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쓸 돈은 내 손으로! 대학생들의 아르바이트
내가 쓸 돈은 내 손으로! 대학생들의 아르바이트
  • 임병민 기자,여현정 준기자,이형선 준기자
  • 승인 2012.10.04 20: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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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이라는 문턱을 넘어서면서 우리는 성인이라는 이름표를 함께 달게 됐다. 자유라는 명목 앞에 이제 금전적인 문제도 우리가 짊어져야 할 수 많은 책임 중 하나다. 등록금과 식비, 용돈, 저축 등 돈이 쓰일 곳은 수없이 많고 돈 관리가 쉽지만은 않다. 그리고 그러한 문제에 대처하는 대학생들의 방법 중 하나는 아르바이트다. 때문에 방학뿐만 아니라 학기 중에도 그들의 아르바이트는 계속된다.
본지는 대학생들의 아르바이트에 대한 실상을 알아보기 위해 우리 대학교 학생들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앙케이트를 실시했다. 이제 대학생들의 아르바이트에 대해 함께 파헤쳐보자.

◆대학생들의 아르바이트 현황=우리 대학교 학생 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다’고 답한 학생은 157명으로 무려 78.5%나 됐다. 이는‘아르바이트를 해 본 적이 없다’고 답한 43명의 4배에 가까운 수치다. 이로써 4명 중 3명 꼴로 학생들의 대부분이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많은 학생들이 아르바이트를 하는 데는 어떤 이유가 있을까? 설문조사 결과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는 학생 157명 중 121명(77.1%)이나 되는 학생이 용돈을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생계를 이어나가기 위해, 등록금을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경우가 각각 12명(7.6%), 11명(7%)으로 나타났다. 용돈, 생계, 등록금을 금전적인 문제로 아르바이트하는 학생 수로만 따졌을 때 그 수치가 무려 144명(91.7%)에 육박한다. 이를 통해 대부분의 학생들이 금전적인 문제를 이유로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특이할 만한 것은 ‘등록금을 벌기 위해’의 수치가 예상외로 비교적 적다는 것이다.‘반값 등록금’이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창 사회적 화두로 떠오르고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의외의 결과였다.
한편 43명(27.4%)의 학생들은 경험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생계, 용돈, 등록금, 저축 등 돈을 벌기 위해 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와 더불어 인생의 경험을 쌓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경우도 있다는 사실이다. 이번 앙케이트 결과 많은 학생들이 아르바이트로 인해 힘들지만 경험 역시도 소중히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아르바이트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학생들도 있었다. 그들이 아르바이트 하지 않는 이유는‘학업에 방해가 될까봐’가 17(39.5%)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를 통해 아르바이트가 학생들에게 육체적·정신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기 힘들다는 점으로 인해 학생들이 아르바이트를 기피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아르바이트 할 곳이 없음’과‘부모님 반대’,‘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서’의 경우 각각 11명(25.6%), 11명(25.6%), 8명(18.6%)으로 아르바이트도 구하기 힘들거나 아직까지 아르바이트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또한 존재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최저임금 지켜지는 곳은 절반 정도에 불과해=올해 최저임금은 시간당 4천580원, 월 95만7천220원이다. 만약 고용주가 최저임금을 지키지 않았을 경우 사업장 관할 지방노동관서 근로감독과에 신고해 권리구제를 요청할 수 있다. 하지만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거나 한 적이 있는 학생들의 경우 87명(55.5%)이‘받았다’, 70명(44.5%)이‘못 받았다’고 응답했다. 약 절반 정도의 학생들이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고 일한 셈이다. 현재의 최저임금에 대해 학생들은‘최저임금 자체의 액수도 적은데 그것조차 지켜지지 않는다는 것은 노동력 착취이다’,‘최저임금에 대한 법적 규제가 미약하다’는 등 불만을 드러냈다. 내년 최저시급은 4천860원으로 올해보다 280원이 인상될 계획이지만 액수의 인상보다 더욱 시급한 것은 최저임금에 대한 명확한 법적 규제일 것이다.
◆대학생들, 주로 어떤 아르바이트를 할까?=아르바이트는 대형마트에서 물품을 관리하는‘매장관리’, 식당이나 레스토랑과 같은 곳에서 음식을 접대하는‘서빙·주방’, 영화, 공연 등의‘서비스’직종 등 다양한 아르바이트가 존재한다. 또한 이 외에도 공장에서 부품과 같은 것을 만들고 조립하고 생산하는‘생산·기능’, 회사의 기본적인 직무를 담당하는‘사무·회계’와 학원이나 유치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강사·교육’등 여러 가지가 있다.
그렇다면 우리 대학교 학생들은 주로 어떤 아르바이트를 해봤을까? 학생들이 가장 많이 해본 아르바이트는‘서빙·주방’이 83명(52.9%)으로 가장 많은 수치를 보였다. 뒤이어‘매장관리’가 63명(40.1%)으로 두 번째로 많은 수치다. 즉, 많은 학생들이 어떠한 종류의 아르바이트보다도 좀 더 구하기 편하고 전문지식이 없어도 일할 수 있는 직종을 택한 것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아르바이트를 하는 대학생들은 얼마나 오래 아르바이트를 할까? 3개월 미만 일한 학생들이 68명(42.3%)으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고, 1년 이상의 장기 근무를 한 26명(16.5%)의 학생을 제외하고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학생들의 수가 줄어드는 결과가 나타났다. 이러한 점으로 미루어 볼 때 아르바이트생들이 적은 수치가 아님에도 157명(77.5%)을 차지하는 것은 대학생들이 아르바이트를 주로 단기로 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여러 가지 이유로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들… 그들 중에는 아르바이트를 힘들어하는 학생도 있었고 이 과정을 삶의 경험으로 즐겁게 생각하는 학생도 있었다. 현재 아르바이트는 최저임금 문제를 비롯해 여러 부당해고 등 다양한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아르바이트생들의 대우가 좋지만은 않다. 이러한 점을 개선하고 진정한 선진국으로 도약해 모든 아르바이트생들이 즐겁게 일할 날이 오기를 바란다.

아르바이트, 어디까지 해봤니?=본지는 우리 대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중앙도서관에서 실시한 앙케이트를 통해 학생들의 아르바이트 경험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학생들이 남겨준 몇 가지 이야기를 정리해보았다.
김정수 씨(지역및복지행정4)
가창 경마장에서 일했었는데 경마장 오시는 분들 다 거치시다. 따귀도 맞아보고 경찰도 불러보고... 경찰불러라! 고함쳐도 막상 경찰 오면 아이고~ 제가 잘못했습니다 카더라구요.
김태희 씨(분자생명과학2)
1학기 맥도날드 알바를 할 때였습니다. 마감 시간이 다가오는데 어떤 아주머니가 오셔서 주문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햄버거는 얼마냐 저건 무슨 맛이냐? 무슨 맛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하자 아르바이트생이 그런 것도 모르냐면서 15분을 주문 하셨습니다. 이제 일도 관뒀고 그때 아주머니께 이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아주머니, 마감이라고요. 퇴근해야 된다고요. 그리고 알바생이 햄버거 맛을 다 알아야 되면 옷 파는 집 알바는 그 옷 다 입어봐야 되게요?” 우리 모두 주문은 짧고 간단히!
서민경 씨(인문자율전공1)
백화점, 스크린골프, 수영장, 예술의 전당 등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해봤는데 그 중에 백화점이 제일 힘들었다. 대구 모 백화점에서 일했는데 12시간 일하면서 쉬는 시간 한 번 없이 땡볕에서 물건 판매한 적이 있다. 그렇게 일하고도 4만5천원... 그리고 충격적인 사실은 직원들이 쉬지 못하게 감시하는 파파라치까지 있다는 것… 백화점 알바 진짜 비추다.
송윤태 씨(사학4)
20살 때 책방 알바(시급 2100원... 탈출함), 21살 ~ 22살 때 LG텔레콤 고객 상담원, 22살~ 23살 때 조폭사무실 경리(그래도 저한텐 잘해주셨어요...), 24살 때 인형탈 알바(난 백곰인형 내 친구는 소주인형), 25살 때 박물관 해설사를 했다.

실제로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들은 아르바이트를 왜 할까? 또 어떻게 생각할까?
이에 본지는 실제 아르바이트 하는 학생들을 만나 아르바이트를 왜 하는지 그리고 이렇게 하면서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 지 알아봤다.

우리 대학교 근로장학생 김범진 씨(중어중문2)

Q. 근로장학생을 하게 된 이유는 무엇입니까?
A. 또래 친구들을 보고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개인적으로 시간도 많이 남고 친구들도 많이 해서 하게 됐다.
Q. 주로 하는 일은 무엇입니까?
A. 현재 하는 것은‘행정업무 보조’해서 행정실 청소나 쓰레기 청소 또는 행정실장님을 도와드리는 역할을 한다. 또한 쓰레기통 역시도 종종 비운다.
Q. 현재 하는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A. 일은 이번 달에 학기 시작하고 바로 했다. 지난 3일부터 지금까지 하고 있다. 업무시간은 오후 1시부터 오후 4시까지다. 물론 시간은 짧지만 그 시간동안의 강의를 못 듣는 점은 아쉽다. 이번 같은 경우 처음에 국가근로장학생을 신청했다가 떨어져서 어쩔 수 없이 시간표를 다짜놨지만 갑작스럽게 학교근로장학생을 하게 되면서 시간표를 전면적으로 바꾸게 됐다. 현재는 시급으로는 5천원을 받고 있으며 급료는 월급으로 받고 있다.

대구성서산업단지관리공단 조립금속업체 근무  이상원 씨(대구대 회계세무학부1)

Q. 공장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이유는 무엇입니까?
A. 요즘 같은 경우 대학교 등록금이 대단히 비싸다. 그렇기에 부모님의 등록금에 대한 부담을 덜어드리기 위해 일하게 됐고 결과적으로 2학기 등록금의 일부를 부담했다.
Q. 공장에서 어떻게 일을 하셨습니까?
A. 지난 8월 한 달 간 대구성서산업단지관리공단 조립금속업체에서 평일 오전 8시 30분~ 오후 5시까지 일하고 170만원을 받았다.(시급 약 5500원) 일이 힘들어서 그런지 시급은 최저임금보다는 좀 더 많이 받은 것 같다. 기계를 조립하는 일만 계속했다.
Q.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느낀 점은 무엇입니까?
A. 삶의 경험을 쌓았다는 생각이 든다.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들 중 또래는 거의 없었고 대부분이 아저씨들이었다. 아저씨들로부터 인생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일로 인해 힘들기도 많이 힘들었지만 인생에 대해서도 많이 배운 것 같다.

CU 영대 경산점 근무  안규모 씨(대구한의대 한약자원2)

Q.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이유는 무엇입니까?
A. 전역 후 하고 싶은 것들을 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했기에 아르바이트를 하게 됐다. 부모님께 용돈까지 타서 쓰는 것은 불효를 하는 것 같기 때문이다.
Q. 주로 하는 일은 무엇입니까?
A. 편의점은 대개 쉬운 일이라고 많이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막상 쉬운 것도 아니다. 수없이 들락날락하는 손님들에게 물건을 팔고, 매일매일 새로 들어오는 물품을 정리하는 일을 한다.
Q.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느낀 점은 무엇입니까?
A. 간혹 진상 손님들을 받게 되는 경우가 있다. 아무래도 일이다보니 참는 경우가 많지만 참지 못할 정도로 기분 나쁠 때도 있다. 일이 고될 때면 지금 받는 있는 시급이 너무 낮은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동성로에 위치한 모 술집 근무 조광호 씨(경영2)

Q.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이유는 무엇입니까?
A. 집안 사정으로 인해 부모님께 용돈을 받아쓰기가 죄송스러워 직접 돈을 벌려고 마음 먹고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게 됐다.
Q. 주로 하는 일은 무엇입니까?
A. 술집에서 서빙하는 일을 했는데 오픈 조와 피크 조, 마감 조로 나뉜다. 나 같은 경우는 세 가지 경우를 다 겪어 봤는데 오픈 조는 손님 맞을 준비를 하고 피크 조는 손님이 제일 많은 시간대에 일하는 것이고 마감 조는 서빙을 하다가 술집 영업이 끝날 무렵 수저, 글라스, 테이블 정리, 쓰레기 비우기 등의 일을 한다.
Q.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느낀 점은 무엇입니까?
A. 술집 일을 하다보면 술 취한 사람들이 말도 안 되는 요구를 하는 경우가 있어 힘들다. 홧김에 식칼을 달라고 하거나 여자 아르바이트생에게 치근덕거리는 손님을 말리는 일 등이 그 예다. 그럴 때는 무조건 웃으면서 친절하게 그 손님을 대해야 손님을 화나지 않게 해서 갈등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할 때 회의감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험한 꼴 못볼 꼴 다 보면서 사람을 대하는 방법, 눈치 같은 것들이 알게 모르게 느는 것 같아 좋은 경험이 됐다.

임병민 기자 bmhanlim@ynu.ac.kr
여현정 준기자 yeo2093@ynu.ac.kr
이형선 준기자 bbambbaram@y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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