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이‘수단’으로 바뀌는 사업이 되지 않길
‘목적’이‘수단’으로 바뀌는 사업이 되지 않길
  • 김효은 대학부장
  • 승인 2012.09.21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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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우리 대학교는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ACE사업과 LINC사업에 선정됐다. 이 사업을 통해 학생들에게 더 많은 지원이 있을 것이라는 사실에 기대가 컸지만 사업의 세부분야에서 약간의‘아쉬움’과‘씁쓸함’을 느꼈다.
필자는 LINC사업단 창업동아리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방학 중 창업캠프 및 창업교육에도 참여했다. 또한 경영학과에서 처음 신설된‘캡스톤 디자인’이라는 과목을 수강하고 있었기에 캠퍼스가 이러한 사업으로 인해 바뀌고 있다는 점은 실감하고 있다.
하지만 LINC사업과 ACE사업의‘Y형 인재 인증제도’운영에 있어서‘주객전도’가 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바로 LINC사업에서는 마일리지라는 제도를 운영하고 이에 대한 혜택이 주어지는데, 바로 마일리지 순으로 해외탐방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이다. 분명 마일리지로 받는 혜택은 열심히 참여했다는 것에 대한 보상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필자는 참여 학생들의 일부가 활동을 하면서 의욕보다는 그냥 단순히‘참여’와‘마일리지 적립’에 의의를 두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Y형 인재 인증제의 경우에는 그 목적이 ‘Y형 인재 양성의 학사 성과지표 도입을 통한 학부 교육의 전반적인 성취도 향상과 더불어 졸업생들의 질을 보증함으로써 취업률 향상과 대학 브랜드 제고’라고 한다. Y형 인재 인증제의 시행지침(안)을 보니 이렇게 적혀 있는데 이 글을 읽다보니 학부교육을 선진화한다는 취지는 이해가 되나‘졸업생들의 질을 보증함’이라는 말은 다시 읽어도 씁쓸하다.
대학이 인재를 양성해야 하는 것도 맞고, 학생들의 대학생활 동안‘눈에 보이는 성과’를 평가해 우수한 학생들에게 장학금이라는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취지도 이해는 된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졸업생들의 질’또한‘사람의 됨됨이를 이루는 근본 바탕’을 뜻하는 바라고 믿겠지만, 왠지 어감이 대학 차원에서 사회라는 큰 인력시장에 제출할‘품질보증서’를 써준다는 듯이 해석돼버렸다. Y형 인재 인증제‘자기주도적 활동 환산점수’의 경우에도 독서, 봉사활동, 공모전 참여, 특허 취득, 공인 외국어 성적, 자격증 등을 점수로 매겨 합산하게 된다. 이런 방식을 본 친구들은 다음과 같이 얘기했다.“우리 아직 초등학생인 것 같지 않나?”,“그런 것 같네. 초등학교 때 많이 했잖아. 빈 포도송이에다가 잘하면 포도 스티커 붙여주는 거…”친구들은 이 얘기를 하고 자기들끼리 한참을 웃는다. 
친구들 말을 듣고 나니 이런 생각이 든다. 어릴 때는, 스티커 하나 더 모으려는 순수한 마음이 있었다면, 지금은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해 마일리지를 적립해야 한다는 부담감만이 남았다. 이미 이러한 부담감으로‘목적’이‘수단’으로 변질되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지만, 대학이 지식의 상아탑인 만큼 대학에서‘학생들의 역량개발을 위한 사업’이라는 순수한 목적을 학생들 스스로가 수단으로 선택하게끔 유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대학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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