속에서 열 달을 다 채우지 못하고 태어났다. 분만촉진제를 통해 억울하게도 아홉달 만에 태어나게 된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그는 시골에서 태어나서 어렸을 때부터 돌과 나무를 가지고 놀 수밖에 없었고 다양한 문화적 생활도 할 수가 없었다. 심지어 유치원도 다니지 못해 동네에서 유치원을 졸업하지 못한 사람은 자신뿐이라고 했다.
그가 초등학교 4학년 때에 반에서 아이큐 검사를 했는데 92가 나왔다. 반에서 아이큐 점수가 두자릿수인 사람이 혼자뿐이라 점수가 낮으면 낮을수록 좋은 줄 알았다고 했다. 이어 그는“돌고래보다 낮은 점수였다. 반에서 꼴찌를 하던 코흘리개 친구도 110정도였다. 그 사실을 깨닫는 순간 나의 콤플렉스가 머리 위에서 뚝뚝 떨어지는 것 같았다”고 했다.
◆아나운서의 꿈을 가지다=대학 시절, 유명한 캠퍼스 커플이었다고 했다. 오토바이 타는 것을 좋아해서 남자친구를 태우고 4년 동안 오토바이만 탔다고 했다. 그는“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도 있고 책도 읽을 수 있는 시기였다. 열정 하나 없이 지냈던 4년이 후회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던 중 졸업을 하는 시기에 하버드 교수인 하워드 가드너의 책을 읽었는데 그 책에서는 인간에게 일곱 가지 지능이 있다고 했다. 이 내용을 보고 그는 자신이 지금까지 검사를 했었던 우리나라의 아이큐 검사는 단지 공간지각능력과 논리적 지능을 중심으로 검사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다른 사람보다 지능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도 알게 됐다. 그 후, 하워드 가드너 교수에게 감명을 받고 그에게 제자가 되고 싶다고 메일을 보냈다. 그의 메일을 받은 하워드 가드너 교수는 한국에서 자신의 연구를 공부하는 교수가 있다며 찾아가 보라고 조언해줬다. 그는 추천 받은 교수를 찾아가 석사 공부도 마치고 미국에 가서 공부를 했다. 하지만 얼마 후 그는 귀국을 했다. 귀국한 이유에 대해 “어머니와 통화를 하는데,‘나에게 행복하냐’고 물었다. 아무말도 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아무에게도 의논하지 않고 계획 없이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때가 26살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귀국행 비행기 안에서 그는 어떤 일을 해야 하는 지에 대해 고뇌에 빠졌다. 고뇌를 하다 아나운서라는 직업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됐다.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으로부터 말을 공손하고 논리적으로 하라는 가르침을 받았다. 아나운서가 어떤 직업인지는 자세히 몰랐지만 말을 하는 직업이라는 생각에 도전을 해보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한국에 도착을 하자 바로 KBS에 전화를 했다. 입사를 하고 싶다고 하니 KBS에서는 이미 채용 기간이 지났다며 내년에 시험을 보라고 했다. 그 당시 1년이 너무나 급했던 그는 삼척MBC에서 아나운서를 채용한다는 공고를 보고 지원을 했다.“삼척MBC에서 채용할 때, 영어로 인터뷰가 가능한 아나운서를 우대했다. 귀국한지 얼마 되지 않은 나에게는 유리한 사항이라 합격을 했고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삼척MBC에서 KBS까지=그는 삼척MBC에서 아나운서 일을 하면서 너무 행복했다. 아침부터 밤까지 일을 하는데도 힘들다는 생각이 들지 않고 바로 내가 찾던 직업이라는 것을 느꼈다. 또한 그는“3년 계약직이었지만, 최대한 이곳에서 많이 배우고 큰물로 나가야겠다는 생각에 열심히 일을 했고 너무 행복했다”고 했다. 하지만 그에게 KBS 입사 준비는 쉽지 않았다. 그 당시 나이가 20대 후반이라 KBS 입사 준비 기간으로 2년을 계획했다. 그런데 다행히도 1년 만에 시험에 합격을 하고 KBS에 입사를 할 수 있었다. KBS 입사 준비를 하는 동안 그는 삼척MBC에서 일을 하며 공부를 병행해야 했다. 그래서 준비하는 기간 동안 잠을 4시간 이상 자본적이 없었다.  그는“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열정만으로는 부족하다”며“열정과 함께 자기희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가 KBS아나운서 면접을 볼 때의 경쟁률은 400대 1. 그는 자신보다 젊고 세련된 사람들과 경쟁을 한다는 것이 부담스러웠었다. 그래서 그는 이런 경쟁자들을 이기기 위한 전략을 세웠다. 그는“나머지 경쟁자들이 너무 예뻐서 나는 예쁜 척을 하지 않고 인간적인 냄새가 나는 아나운서라는 것을 보여줬다”며“후에 내 면접을 봤던 실장님도 나만 예쁜 척을 하지 않아서 눈에 띄었다고 했다”고 말했다. 불리한 상황에서도 자신만의 전략을 세운다면 성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꿈을 이루기 위한 팁=백 아나운서는 대학생들에게 꿈을 찾기 위한 팁을 몇가지 제시했다. 그 중 첫 번째는 자신만의 행복과 성공의 기준을 정하고 그 기준에 맞는 꿈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또 그는“행복과 성공의 기준을 사회적 잣대로 정하지 말고 나의 기준에 잘 맞춰서 정해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행복과 성공의 기준을 통해 꿈을 정할 때 경제적인 기준도 맞춰보라고 했다. 그는“우리가 현실적인 사회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아무리 자신의 일에 무아지경으로 빠진다고 해도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는 일이 아니라면 지속하기가 힘들 것이다”고 충고했다.
두 번째는 자신만의 역할모델을 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이 누구인지를 생각을 하고 그 분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도움을 받지 못하더라도 그 역할모델이 응원은 해 줄지도 모른다.
세 번째는 외국어로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라고 했다. 사회생활을 할 때 외국어로 말을 할 수 있다면 큰 경쟁력이 된다. 또한 그는“학교에서 교환학생으로 보내주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꼭 참여해라.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 영어실력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경험들을 통해 여러분들을 한 단계 성장시킬 것이다”고 했다. 그는 한국에서 외국어 공부를 해야 한다면 성실하게 매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를 모르는 대학생들을 위한 충고도 했다. 만약 어렴풋이나마 꿈이 있다면 그것이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 상세하게 적어야 한다. 왜 그것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적어본다면 실현이 된다. 이에 대한 예시로 그는“여러분들이 알고 있는 KBS 아나운서들은 자신의 꿈에 대해 꾸준히 적고 구체적으로 실행을 한다”고 했다. 또한 그는“50년 후, 내가 어떤 모습이면 좋겠는지 생각을 해보고 구체적으로 스토리를 써보고 매일 상기시킨다면 꼭 실현될 것이다”고 말했다.

백승주 아나운서와 함께하는 Q&A

Q1. 목소리가 너무 좋습니다. 타고난 것인가요?
A. 물론 태어나면서 목소리가 크고 좋았다. 고등학교 때 ‘화랑정신’이라는 단체에서 목소리가 큰 이유로 회장으로 뽑힌 적도 있었다. 하지만 아나운서가 돼서 훈련을 하니 목소리가 변했다. 목소리도 훈련을 통해서 변화시킬 수 있다. 내가 생각하는 목소리의 종류가 있는데, 생각 깊은 목소리와 생각 없는 목소리이다. 목소리를 훈련하고 싶다면 생각이 있는 목소리를 만드는 훈련을 해라. 생각이 있는 목소리라고 해서 지식이 많다는 것이 아니다. 목소리 자체가 생각 있는 목소리라는 뜻이다. 생각 있는 목소리는 다른 사람들에게 나의 신뢰감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생각 있는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 
Q2. 사회적으로 성공을 하셨는데, 성공을 하는 데 외모가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시나요?
A. 솔직하게 말하자면 참 억울한 세상이다. 하지만 자신이 생각하는 데로 이미지를 만들어 갈 수 있다. 나 또한 십년 전 입사했을 때와 지금의 모습이 다르다. 외모가 사회생활에서 중요하니까 다 고치라는 말은 아니다. 자신의 모습 중에서 변화시키고 싶은 모습이 있다면 변화를 통해 발전적인 모습을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뚱뚱하다고 생각한다면 다이어트를 하면 된다. 혹은 사각턱이 콤플렉스라면 고칠 수 있고 브랜드가 된다면 그냥 둘 수 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외모가 걸림돌이 된다고 생각한다면 고쳐라. 하지만 아무런 이유 없이 얼굴을 고치지는 마라.
Q3. 백 아나운서의 서른이었을 때가 궁금합니다. 20대의 마지막을 어떻게 마무리 했나요?
A. 현재 내 나이는 서른일곱이다. 약 7년 전 내가 서른 살이었을 때 나는 기뻤다. 그때만 해도 결혼할 생각도 없고 한창 일을 할 때여서 마냥 기뻤었다. 그리고 가장 열심히 일했을 때였다. KBS에 입사를 해서 더 발전하기 위해 열심히 내 생각을 메모하며 내 삶을 좀 더 윤택하게 살아야겠다고 생각을 했던 시기였다. 보통 서른살의 여성들이 결혼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삐걱삐걱하게 산다. 하지만 나는 그런 것 없이 내 일에 질주를 했던 시기였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29살보다 서른이 훨씬 더 좋을 것이다.
Q4. 삼척MBC에서 일을 할 때, 하루에 잠을 4시간 잤었는데, 힘들지는 않았나요?
A. 삼척MBC의 주변에 쪽방 하나를 얻었다. 내가 즐거운 일을 찾았기 때문에 큰물로 나아가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그 당시‘별이 빛나는 밤’이라는 라디오를 진행했었다. 그래서 나의 일과는 아침에 시작해 새벽 2시에 끝이 났다. 그런데 내가 이 즐거운 일을 힘들다고 끝낼 수 없다는 생각과 꼭 KBS에 입사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매일 새벽에 삼척국립도서관에 가서 공부를 했다. 물론 치열하고 외롭게 공부를 했다. 오로지 나 혼자 해결해야 하는 언론고시여서 더 열심히 했다.
또 주변에 가족도 없고, 삼척의 지리도 잘 모르고 일도 많아서 슬럼프가 있었다. 하지만  나를 믿었다. 그리고 열심히 해보고 안되면 깨끗하게 하지 말자는 생각에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Q5. 아나운서가 꿈인데, 사투리를 어떻게 고쳐야 할까요?
A. 내가 역할모델이 될 수 있다면 환영이다. 전화와 메일 모두 열려있으니 언제든지 도움을 요청해라. 그리고 사투리는 외국어 공부를 하는 것처럼 고쳐라. 미국 사람들이 중국어를 배울 때, 먼저 한자를 습득 한다. 그 후, 중국과 관련된 영화나 드라마를 계속 보며 한자가 어떻게 발음이 되는지 알아보고 따라한다. 이런 식으로 학생도 아나운서들이 방송을 하는 프로그램을 봐라. 그 후 따라하고 녹음을 하며 학생이 말하는 사투리 억양을 느끼고 고쳐봐라.
Q6. 결혼을 했던 사람으로서 대학생들에게 좋은 배우자를 만나는 방법에 대해 말해주세요.
A. 지금 남편과 만나기 전에 이름만 들으면 모두가 알 만한 사람을 만난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 사람과 안 좋게 헤어졌다. 지금 남편에게 옛 남자친구에 대한 욕을 하다가 친해지게 됐다. 그러다 결혼을 약속하고 날짜를 정한 뒤 식을 올렸다.
나이가 많아 결혼을 꼭 한다는 강박관념에 하는 것은 반대다. 그냥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열심히 하다보면 멋진 사람을 만나게 된다. 이 사람 정도면 결혼을 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면 결혼을 해라. 나는 개인적으로 선을 봐서 결혼을 하는 것은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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