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쉬어가는 하루 그리고 소극장의 매력
조금 쉬어가는 하루 그리고 소극장의 매력
  • 김은혜(언론정보2)
  • 승인 2012.11.29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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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학생의 오늘의 생각.‘과제. 아 너무 많아. 지친다. 힘들다. 휴학하고 싶다. 휴학하면 뭐하지. 아 할 게 없다. 스트레이트로 학교 다녀야지. 그렇게 학교 졸업하면 뭐하지.’흡사 개그콘서트의 한 코너‘어르신’이 생각난다.“소고기 무면(먹으면) 뭐하겠노. 힘나겠제. 힘나면 뭐하겠노. 힘내서 열심히 일해가 돈벌겠제. 돈 벌면 뭐하겠노. 소고기 사묵겠제.”생각의 꼬리의 꼬리는 혼자 저만치 앞서 나가기도 하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기도 한다. 이랬던지, 저랬던지 각자에게 명확히 떨어지는 답 없이 허우적대며 이 시대를 살아갈 뿐이다.
뜻대로 되지 않는 시점에서, 하루정도 푹 쉬고 싶을 때, 소극장에서 연극 보는 것을 추천한다. 규모의 경제를 이룩하고 있는 사회에 거대 산업인 영화가 있다. 한 편이 만들어지면, 길이 길이 남는 영화에 반해서 연극은 하루 하루 재생산된다. 인기가 좋아 3차, 4차 공연까지 이어지는 시나리오가 있다. 그래도 매번 배우가 바뀌고, 관객의 호응이 바뀐다. 극이 정점에 치다르면서 불과 2~3m 앞에 있는 배우들 얼굴의 땀은 범벅이 되어 흐른다. 눈부신 조명 아래, 관객의 호응을 먹으면서 열연하는 연극배우들을 본 적이 있는가.
연극을 같이 보러 간 한 친구는 말했다.“연극 도중에 말하면 안 되는 줄 알았다.”고. 하지만 연극배우는 말한다.“연기를 하다가 관객과의 교감, 상호작용을 위해 질문을 던졌을 때 아무런 말도 나오지 않으면 애드리브를 칠 수가 없다”고. 이것이 연극만의 매력이다. 가만히 관전하는 것이 아닌 함께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하나의 손이 박수소리를 낼 수 없듯이 오른손(배우), 왼손(관객)이 짝짝 맞아야 한다. 하루 쯤은 극 중 암전 때 손에 환호를 하며 불난 듯 박수를 쳐 볼 수 있는 소극장에 가보길 추천한다. 아마 한 번을 간다면, 다음번에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친구와, 가족과, 연인과 와보고 싶은 마음이 생길 것이다. 데이트코스로 흔히들 가는 스크린에서 빔으로 쏘아 보여지는 2차원적인 영화가 아니다. 소품이, 조명이, 음향 스피커가 오밀조밀 다 갖추어져 있는 곳, 3차원공간에서 연극을 오감으로 만끽해보는 것이다.
특히나, 대구는 동성로와 반월당, 대명동 계대 곳곳에 많은 소극장이 있다. 극장가에서는 예술대학교와 연극예술과 학생들의 졸업 작품, 고등학교 연극부의 청소년 연극제, 성 연극제부터 시작해서 잘나가는 홍대 소극장의 연극까지 만나볼 수 있다.‘소小극장’이라고 무시하지 말라. 대구본토의 창작뮤지컬이나 창작연극들이 꾸준히 사랑을 받고 중국에 수출까지 되어 승승장구 하기도 한다. 처음에는 배우와의 가까운 거리가 부담스럽다가도, 매력을 느끼는 순간 손 닿을 거리에 배우가 있다는 것에 온 몸의 세포가 꿈틀거리는 경험을 한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연극의 묘미는 교감에 있다. 바쁜 세상, 바쁜 생활 속에서 쉬어갈 때 누구보다도 한 템포 더 쉬어가고 싶다면, 소극장에 가보자. 무한경쟁 속에서 지치고 힘들 때 매일 혼신을 다해 연기를 하는 배우들을 만나고 그 에너지를 받으러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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