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 스타킹 디자이너 김성훈 씨
한국 최초 스타킹 디자이너 김성훈 씨
  • 주미리 기자, 여현정 준기자
  • 승인 2012.11.14 23: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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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일하며, 합당한 수익 얻어 행복합니다

스타킹의 계절이 돌아왔다. 스타킹은 보온효과뿐만 아니라 스타킹의 탄력성이 각선미를 돋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어 많은 여성이 스타킹을 애용한다. 이런 여성용품인 스타킹을 직접 디자인하고, 손수 작업해 홍대 앞 프리마켓에 스타킹을 팔고 있는 국내 최초 남성 스타킹 디자이너인 김성훈 씨(나일론비 대표)를 만나보자.
Q. 아무 생각 없이 신고 다니던 스타킹에 독특한 패턴과 화려한 색깔을 줬다는 게 창의적이고 신선하다. 스타킹 디자인을 하게 된 계기는?
A.
어렸을 때부터 남들과 똑같아지는 걸 좋아하지 않았다. 머리에 빨주노초파남보 모든 색깔을 염색할 정도로 색채감각이 뛰어났고 개성이 뚜렷했다. 내가 가진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패션 아이템을 찾다가 우연히 스타킹이 눈에 띄었다. 저렴한 가격에 비해 스타일이 확 바뀔 수 있는 스타킹에 흥미를 느꼈다. 그래서 스타킹이라는 아이템과 나의 색채감각을 섞어 지금의 스타킹 디자인이 탄생하게 됐다. 또한 시장조사를 통해 대부분 여성이 검은색 스타킹을 입고 있음을 깨달았다. 세상에 다양한 디자인이 있는데 모두 일률적으로 입는 것에 대해 답답함을 느꼈다.
Q. 생소한 분야라 스타킹을 디자인하기 위해 어떻게 공부했나?
A.
처음에는 아무 생각 없이 자료를 수집했다. 수집하기 위한 공간으로 포털사이트 다음(Daum)에 카페를 만들고 스타킹 디자인 사진을 모았다. 자료가 방대해졌고, 나도 모르게 공부를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스타킹 디자이너가 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내 카페를 방문한 디자인 회사에서 면접을 보자고 연락이 왔다.  이를 계기로 그 회사에 디자이너로 일했다. 안타깝게도 현재 퇴사를 했지만, 굉장한 인상을 받았다.‘스타킹 디자이너가 될 수 있겠구나’라는 자신감을 얻었다. 무작정 아무 원단을 사서 작업을 시도했다. 염색을 해보고, 염료도 써보고 내 마음대로 스타킹 디자인을 시도해봤다.
Q. 그래픽디자이너라는 안정된 직업을 관두고 28살이라는 늦은 나이에 스타킹 디자이너가 된다고 했을 때 걱정되거나 두려웠던 점은?
A.
중3 때부터 미술 입시를 준비했다. 준비과정이 길었던 만큼 디자이너라는 직업에 환상이 컸다. 하지만 학생 때 가졌던 환상과 직접 사회생활을 해보니 상상했던 것과 많이 달랐다. 물론 디자이너가 좋아서 시작했지만, 과연 이 길이 내게 맞는 건지 의문이 들었다. 박봉에, 밤새며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힘들었고 실망도 컸다. 그럼에도 디자인을 해야 하나 다른 일을 찾아봐야 하나 방황했다. 그래서 디자인과는 전혀 상관없는 일도 해봤다. 하지만 다른 일을 하면서도 마음속으로 항상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시기를 놓치더라도 꼭 디자인을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20대 중반을 넘어가면서 스스로 불안해졌다. 그렇다고 다시 학교에 다니기엔 여윳돈도 없고, 돈을 벌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나이는 차고, 스스로 다급함을 느꼈다.
Q. 현재 6년째 스타킹을 디자인하고 있다. 남자가 여성용품인 스타킹을 디자인하는 디자이너로 활동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
A.
최근에 남자가 스타킹을 디자인한다는 것에 대해 언짢은 시선이 있다. 지나가는 연인이‘남자가 왜 스타킹을 디자인하나?’라고 수군거리기도 한다. 대부분 이처럼 남자가 왜 하필이면 여성용품인 스타킹을 디자인하는지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바라본다. 심지어 변태로 오인되기도 했다. 경기가 안 좋을수록 사람들의 심리가 각박해지는 것 같다. 최근에 스마트 폰이 생기고, 세상이 획일화·개인화되며 개인의 시선이 좁아짐을 느낀다. 과거에는 인간미가 느껴졌는데, 지금은 오직 안정된 직장을 선호하고, 서울의 4년제 유명한 대학을 나와야 하는 등 사람의 시선이 좁아지고 사고방식이 편협해진 것 같다. 세상에는 다양한 분야와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데 이해하지 못하고 편견을 가진다.
Q. 김성훈 씨의 스타킹 디자인 유형과 특징은?
A.
패턴 디자인, 페인팅 디자인, 염색디자인이 있다. 먼저 염료를 이용해 작게 포인트로 도트패턴화 시킨 패턴 디자인이 있다. 염색 디자인은 랜덤 그라디에이션으로 나도 어떤 디자인이 나올지 모른다. 마지막으로 페인팅 디자인은 잭슨 폴록의 액션 페인팅 작업 방식을 접목해 스타킹 원단에 직접 뿌리는 방식이다. 모든 것이 수작업으로 이뤄지다 보니 한정판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소비자의 욕구가 다양해져 하나에 치중하지 않고 다양하게 작업한다. 또한 디자이너도 시선이 좁아지므로 다양하게 접근하는 편이다.
Q. 우리나라 여성 대부분은 검은색 스타킹을 선호하는 편이다. 그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A.
외국의 경우, 그라데이션이 있거나 패턴이 들어간 다양한 스타킹이 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에는 디자인을 만드는 회사도 없다. 그래서 그나마 날씬해 보이는 검은색을 많은 여성이 선호하고 신는 것이다. 또한 누구나 검은색을 신으니까 똑같이 검은색을 신는 것 같다. 스타킹 디자인이 다양해지고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면 빠른 시간 내에는 아니더라도 사람들의 인식이 바뀔 것이다. 지금은 선택의 폭이 좁으므로 검은색 스타킹을 선호한다. 검은색 외에 기능적인 면이나 시각적인 면에서 다리 맵시가 돋보이는 스타킹이 있다면 소비자들은 그 디자인을 선택할 것이다.
Q. 화려한 디자인의 스타킹을 입기 두려워하는 사람들에게 조언한다면?
A.
개인적으로 커피색과 검은색이 가장 예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세상에는 다양한 디자인이 있다. 태어나 커피색과 검은색 스타킹만 신는 여성들을 보면 안타깝다. 한 번쯤 화려한 디자인을 입고 싶은 욕구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주위 시선이 부담스러워 도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먼저 검은색 스타킹에 도트 포인트를 준 디자인을 시도한다. 다음으로 색깔 있는 스타킹에 도전한다. 매우 독특한 스타킹을 신을 경우, 나머지 의상은 패턴 없이 최대한 단순하게 입으면 스타킹 하나로 멋 내기가 가능하다. 인간은 환경에 적응하는 동물이기 때문에 자신이 어느 정도 욕심이 있고 적응하기 시작하면 조금씩 바뀌기 시작한다.
Q. 스타킹 대신 바지를 선호하고 남자처럼 옷을 입는 여자를 어떻게 생각하나?
A.
스타킹은 여자의 특권이다. 바지를 입었을 때와 스타킹을 신었을 때의 분위기는 매우 다르다. 물론 신고 안 신고는 개인의 자유지만, 여자의 꾸밀 수 있는  권리를 포기하는 여자를 보면 안타깝다. 남에게 피해만 주지 않는다면 자신의 개성을 표출할 권리가 있다. 
Q. 현재 자신의 직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A.
항상 불안감을 느낀다. 특히 돈에 대한 중압감이 크다. 직장을 가지면 안정적이긴 하지만 사업은 금전과 연결이 되므로 중압감이 크다. 하지만 나는 하고 싶은 일을 하고, 그에 합당한 수입을 얻으므로 행복하다. 대기업에 종사하는 사람, 공무원 하나도 부럽지 않다.
Q. 창업을 생각하는 대학생에게 조언해주고 싶은 말은?
A.
이것저것 안 되는데 사업이나 해볼까라는 생각은 안 된다. 사업을 시작하기 전, 자신에게 왜 이 사업을 하고 싶은지 물어봤으면 좋겠다. 창업을 하든, 직업을 갖든, 안일한 생각을 하는 사람은 쉽게 도태되는 것 같다. 스스로 노력하고 채찍질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Q. 소원과 목표는?
A.
포털사이트에‘스타킹’이라고 검색 시 연관검색어에‘김성훈 스타킹 디자이너’가 뜨길 원한다. 즉, 많은 사람이 내가 스타킹 디자이너라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 그뿐만 아니라 외국에는 스타킹이 패션 산업의 한 부분으로 여겨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다양한 스타킹을 다양한 여성이 접하게 되어, 스타킹을 통해 자신의 개성을 표출하는 것 또한 하나의 권리라는 시각으로 바뀌는 것이 가장 큰 바람이다.
주미리 기자 hn99735@ynu.ac.kr

‘김성훈’스타킹 디자이너로부터 듣는 스타킹 관리법과 스타킹 멋 내기 방법
◆오랫동안 신기 위한 착용법&관리법=스타킹을 바지처럼 입을 경우, 짝이 안 맞을뿐더러 수명을 단축하게 된다. 그러므로 발부분까지 손으로 말아 신어야 한다. 또한 관리법으로는 세탁이 가장 중요하다. 세탁이 귀찮다면 한 번이라도 물로 헹궈주면 원래대로 돌아간다. 망 안에 스타킹 여러 개를 넣고 세탁기에 돌리면 자기들끼리 엉켜 스타킹 원단이 늘어나기 때문에 될 수 있으면 손빨래를 추천한다. 김 씨는“착용하기 한 시간 전, 냉장실에 마른 스타킹을 넣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원단이 응집되는 효과로 망가짐을 예방할 수 있다.
◆나일론비의 색깔별, 기능별 멋 내기 방법=모든 스타일에 어울리는 색깔은 회색계통의 색깔이다. 회색은 중간색이기 때문에 어떤 옷을 입어도 잘 어울린다. 캐주얼한 스타일의 경우, 발랄한 느낌의 보라색이나 색감이 있는 스타킹에 운동화를 매치해도 나쁘지 않다. 깔끔한 정장의 경우, 도트패턴이 있는 스타킹도 어울린다. 집에 있는 긴 면티 하나에 독특한 스타킹 하나만 신어도‘얘 오늘 오랜만에 신경 썼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다리가 잘 붓는 사람은 기능성 압박 스타킹을 추천한다. 특히 오래 앉아서 일하는 사람은 다리에 피가 잘 안 통해 다리가 자주 붓는다. 이때 기능성 스타킹을 신으면 다리가 덜 붓고 덜 피로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자주 신으면 오히려 혈액순환이 되지 않는 부작용이 있기 때문에 일반 스타킹과 번갈아 가면서 신어야 한다.
여현정 준기자 yeo2093@y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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