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의 미덕
‘비판’의 미덕
  • 박준범 편집국장
  • 승인 2012.11.29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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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에 입학하고 신문사 입사지원서를 들고 기대 반, 걱정 반으로 학생지원센터를 오른 지도 벌써 3년이 지났다. 이번호(1585호)를 마지막으로 영대신문사 생활도 마무리가 된다.
3년 동안 수습기자, 기자, 편집국장을 거치며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영대신문에 대한 의견도 많이 들었다. 영대신문을 읽고 메일로 의견을 보내주는 학우도 있었다. 또한 영대신문 독자평가위원회(독평위)를 만들어 신문이 매번 발행될 때마다 평가를 듣고 최대한 반영하려고 노력했다. 독평위를 운영하면서 독평위 위원들이 지적하고 비판하는 것들에 대해 공감하고 수긍하는 부분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었다. 독평위 위원들의 비판을 수긍하지 못했던 것은‘비판’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부분이 작용한 것이다. 
필자의 예를 들었지만 민주적인 대학사회에서도 아직까지‘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는 문화는 부족하다. 1582호(9월3일자) 대학면에서 URP시스템과 수강꾸러미 제도에 대해 기사를 썼고, 처음 시행되는 제도이기 때문에 당연히 부족한 점이 있기 마련이고 그 부분을 보완해 나가는 것이 마땅하다. 그래서 이 제도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을 물었고 이에 대한 답을 얻었다. 하지만 담당 부서인 수업학적팀은 인터뷰를 진행한 학생들의 과를 조사한 후 과에 해당 학생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1584호(9월25일자) 종합면에서는 총여학생회의‘홍보 부족으로 학생들 참여 적어’라는 부제를 달았고 이에 대해 항의방문을 받았다. 이후에 수업학적팀은 담당기자와 총여학생회는 필자와의 긴 얘기를 통해 마무리 됐다.
언론의 주요 기능 중 비판과 감시의 기능이 있다. 영대신문은 학내 언론기관으로서 대학 내에서 일어나는 본부의 사업들 그리고 총학생회를 비롯한 학생회의 사업들을‘비판’할 권리가 있다. 물론‘비판’은 당사자의 얼굴을 찌푸리게 하며 기분을 나쁘게 하기도 한다. 하지만‘잘했다’고 칭찬을 하면 좋은 기사고‘나쁘다’고 불만을 드러내면 나쁜 기사라는 평은 하지 않았으면 한다. 해당 프로그램이나 사업을 직접 겪었던 학생들의 생각과 의견을 반영해 취재를 하고 기사를 쓰기 때문에 맹목적인 비난은 하지 않는다. 다만 이러한 기사들로 학교가 변화해 좀 더 편리하게 학교생활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니체는‘비판은 바람이다. 이마를 시원하게 식히기도, 눅눅한 곳을 건조시키기도 하여 나쁜 균의 번식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그렇기에 비판은 쉼 없이 들을수록 좋다’고 했다.‘비판’을 겸허히 수용하는 의식과 문화가 자리잡았으면 한다. 이번 신문으로 더 이상 기사를 쓸 수 없지만‘비판’의 미덕을 발휘해 내년, 내후년에 학교를 방문했을 때에는 기사에 대한 항의방문이 아닌 기자들과 구성원 간의 토론이 활발히 진행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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