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쯤 입장 바꿔 생각해보자!
한 번쯤 입장 바꿔 생각해보자!
  • 편집국
  • 승인 2012.11.14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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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신문에는 상상을 초월하는 기사들이 많이 보인다. 특히 아동에 대한 성적 학대와 관련된 내용은 새삼 인간의 이중성에 경악을 금치 못하게 한다. 우리 대학에서도 작년에 성희롱 문제로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치뤘다. 그 후 우리 대학은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가? 외적 변화로는 크게 성희롱·성폭력상담소 발족과 적극적인 성희롱·성폭력 예방교육 실시를 들 수 있겠다. 올 9월 학생역량개발처 산하 여대생커리어개발센터로부터 성희롱·성폭력상담소가 직제 개편돼 독립된 기구가 됐고, 재학생과 교직원을 대상으로 성희롱·성폭력 예방교육을 적극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특히 교원의 경우 수업시간이 각각인 점을 고려하여 단과 대학별, 학과별 교육까지 실시하기도 한다. 그러나 과연 우리 대학 공동체 구성원의 내적인 변화는 일어나고 있는 것인가? 성희롱·성폭력 예방교육에 직원들은 인사고과에 반영돼서인지 거의 100% 참석하는 반면 교원들의 참여율은 상당히 저조하다. 각 단과대학의 학장님들의 도움으로 억지로 참석하는 실정이고, 어느 단과대학의 교수는 왜 내가 이런 교육을 받아야만 하는지 상당히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내셨다고 한다.
여성가족부에서 일정 기준의 사업체에서는 1년에 1번 1시간 이상 반드시 성희롱·성폭력 예방교육을 실시할 것을 의무화하고 있고 또 실시여부도 공개하고 있다. 이에 우리 대학교에서도 예방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만, 일부 구성원들은 특히 교원들은 어쩔 수 없이 끌려온 듯 제발 30분만에 짧게 끝내줄 것을 강력히 요구하기도 한다. 어떤 분은“성희롱·성폭력 예방교육”이라는 제목부터가 거부감을 일으키니 제목을 좀 더 순화하면 좋겠다는 개선안을 내놓기도 하고, 어떤 분은 직원들처럼 교원들도 교원평가 항목에 예방교육 참석여부를 반영해야 한다는 강경책을 제시하기도 하고, 또 어떤 분은 인터넷 강의식 교육방식을 활용해 편한 시간에 각자 교육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건의도 한다. 물론 다 나름의 일리는 있다. 그러나 우리 스스로에 대한, 나 자신에 대한 반성의 흔적은 안타깝게도 찾아볼 수가 없다.
“왜 내가 성희롱·성폭력 예방교육을 받아야만 하는가?”가 아니라,“혹시 나도 모르게 학생이나 동료에게 정신적 육체적 피해를 입힐 수 있지 않을까?”라는 의식으로의 전환이 절실하다. 우리 대학 공동체 안에서만큼은 상호 신뢰하고 존중해, 한 번쯤 입장 바꿔 생각해주는 따뜻한 마음이 올 겨울을 녹일 수 있기를 바란다. 아울러 본부 및 당당부서에 다음 4가지를 건의하고자 한다. 첫째, 성희롱·성폭력상담소는 그 특성상 개인의 사생활과 명예와 연관되는 민감한 문제를 담당하는 곳이므로 본부 산하 부처에 소속시키지 말고 독립성을 부여한다. 둘째, 성희롱·성폭력상담소 및 성희롱·성폭력 예방교육이란 명칭을 좀 더 순화된 명칭으로 바꾼다. 셋째 , 재학생 대상의 예방교육은“대학생활과 봉사”수업과 연계시켜 반드시 1학년 때부터 성 평등을 의식화할 수 있는 훈련을 시킨다. 넷째, 학생과 교직원의 특성에 맞는 예방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한다.    
앞으로 우리 대학교 안에서는 절대로 성희롱, 성폭력이란 단어가 입에 오르내리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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